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남순열, 143-030 서울 송파구 풍납동 388-1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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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최근엔 질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객관적인 검사를 통한 회복 정도의 평가보다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통해서 호전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1)2)3) Ramig 등3)은 파킨슨 환자의 언어치료 과정에서, 치료 효과의 판정에 보조적으로 적용해 보기도 하였다. 음성질환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주관적 평가에 대한 만족할 만한 객관적인 지표가 아직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음성질환의 정도를 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들였고, 음향, 공기역학적 분석은 음성 질환의 심한 정도를 양적으로 표현하고 치료 전과 치료 후의 차이를 측정하는 기초가 되었다.4)5) 하지만 객관적인 측정 방법은 질병에 대한 관점, 각각의 질병에 대한 측정 효과 및 측정 방식에 있어서는 제한점이 있었다.4) 게다가 이러한 객관적인 검사 결과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질병의 정도와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환자의 주관적인 음성장애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범위와 치료 성공률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음성장애지수(Voice handicap index)는 음성 질환에 의해 환자가 느끼는 장애 정도를 치료 전과 치료 후에 주관적인 환자의 느낌을 수치화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1997년 Barbara H Jacobson 등5)에 의해서 고안되었다. 음성장애지수는 기능적(functional), 물리적(physical factor) 그리고 감성적 요소(emotional factor)로 구분되는 30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질문에 대해 환자는 0(장애를 느끼지 않음)에서 4(항상 장애를 느낌)까지의 숫자를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총 음성장애지수는 0에서 부터 120까지의 점수를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합산된 숫자가 보다 높을수록, 환자 자신이 느끼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런 주관적인 평가 방법이 객관성을 띄게 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Internal consistency, test-retest reliability, validity에 대한 분석을 계속해 왔다.5)6) 또한 음성장애지수는 모든 종류의 음성 질환에 적용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본 연구는 쉰 목소리를 가진 환자들에 있어서 각 질환별로 음성장애지수를 알아보고 이를 외래 진료나 수술 치료시에 적용시킬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대상 및 방법
2000년 8월부터 2001년 8월까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환자 중 쉰 목소리를 주소로 내원한 초진환자에게 30문항으로 된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였다. 음성장애지수가 높을수록 환자는 심한 음성장애를 나타낸다. 그리고 나서 자세한 병력과 두경부 이학적 검사, 음성분석, 내시경 검사 후 빈도 순으로 성대결절, 후두염, 성대용종, 역류성 후두염, 성대암, 일측성 성대마비를 가진 환자들을 주대상으로 음성장애지수를 분석하였다. 모든 검사는 동일한 검사자에 의해 시행되었다. 성대결절, 성대용종 환자군은 최소 3개월 이상의 음성장애 과거력을 지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일측 용종과 반대측 결절을 가진 환자들은 제외되었다. 성대암 환자군은 병기 I에서 II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성대암에 의한 일측성 성대 고정이 있는 경우는 두 질환군 모두에서 제외되었다. 후두염 환자군은 1개월 이상의 음성장애 과거력을 주소로 내원하여 경성 후두경(rigid laryngoscope) 검사상 다른 질환을 배제한 상태에서 후두 부위 발적 소견이 관찰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역류성 후두염 환자군은 내원 당시 가슴 쓰림, 산역류(acid regurgitation), 연하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고 경성 후두경 검사상 피열부의 홍반과 피열간 점막의 비후 소견을 보였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조군은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사, 간호사) 중에서 과거력상 음성장애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우선 각 질환별로 기능적, 감성적, 물리적 요소치와 합산된 음성장애지수를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비교의 기준은 평균점수로 하였다. 통계처리 방법은
t-test를 사용하여 각 군간 음성장애지수의 차이에 대한 유의성을 밝혔다. 또한, 각 질환별 남녀간의 음성장애지수를 비교하였고, 마지막으로 음성 과다사용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 사이의 음성장애지수를 비교하였다.
결 과
쉰 목소리를 주소로 내원한 230명의 환자와 대조군 5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분포는 성대결절(n=50), 후두염(n=43), 성대용종(n=42), 역류성 후두염(n=38), 성대암(n=25), 일측성 성대마비(n=14), 기타 음성질환(n=18)이었다. 남녀비는 1.5:1이고 평균나이는 40세(7~89)였다. 질환별로 평균 음성장애지수는 일측성 성대마비가 6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성대용종 42.2점, 성대암 42점, 성대결절 38.2점, 후두염 28.5점, 역류성 후두염 23.5점, 정상대조군에선 4점이었다. 음성장애질환을 대조군과 비교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일측성 성대마비와 타질환과 비교시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Table 1). 세가지 요소 별로 결과를 살펴보면 기능적 지수에서는 일측성 성대마비가 27점, 성대암이 14점, 성대결절이 11점, 성대용종이 10.1점, 후두염이 8.7점, 역류성 후두염이 5.5점을 보였다. 물리적 지수에서는 일측성 성대마비가 25.3점, 성대용종이 21.4점, 성대결절이 18.5점, 성대암이 17점, 후두염이 12.7점, 역류성 후두염이 11.3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감성적 지수에서는 일측성 성대마비가 13점, 성대암이 11점, 성대용종이 10.7점, 성대결절이 8.6점, 후두염이 7.1점, 그리고 역류성 후두염이 6.9점이었다. 일측성 성대마비가 모든 요소에서 점수가 제일 높았으며 특히 감성적 요소보다 기능적, 물리적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남녀간의 평균 음성장애지수의 차이는 없었으며(p>0.05)(Table 2). 환자 병력상 음성과다 사용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n=107)는 40점 그렇지 않은 사람(n=123)은 23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p<0.002) 차이를 보였다(Table 3). 남녀간의 비교에서는 성대암의 경우 여성 환자가 없었으므로 이 그룹은 제외되었다.
고 찰
각각의 음성장애지수를 살펴보면 물리적 지수가 다른 것들에 비해서 높은 점수를 보였는데, 이는 아마도 음성장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 시점이 신체적인 고통을 느끼는 시기라는 것과 상통 관계를 가지는 듯하다. 기능적 지수가 감성적 지수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것도 보통 일반인들은 객관적으로 장애가 나타나는 때에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음성장애지수의 분석에서는 감성적 지수가 기능적 지수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음악가들처럼 자신의 목소리에 민감하고 음성 사용의 필요성이 큰 사람들은 목소리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고통때문에 의학적 도움을 앞서 찾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7)
저자들은 성대마비 환자군에서 다른 질환군보다 월등히 높은 음성장애지수를 보이는 것이 이학적 검사나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음성장애지수만으로도 특정 질환을 감별 진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성대의 움직임에 제한이 오는 질환, 즉 성대마비의 경우에 다른 질환들보다 높은 기능적 지수를 보였으며, 성대의 닫힘시에 간격의 정도가 큰 일측성 성대마비나 성대용종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물리적 지수가 비교적 높았다. 서로 비슷한 형태로 보이는 성대용종과 성대결절을 비교해 보면 후자에서 더 낮은 음성장애지수를 보였는데, 통계적으로 큰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p>0.05). 두 질환의 음성장애지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 기능적 지수의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p>0.05), 물리적 지수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0.002)를 보였다. 이는 성대용종이 성대결절에서보다 부피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하지만 환자의 음성장애 인지 정도는 나이, 직업, 음성의 과다 사용 여부, 음성장애의 기간 등 다양한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자들과 관련된 다각적인 분석과 음성검사실의 측정 방법인 음향, 공기역학적 분석들과 연관시키는 연구들이 향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8) 그리고 음성과다 사용자군을 과거력이나 직업에 의해서만 정의하였기 때문에 객관적인 기준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치료 전 설문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졌지만, 치료 후의 음성장애지수의 평가를 접목시킴으로써 음성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보다 시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간편하고 비침습적이며 저렴하게 평가할 수 있는 보조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Gliklich 등9)은 완전한 성문 폐쇄가 가능한 후두질환 환자에서 치료 과정에 설문조사와 음성검사를 접목시킴으로써 치료 효과 판정에 유용함을 주장하였다. 실제로 객관적인 성공적 치료 후, 음성장애지수의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고한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고 있다.10) 또한, 치료 전 그리고 치료 후의 음성장애지수의 비교를 토대로 음성 질환의 치료가 단순히 물리적인 병변 제거가 아닌 환자의 사회적, 정서적 장애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세분화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9) 또한 각각의 질병들에 대해서 후두경 검사 등을 통한 개개인의 객관적인 장애 정도와 설문결과를 비교함으로서 질병의 심한 정도, 즉 마비의 정도나, 종양의 크기 등을 설문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아닌 보존적 치료(음성재활) 과정에서 후두경 검사와 함께 정기적인 음성장애지수를 측정함으로써 객관적인 치료 효과의 판정에 보조적 지표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다양한 시도와 연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결 론
음성장애지수는 이제까지의 다른 시각적 검사나 객관적인 음향, 공기역학적 검사로 평가할 수 없었던 환자들의 음성장애에 대한 환자의 인식 정도를 정량화하여 평가하는 새로운 도구이다. 장점으로 쉽고 비침습적이고 비용면에서도 저렴하다. 이를 이용하여 수술 및 음성재활 전후의 치료 효과를 시각적으로 비교하는데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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