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안병훈, 700-712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 194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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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비부비동염(rhinosinusitis)은 비강과 부비동을 덮고 있는 점막의 염증으로서 임상적으로 유병 기간에 따라서 급성, 아급성 및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 비부비동염은 4주 미만, 아급성 비부비동염은 4주 이상 12주 미만으로 증상이 지속될 때 그리고 만성 비부비동염은 12주 이상의 약물치료를 하여도 상기도 증상과 방사선 소견에서 부비동내에 점막비후가 있을 때로 구분한다.1)
비부비동염의 발병기전과 치료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실험동물에서의 비부비동염의 유발이 매우 유용한데, Hilding2) 이 토끼 상악동의 자연공에 넓은 창을 만들어 화농성 상악동염을 유발시킨 것을 시작으로 하여 비부비동염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에 토끼가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토끼는 유전적인 조작이 어렵고 토끼에 대한 항체나 시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분자생물학적인 연구에 한계점을 지니고 있어 최근 생쥐를 이용한 비부비동염의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3)4)5)
한편 비부비동염의 발생은 부비동의 자연공 폐쇄와 병원균에 의한 감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6) Jacob 등3)은 비부비동염의 흔한 균주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유발시키기 위해 자연공 폐쇄와
Bacteriodes fragilis(B. fragilis)균주를 이용하여 생쥐에서 만성 비부비동염을 유발시켰다. 그러나 부비동염의 가장 흔한 균주인 폐렴연쇄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을 이용한 생쥐의 만성 비부비동염 모델은 아직 보고 된 바가 없어 저자들은 생쥐의 일측 부비동의 자연공을 폐쇄하거나 자연공 폐쇄와 폐렴연쇄구균을 국소 접종하여 6주 후 비부비동점막의 조직학적 변화를 관찰하여 만성 비부비동염의 생쥐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동물로는 생후 6주된 체중 18~23 g(평균 20.5 g)의 건강하고 비공이 깨끗한 C57BL/6 수컷 생쥐 35마리(대한 실험동물)를 이용하였다.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은 비교군(제 I군), 우측 비강 상벽에 창을 내어 Sham 수술을 시행한 비교군(제 II군), 우측 비강 상벽에 창을 내고 비출혈시 패킹에 사용되는 재료인 Merocel(Medtronic Xomed, Jacksonville, FL, USA)을 비강에 삽입한 군(제 III군), 우측 비강에 Merocel을 삽입하고
106 colony-forming unit(CFU) /ml농도의 폐렴연쇄구균(S.
pneumoniae,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 49619)을 주입한 군(제 IV군), 우측 비강에 Merocel을 삽입하고
108 CFU/ml의 폐렴연쇄구균을 주입한 군(제 V군)으로 나누었다.
모든 균주는 Mueller-Hinton 액체배지(BBL, Becton Dickinson, USA)에서 배양하였으며 수확한 균부유액에 적정량의 인산완충식염수를 넣어 희석한 후 McFarland 혼탁계(Vitek Colorimeter, Biomerieux, St. Louis, USA)에 의한 폐렴연쇄구균 부유액의 농도를
106 CFU/ml와 108 CFU/ml로 만들어 실험에 사용하였다.
생쥐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과 실험 후에 몸무게를 측정하였다. Ketamine hydrochloride(80 mg/kg)와 diazepam (0.2 mg/kg)으로 복강내 주사를 하여 전신 마취하였다. 수술 현미경하에서 비배부를 75% 알코올로 소독한 다음 양안 사이에서 뾰족입까지 약 5 mm의 길이로 비배부 중앙에 수직절개를 가한 다음 골막을 박리하여 양측 비강 상벽을 노출시켰다. 피부를 외측으로 끌어당긴 후 외직경이 1 mm 인 diamond bur가 장착된 드릴을 사용하여 약 1×2 mm 크기로 우측 비강의 상벽 골조직을 제거하여 비강을 노출시켰다. 출혈로 인한 흡인을 방지하기 위해 에피네프린이 섞인 용액을 거즈에 묻혀 지혈하였다. 미세겸자를 이용하여 1×1 mm 크기의 Merocel 스폰지를 조심스럽게 우측 비강에 넣었는데 스폰지는 전체 비부비동의 전후 길이를 삼등분하였을 때 중간부위에 위치시켰다. 제 III군은 대조액으로 Mueller-Hinton 액체배지용액을 0.02 ml 주입하였고 제 IV군과 제 V군은 우측 비강에 Merocel 스폰지를 삽입한 후 피펫 주사기를 이용하여 0.02 ml의 폐렴연쇄구균이 혼합된 용액을 주입하여 스폰지를 충분히 적셔주었다. 모든 실험조작이 끝나면 6-0 나일론 봉합사를 이용하여 절개부위를 봉합하였다.
실험 조작 6주 후 모든 생쥐들은 호흡 정지를 일으킬만한 양인 120 mg/kg의 pentobarbital sodium을 복강내로 주사하여 희생시켰다. 머리를 절단하고 피부, 근육, 눈알, 혀, 하악골 등을 제거한 부분을 포르말린 용액에 1일간 고정 시켰다. 이후 탈석회화 용액(DE-CAL RAPID, National diagnostics, Atlanta, USA)을 이용하여 16시간 동안 탈석회화 시켰다. 잘려진 머리는 코의 앞쪽 부분을 제거한 후 앞쪽에서 뒤쪽으로 1 mm의 간격으로 박절한 다음 수세 및 파라핀 포매 과정을 거쳐 5 μm 두께로 절편하여 Hematoxylin-Eosin 염색을 시행하였다. 해부학적으로 상악동과 자연공, 삽입하였던 Merocel이 동일하게 관찰되는 중간부위의 비부비동 절편을 선택하였다. 이 절편에서 상악동의 측벽, 상비갑개의 내측면, 비중격 하부를 선택하여 조직학적 분석을 시행하였다(Fig. 1). 정량적인 분석은 상피의 두께와 술잔세포(goblet cell)의 수를 측정하였는데 상피의 두께측정은 카메라가 장착된 광학현미경으로 X1000 하에서 각 부위마다 무작위로 세 곳을 선택하여 상피 두께를 측정하고 평균값을 구하였다(Fig. 2). 술잔세포의 수는 X400 광학현미경에서 200 μm 내의 상피에서 특징적인 모양의 술잔세포를 육안으로 구분하여 그 수를 세었다(Fig. 3). 정성적인 조직학적 분석방법으로는 각 부위별로 염증세포의 침윤, 상피탈락의 유무를 관찰하였다(Fig. 4).
정량적인 조직학적 분석에서 좌측과 우측 비교 시 2 sample t-test를 사용하였고, 각 군간의 차이 비교는 One way ANOVA와 Post Hoc test, 각 군간의 정성적인 비교 시에는 Chi-square test를 사용하고 유의수준은 0.05미만으로 하였다.
결 과
모든 군에서 생쥐의 활동량 감소는 보이지 않았고 실험 6 주 후 적절한 체중 증가(평균 29.8 g, +9.3 g)를 보였으며 실험조작으로 사망한 생쥐는 없었다. C57BL/6 생쥐의 비부비동의 해부학적인 구조는 인간과는 달리 전두동과 접형동은 존재하지 않았고 사골동과 상악동이 비강과 연결된
공기강으로 존재하였다. 또한, 부비동의 점막은 술잔세포들을 포함한 위중층 원주상피세포였고 점막하 혈관들과 신경들이 있었으며 점막하분비선도 존재하였다. 실험군인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는 Merocel이 우측 비강의 적절한 위치에 위치하여 자연공을 부분 또는 완전 폐쇄하였고 실험조작을 가하였던 우측 비강에 상피두께의 증가, 술잔세포의 증식, 상피탈락과 염증세포 침윤소견을 관찰할 수 있었다(Figs. 5 and 6).
실험조작을 가하였던 우측과 비교측인 좌측을 비교하였을 때 상피두께는 실험군인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 우측이 좌측보다 상피두께가 의미 있게 증가되었으나 비교군인 제 I군 및 제 II군에서는 양측의 상피두께의 차이가 없었다. 특히 실험군 모두 비중격 부위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Fig. 7). 상피두께를 군간 비교한 경우에서 상악동 외벽, 상비갑개, 비중격 모든 부위에서 제 I군 및 II군 보다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 상피두께가 증가되었고, 제 IV군은 모든 부위에서, 비중격 부위는 실험군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피 두께의 증가를 보였다(Fig. 8).
술잔세포의 증식은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 우측이 좌측보다 전반적으로 증가되었지만 제 IV군의 상악동 외벽과 제 V군의 비중격 부위에서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Fig. 9). 술잔세포수를 군간 비교하였을 때 제 I군 및 II군 보다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 술잔세포의 수가 증가되었으나 제 V군의 비중격 부위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Fig. 10).
상피탈락과 염증세포 침윤소견은 제 I군 및 II군에 비해 실험군인 제 III군, IV군 및 V군에서 유의하게 관찰이 되었다(Table 1).
고 찰
비부비동염의 높은 발생율과 치료에 사용된 많은 시간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원인, 병리기전, 치료에 대한 확실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인간에게서 부비동 점막을 채취하거나 실험적으로 비부비동염을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건강한 상피가 만성 염증이 있는 점막으로 변하는 병리적 기전이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러한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비부비동염 연구를 위한 동물모델이 필요하게 되었다. 토끼는 상악동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뚜렷이 구분이 가능한 자연공을 가지고 있고 성격이 온순하여 다루기가 쉬운 장점이 있어 지금까지 비부비동염의 동물모델로 토끼가 많이 이용되었다.7)8)9) 그러나 토끼는 유전적인 조작이 어렵고 토끼에 대한 항체나 개발된 시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성 비부비동염의 생쥐모델을 만들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시도일 것이다. 비록 그 크기가 작아서 실험적 조작이 힘든 점은 있지만 생쥐는 비강 및 상악동과 사골동의 구분이 명확하고 토끼나 흰쥐에 비해서 유전과 감염 연구가 가능하며 인간의 비부비동과 형태적으로 유사하고 그리고 비교적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4)
인간의 부비동 점막은 위중층원주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 섬모의 모양은 원주세포보다는 입방세포에 더 가깝고, 자연공을 통하여 공기가 비강과 순환하고 있으며, 모든 섬모들이 물결모양으로 자연공을 향해 운동하여 부비동을 거의 무균상태로 유지시키고 있다.10) 생쥐의 부비동은 사골동과 상악동이 비강과 연결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중격 천공이 있어 양측 비강이 연결되어 있고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비동의 상피는 술잔세포를 포함한 위중층 원주상피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4) Min 등11)은 토끼에서 유발된 비부비동염때 상피하 부종, 세정맥 확장, 술잔세포의 증식, 섬모의 유실, 상피의 괴사와 궤양화, 백혈구, 림프구, 대식세포 등의 염증세포의 침착과 편평상피화생 등이 일어난다고 하였고 본 실험에서도 실험군인 제 III, IV 및 V 군에서 상기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본 실험에서는 만성 염증반응의 정량적인 평가방법으로 상피두께와 배상세포의 수를 측정하였고, 정성적인 평가 평가척도로 상피의 탈락과 염증세포의 침윤 유무를 실험 6주 후 관찰하였는데, 생쥐에서 12주 이상의 만성 염증을 유지하기 힘들며, 4주 이내의 급성 부비동염과는 구분이 되므로 실험 6주 후의 조직학적 변화를 만성 염증의 소견으로 보았다.
비부비동염은 비부비동의 점막의 염증과정으로써 병리기전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균감염, 바이러스 감염, 자연공 폐쇄로 인한 환기 배액장애, 알레르기가 주요한 원인 인자로 알려져 있고12) 본 실험에서는 Merocel로 부비동 자연공을 폐쇄시키거나 자연공 폐쇄 후 비강내에 병원균을 주입함으로 만성 비부비동염을 유발시키고자 하였다.
만성 비부비동염의 주요 원인균은 폐렴연쇄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황색포도구균 등이며13)14)15) 슈도모나스, 프로테우스와 같은 그람 음성균이나 혐기성 세균도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14) Jacob 등3)은 비부비동염의 흔한 균주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염증반응이 매우 큰 이점 때문에 혐기성 세균인
B. fragilis를 이용하여 만성 비부비동염을 유발시켰으나 본 실험에서는 급성 또는 만성 비부비동염의 가장 흔한 균주인 폐렴연쇄구균을 사용하였다. 폐렴연쇄구균은 동정이나 처리가 다소 어려우며 자연사멸율도 높아 Jacob 등3)의 실험과는 달리 균을 단순 접종하는 비교군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편 Jacob 등3)은 3 mm 크기로 비강의 상벽 골조직을 제거하였으나 이 크기로 골조직을 제거할 경우 간혹 출혈로 인한 흡인이 발생하였으며 저자들은 1×2 mm크기로 수술 현미경하에 조작이 가능하여 보다 작게 비강의 상벽을 제거하였다.
실험 6주 후 제 III, IV, V군에서 상피두께의 증가, 술잔세포의 증식, 상피 탈락, 염증세포의 침윤을 관찰할 수 있었고 만성 비부비동염의 발생을 확인할 수 있었다. Jacob 등3)은 Merocel로 자연공만을 폐쇄한 군보다 자연공 폐쇄와
B. fragilis를 같이 투여한 군에서 염증의 정도가 더 심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와 다르게 Merocel로 자연공을 폐쇄한 군과 자연공 폐쇄와 함께 농도를 달리하여 폐렴연쇄구균을 주입한 군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그 이유로 Westrin 등16)은 폐렴연쇄구균으로 상악동염을 유발할 경우 2주 후에는 거의 폐렴연쇄구균을 재검출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실험 6주 후 제 VI, V군에서 상악동내 폐렴연쇄구균의 수가 감소하여 균에 의한 염증반응이 감소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Parsons17)은 급성 부비동염에서 균의 감염이 중요한 유발요인이지만 만성 부비동염은 균에 의한 감염보다는 비부비동의 점막에 염증을 일으킬만한 다른 일차적인 원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하였는데 본 실험에서도 균의 감염보다 Merocel에 의한 자연공의 폐쇄가 만성 비부비동염을 유발시키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Marks18)는 토끼 비강에 Merocel을 삽입하여 자연개구부가 완전히 막히지 않았음에도 상악동에 염증을 초래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본 실험에서도 비강에 Merocel만 넣었던 군에서 자연공이 완전 폐쇄되지 않은 경우에도 비부비동염이 발생하였다. Merocel은 출혈부위를 압박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비출혈환자나 부비동 수술환자에서 지혈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재료이다. 대개
2~3일간 비강내 팩킹을 해두고 정맥 또는 경구용 항생제를 사용한다. 만약 오랫동안 비강에 Merocel 팩킹을 해둘 경우 자연공의 폐쇄가 지속되어 종종 부비동염이 초래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부비동염 발생에 상악동의 자연공 폐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례이다. 사람에서 개구비도단위(ostiomeatal unit)가 막히게 되면 부비동의 환기부전과 분비물의 저류로 인해 세균증식이 용이하게 되며 급성 염증반응이 초래된다. 만약 이러한 염증반응이 지속될 경우 정상적인 점막기능이 소실되면서 만성 부비동염이 발생한다. 본 실험에서 Merocel에 의한 이물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으나 이물 반응시에는 이물주위로 유상피세포, 거대세포가 관찰되는 육아종성 염증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소견은 관찰 되지 않았다.19)
결 론
생쥐의 일측 부비동의 자연공을 폐쇄하거나 자연공 폐쇄와 함께 농도를 달리한 폐렴연쇄구균을 국소 접종한 군에 대해 실험 6주 후 비부비동점막의 조직학적 변화를 관찰하여 만성 비부비동염을 유발시킬 수 있었다. 지속적인 자연공의 폐쇄만으로로 비부비동염이 유발되었으며 자연공 폐쇄와 일정 농도(106 CFU/ml) 이상의 폐렴연쇄구균을 주입할 경우 균 농도에 따른 염증반응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만성 비부비동염에서 국소 염증반응 기전, 조직학적 변화, 치료 방침 등에 관한 연구와 분자 생물학적인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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