서
론
안면신경 마비는 중이염 수술과 관련해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큰 합병증 중의 하나로서 그 빈도는 수술에 따라 약
0.6~10% 정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2)
중이수술 후 생기는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즉시형 안면
신경마비와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누어 볼 수 있다.2)
즉시형 안면 마비는 수술 중 리도카인이 골결손을 통해
안면신경을 마비시키는 경우, 드릴에 의한 안면신경에
손상이 있는 경우, 혈종이나 패킹에 의해 안면신경이 직접
압박을 받는 경우 등에 나타날 수 있는데 대개 수술 후 24시간
내에 생기는 안면신경마비는 이러한 기전으로 발생한다고
생각되어진다. 반면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는 저자에 따라
기준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중 안면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48시간에서 72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안면신경마비로 정의되며3)4)
그 빈도는 0.2~2.1%로 보고되고 있다.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수술 후 생기는
신경부종이나 고삭신경을 통한 구심성 자극에 의한
슬신경절의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재활동, 혈액순환 장애 및
혈관수축 등이 가능한 원인으로 추정되어지고 있다.4)
저자들은 중이수술 후 생긴 동측성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임상경과를 분석하고, 환자의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들을 살펴보았고 발생기전에 관해 고찰해 보았다.
대상 및 방법
1985년 1월부터 1999년 8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중이염 또는
전음성난청으로 중이나 유양동 수술을 시행한 5670건의
환자들 중에서 수술후 72시간 이후에 동측의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12명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측마비가 4예, 좌측마비가 8예였으며 성비는
남자 7명, 여자 5명, 연령은 20세부터 59세까지로 평균 38.9세였다(Table
1). 안면신경마비 정도는 House-Brackmann grade(HBG)를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술전 상태와 수술기록지 소견, 초기
안면신경마비의 정도, 치료 및 경과 등의 임상경과를
분석하였고 계절별 발생빈도와 안면신경마비의 술후
발병일수, 완전회복까지의 기간 등을 조사하였다.
전례에서 프레드니솔론 60 mg을 4일에 걸쳐 투여한 후 2일
간격으로 10 mg씩 감량하여 14일간 투여하였으며, Pen-toxyfylline과
Dextran 등의 혈류개선제를 보조적으로 투여하였다. 수술적
처치를 시행한 경우는 없었다.
결 과
역학 및 안면신경마비의 발생
연구기간 동안의 중이수술에 대한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는 12예에서
발생하여 빈도는 0.2%였다. 남녀 비는 7대 5로 남자에서 약간
많이 발생하였으며 평균 나이는 38세였다. 안면신경마비는
술후 3일에서 14일 사이로 평균 8.9일에 발생하였고
계절적으로는 11월에서 2월사이에 7예가 발생하여 3월에서 6월의
2예, 7월에서 10월의 3예에 비하여 동절기에 그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안면신경마비의 정도는 발생 당시
6예에서 HBG II, 4예에서 HBG III 였고, 2예에서 HBG IV였다. 전구
증상으로는 이통이 2예, 이명, 어지러움, 두통 등이 각각 1예씩
있었고 7예에서는 전구증상 없이 나타났다. 술전 진단으로는
단순중이염이 7예, 진주종성 중이염이 3예, 유착성 중이염이
1예, 외상성 고막천공으로 인한 고막결손이 1예였다(Table 1).
수술법 및 수술소견
수술은 3예에서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고 5예에서 폐쇄형
유양동삭개술을, 4예에서 개방형 유양동삭개술을
시행하였고 전례에서 과거에 동측 귀수술을 받은 병력은
없었다. 10예에서 수술 중 안면신경관의 개방은 없었고 1예에서
유양동 분절의 선천적인 안면신경관의 결손이 발견되었다.
수술로 인해 유양동 분절의 안면신경관의 일부가 개방되어
epineurium이 노출이 있었던 예가 1예 있었으나 신경섬유
손상에 관한 기록은 없었으며 환자는 술후 7일째 HBG IV의
마비가 발생하여 12주 후 완전회복 되었다. 선천적인
유양동분절의 안면신경관의 결손이 있었던 경우는 수술후
생긴 화농성 감염이 있었으며 술후 10일째 HBG II의 마비가
발생하였으나 발생 3일만에 완전 회복되었다.
고삭신경의 과자극여부는 수술기록지상의 기술이 부족하여
알기 어려웠고 고삭신경을 잘랐는지 아니면 보존하였는지
결과만을 알 수 있었다. 5예에서 고삭신경이 손상되었으며 6예에서
보존되었다. 고삭신경의 손상여부는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발생이나 회복기간과 유의한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Table
2).
경 과
마비된 시점에서 치료시작까지의 기간은 0일부터 3일사이로
평균 1.5일이었고 11예에서 HBG I으로 완전회복 되었으며 1예에서
HBG II까지의 호전이 있었다. 완전회복된 11예 중 7예에서
한달 이전에 완전 회복되었고(Fig. 1), 4예에서
완전회복까지의 기간이 각각 9주, 11주, 12주, 20주였다(Fig. 2).
1예에서는 3주 만에 HBG II로 호전되었으나 더 이상의 회복은
보이지 않았다(추적기간 5년). 완전회복에 이른 11예에서
발병 초기 안면신경마비 정도에 따른 회복기간을 비교하면
HBG IV군은 II나 III군에 비해 회복기간이 월등히 길었고(Table
3), HBG III군에서도 스테로이드 투여가 종결되는 시점인 마비
후 2주째에 HBG II 이내로 좋아진 경우는 한달 이내의 빠른
회복을 보였다(Table 4).
고 찰
술후 안면신경마비는 환자와 술자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지만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는 즉시형
안면신경마비와는 다른 경과를 보여 완전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는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수술중
안면신경의 손상이 없이 발생하므로 흔히 우연히 발생한
벨마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벨마비의 유병율이
1/8000에서 4/10000라는 것을 고려할 때5)6)
본 연구에서의 중이나 유양동수술 후 발생한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빈도는 1/500정도로 우연히 발생한
벨마비라기 보다는 수술과 연관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에 생기는 지연성마비에 대해서는 그 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다. 현재까지 추정된 가설로는
수술중 안면신경에 대한 인지되지 않은 기계적인 손상이나
드릴에 의한 열손상, 또는 염증의 파급으로 인한 신경의
부종, 염증과 동반된 미세혈관의 혈전과 폐색, 그리고
안면신경절에서의 헤르페스 바이러스 재활동 등이 제기되고
있다.4)
신경의 부종이나 염증으로 인한 미세혈관의 혈전과 폐색을
유발할 수 있는 경로로는 수술시 드릴링으로 생기는
안면신경관 유양분절의 노출이나 고삭신경출구, 그리고
40~50% 정도에서 존재하는 고실분절의 선천성 결손 등이
알려져 있으며 특히 결손부위가 고실분절의 하부나
미로쪽에 위치하고 있을 때는 수술시 안면신경의 노출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경손상 후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보기 위한 동물실험에서 신경이 손상된 후 8시간이
지나면 신경 부종을 관찰할 수 있으며 첫 2일째에
신경다발의 크기가 80%이상 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고 5일째
신경 부종이 가장 심하며 14일째 완전히 소실되었다고
하였다.7) 그러므로 수술시의
안면신경이나 고삭신경의 조작 등을 통해 발생한
신경부종은 지연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측두골 골절후에 나타나는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소견을 관찰되는데
측두골 수상후 5일만에 발생한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다른
합병증으로 12일만에 사망하여 부검을 실시한 예에서 골절
근위부의 미로분절에서 수상에 의한 역행성 부종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한다.8) Lee 등도 수술도중
수술안면신경의 노출이 있었던 경우 지연성 마비의
발생빈도가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9)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한
원발질환에 있어서 진주종을 동반한 중이염과 단순
중이염사이에 발생 수나 회복기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수술방법에 있어서도 개방형 유양돌기삭개술이나
폐쇄형유양돌기삭개술, 그리고 고실성형술간에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유양동에 대한 처치없이 등골 수술만 한
경우에도 그 빈도가 본 연구결과와 비슷한 1/500 정도10)라는
것을 고려할 때 신경주변의 드릴링으로 인한 열손상이나
중이염 수술시 동반될 수 있는 세균감염의 가능성보다는
선천성결손이나 고삭신경출구(iter chorda posticus)를 통한
신경자극이 있은 후에 발생하는 역행성 신경부종의 파급이
더 설득력이 있는 기전이라 생각할 수 있다.본 연구에서는
고삭신경의 절단여부와 회복기간과는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수술 중 고삭신경이 절단되지는
않았으나 심하게 견인되거나 인지되지 않은 손상이 있었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므로 고삭신경을 통한 역행성
부종으로 인한 지연성 마비의 가능성은 완전히 배재될 수
없다고 하겠다.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또 다른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수상 후 재활동에 관한 내용이다.
각막이식 후 생기는 헤르페스 각막염, 심장수술 후 생기는
헤르페스 폐렴이나 척추수술이나 삼차신경 수술 후 생기는
대상포진이나 피부 찰과상 후 생기는 피부 헤르페스 감염증
등은 외상과 바이러스 재활동의 관계를 보여주는데3)
이들은 대개의 경우 수상 후 며칠 후에 증상이 나타나서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와 비슷한 시간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Furata 등의 보고에 의하면 사망전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의
병력이 없었던 사람들의 사체 부검상 많은 수에서
슬상신경절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배양되었다고 한다.11)
이는 과거력상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의 병력이 없었던
환자에게서도 지연성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이염 수술시 외이도의 감각신경이나
고삭신경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구심성
자극으로 슬상신경절의 바이러스의 재활동을 유발할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이하선수술 후에 지연성 안면신경마비가
없다는 것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항이다.4)
지연성 안면신경마비의 치료는 급성안면신경마비에서
사용하는 처방과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치료시작시점은
발병 직후부터 3일 사이로 평균 1.5일이었고 회복기간과의
유의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중이나 유양동 수술후의 지연성 안면신경 마비는 거의
완전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때로는 수개월씩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안면신경관 내의
여유공간이나 부종의 정도에 따른 신경변성의 개인적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되며 회복을 예측할 만한 지표가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라도 48시간이내에
발생한 경우는 더 빠른 회복을 보인다고 보고한 문헌도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술후 발생시기와 회복기간과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초기의 안면신경마비의
정도가 HBG IV까지 나빠진 경우는 회복기간이 II나 III군에
비해 길어서 초기 안면신경마비의 변성정도가
안면신경마비의 회복기간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발병 초기엔 HBG II의 변성을
보이지만 1주째 더 나빠지는 예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안면신경마비는 진행성으로 점점 나빠지다가 절정에 이른
후에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있어 발병초기의 HBG보다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종결된 시점인 발병 2주째의 HBG가 예후를 예측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인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도
발병 2주째에 HBG II로의 회복을 보인 경우는 1개월이내에
정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결 론
1) 수술 중 안면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이 없이 발생한 지연성
안면신경마비 환자들 모두에서 만족할만한 호전을 얻을 수
있었으며 안면신경감압술 등의 수술적 처치는 필요하지
않았다.
2) 발생 빈도는 0.2%로 벨마비보다 높았으며 동절기에
발생빈도가 약간 높은 양상을 보였다(p>0.05).
3) 경과예측에 관계가 있는 인자로는 발병 초기와 마비 2주후의
HBG가 도움이 되었는데 발병 초기의 HBG가 Ⅲ 이하일 때
그리고 스테로이드 투여가 종결되는 시점인 마비 2주째의 HBG가
II 이하일 때 한달 이내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지연성 안면신경마비는 중이나 유양동 수술 후에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대부분이 수주 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편이나, 환자에게 있어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술자는 그 발생기전이나 예후인자, 그리고
임상경과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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