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김광현, 110-744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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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톡소플라즈모시스(Toxoplasmosis)는 대표적인 세포 내 기생충의 하나인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 인체 감염 경로는 돼지, 조류 등의 날근육 섭취, 고양이 대변에 오염된 난포낭의 섭취, 태반 내 감염, 수혈, 장기 이식, 실험실 감염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감염 시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 경부 림프절염이 가장 흔하고, 이외에도 심근염, 폐렴, 수막뇌염, 중추신경계 감염, 망막맥락염의 양상을 보일 수 있다.1) 분포는 세계적이며, 항체 양성률에 의한 유병율은 전세계적으로는 약 75%, 미국에서는 약 35%로 알려져 있다.2) 우리나라의 유병율은
1.9~9.6%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추정되나,3)4) 최근 해외 여행의 급속한 증가, 육류 중심으로의 식습관 변화, 애완동물 사육으로 인해 유병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자들은 후경부 종괴를 주소로 내원하여 술 후 시행한 조직검사 상 톡소플라즈마에 의한 림프절염의 병리소견을 보이고, 혈청학적 검사로 확진한 환자 3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증 례 1:
24세 남자환자가 상기도 감염 등의 특별한 병력 없이 내원 2주 전 우연히 발견된 좌측 후경부 종괴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고양이나 개 등의 애완동물을 사육한 과거력은 없었으며, 여행력이나 직업력도 특이사항은 없었다.
신체 검사 상 좌측 중내경정맥부(level III, middle jugular area), 하내경정맥부(level IV, inferior jugular area), 후경부(level V, posterior triangle area)에 각각 무통성이고, 열감이 없으며, 주위 조직과 유착이 없는 비교적 단단한 세 개의 종괴가 촉지되었다. 그 외 비강, 구강, 인후두 및 양측 경부의 특이 소견은 없었고, 혈액검사 상에서도 이상 소견은 없었다.
술 전에 시행한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는 좌측 중내경정맥부(level III), 하내경정맥부(level IV), 후경부(level V)에 각각 0.5×0.5 cm, 0.5×1 cm, 1×2 cm 크기의 균질한 저음영을 보이는 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다(Fig. 1). 세침흡인 세포 검사 상 다수의 림프구를 배경으로 일부의 상피모양세포를 보이는 림프절염 소견을 보였다.
경과 관찰 중 종괴의 크기가 줄지 않아 진단 목적으로 부분마취 하에 종괴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 상 좌측 중내경정맥부(level III), 하내경정맥부(level IV), 후경부(level V)에서 주위 조직과 유착이 없고 박리가 잘되는 원형의 단단한 종괴들을 확인하여 모두 적출하였다. 조직생검의 광학 현미경 소견상 반응성 여포 증식을 보였고, 상피양 조직구의 군집과 다수의 단핵구양 B림프구들이 관찰되어 톡소플라즈마에 의한 림프절염으로 진단되었다(Fig. 2).
술 후 2주에 시행한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효소결합 면역흡착검사)에서 IgM 항체와 IgG 항체가 모두 양성으로 확인되어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으로 확진되었다. 술 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재발소견 없이 외래 추적관찰 중이다.
증 례 2:
39세 여자환자가 2개월 전 우연히 발견된 좌측 후경부 종괴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고양이, 개 등의 애완동물 사육의 과거력은 없었다.
신체 검사 상 좌측 후경부(level V)에 무통성의 단단한 종괴가 촉지되었고, 그 외 양측 경부의 특이 소견은 없었다. 혈액검사 상 정상 소견이었다.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는 좌측 후경부(level V)에 약 2×2 cm 크기의 균질한 저음영을 보이는 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Fig. 1B), 세침흡인 세포 검사 상 다수의 림프구로 이루어진 림프절염 소견을 보였다.
경과 관찰 중 종괴의 크기가 줄지 않고 확진을 위해서 종괴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 상 좌측 후경부(level V)에 주위 조직과 유착이 없는 원형의 종괴를 확인하여 적출하였다. 조직생검 상 반응성 여포 증식, 상피양 조직구 및 단핵구양 B림프구가 관찰되어 전형적인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 소견을 보였다.
술 후 10일째 시행한 ELISA에서 IgM 항체와 IgG 항체가 모두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술 후 9개월째로 재발소견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증 례 3:
64세 남자환자가 6개월 전부터 점점 커지는 좌측 후경부 종괴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특이소견은 없었다.
신체 검사 상 좌측 후경부에 1×2 cm 크기의 종괴가 촉지되었으며, 비강 및 구강, 인후두에는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혈액검사도 정상소견이었다.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는 좌측 후경부에 약 1×2 cm 크기의 균질한 저음영을 보이는 타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Fig. 1C), 세침흡인 세포 검사 상 림프절염 소견을 보였다.
확진을 위해 종괴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좌측 후경부에 1×2 cm 크기의 타원형의 종괴를 확인하였다. 조직검사 상 반응성 여포 증식, 상피양 조직구 및 단핵구양 B림프구가 관찰되어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 소견을 보였다.
술 후 1년 3개월에 시행한 ELISA에서 IgM 항체는 음성, IgG 항체는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술 후 1년 4개월째로 재발 소견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은 1909년에 Nicolle과 Manceaux가 북아프리카산 설치류인 Ctenodactylus gundi로부터 발견하여 명명한 원충(protozoon)으로5) 최근에는 기회감염성 원충의 하나로 인정되어 임상적 중요성이 크다. 인체 감염은 1922년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안과 의사인 Janku에 의해 생후 3개월에 실명하고 16개월에 간질 발작 및 뇌수종으로 사망한 어린이에서 처음 보고되었다.6) 1970년에 Frenkel 등7)이 고양이가 종숙주임을 밝히게 되어 비로소 톡소포자충의 모든 생활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 기생충의 생활사는 크게 5가지의 발육단계, 즉 난포낭(oocyte), 빠른분열소체(tachyzoite), 느린분열소체(bradyzoite), 분열소체(merozoite), 생식세포(gametocyte)를 가진다. 이 중 종숙주인 고양이, 여우, 자칼 등에서는 5가지 단계가 다 나타나며, 중간숙주인 쥐, 돼지, 소, 사람 등에서는 빠른분열소체(tachyzoite) 및 느린분열소체(bradyzoite)의 2가지 단계만이 나타난다. 중간숙주는 고양이 대변에 섞여 외계로 배출된 난포낭을 섭취하거나, 중간숙주끼리의 먹이 사슬에 의해 빠른분열소체나 느린분열소체를 먹어서도 감염된다.7)
중간숙주인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로는 임산부가 임신 제 3 기에 톡소플라즈마에 의한 감염을 받았을 때 충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 감염되는 선천성 감염과, 난포낭에 오염된 분변이나 덜 익은 육류 섭취, 드물게는 장기이식이나 수혈 후에 발생하는 후천성 감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8)
톡소플라즈모시스의 유병율은 혈청 검사상 항체 양성률로 조사되며, 전세계적으로는 약 75%로 보고되고 있으나, 나라마다 다양한 차이가 있어 미국에서는 35%, 유럽에서는
40~60%, 중남미에서는 80% 이상의 항체 양성률을 보인다.2) 또한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미국에서는 10대에서
5~30%인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10~67%로 보고되고 있다.9) 우리나라에 경우에는 1979년 톡소플라즈모시스 3예를 보고한 이래, 선천성 톡소플라즈모시스는 7예, 뇌 톡소플라즈모시스 3예, 두경부 림프절염 7예,10)11)12)13)14)15) 전신감염 1예로 보고되었고, ELISA 상
2~7%의 항체 양성률을 보인다.3)4)5) 두경부 림프절염 7예를 발생 부위에 따라 분석해 보면, 이하선4예,11)14)15) 악하부 2예,10)12) 후경부 1예13)이다.
태반을 통한 선천적 감염의 경우 대개 증상이 없으나 10%에서 경부 림프절 종대를 보이며16) 정신운동 지체, 망막맥락염, 간비종대, 뇌막염, 사산 등의 심각한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후천적 감염에서도 면역 체계가 정상인 경우에는 80~90%가 무증상이다. 톡소플라즈모시스의 가장 흔한 발병 양상은 편측 경부 림프절 종대이다.1)17) 림프절종대는 주로 두경부의 후경부 림프절에 발생하고, 단일성 또는 다발성으로 생기며, 대개 압통은 없고, 단단한 정도는 다양하다. 드물게는 후두하(suboccipital), 이하선내, 쇄골상, 종격동, 서혜부의 림프절에 발생하기도 한다. 림프절 종대를 보이는 환자 중
20~40%에서 두통, 권태감, 피로, 발열을 동반한다. 후경부에 발생하는 종괴로서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비특이적 반응성 림프절염, 결핵성 림프절염, 전이성 암종, 림프종, Kikuchi 병, 전염성 단핵구증 등이 있다. 일부에서는 반점상 구진, 관절통, 근육통, 간염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뇌염, 폐렴, 심근염, 중추신경계 감염, 망막맥락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의 진단에는 톡소포자충을 직접 동정하거나 배양하는 방법, 병리조직학적 검사법과 혈청학적 검사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의심되는 병소 조직을 마우스 복강이나 세포배양기에 주입한 후 직접 충체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이나,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고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임상적으로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병리조직학적 소견으로 Lin 등18)은 반응성 여포 증식, 상피모양 조직구의 불규칙한 군집, 단핵구양 B세포의 국소적 동모양 확장 등의 세 가지 징후가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의 진단에 높은 특이도가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추가적인 혈청학적 검증이 톡소플라즈모시스 진단에 중요하다고 하였다.
혈청학적 검사법으로는 Sabin-Feldman dye test, 간접 형광항체법, 혈구응집검사법, ELISA(enzyme linked immunosorbent assay,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ELISA로 톡소플라즈마 항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IgM은 감염 초에 나타나서
4~6개월 후에 사라지고, IgG는 감염 후
14~21일경에 양성 반응을 보이며 평생동안 유지된다. IgM은 감염 후 3개월까지 검출되어 최근 감염을 나타내는 특이적인 지표이다. 또한, IgG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뀌거나 3주간격을 두고 검사한 IgG의 항체 역치가 4배 이상 증가한 경우에도 급성기 감염을 진단할 수 있다.11)
본 증례들처럼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의 세 징후가 병리조직학적으로 관찰되는 경우 혈청학적 검사를 하면 약
80~90%에서 항체 양성률을 보인다. 또한, 항체가 양성인 경우
85~95%에서 전형적인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보인다. 따라서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은 특징적인 림프절 병리조직학적 소견과 혈청학적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19)
무증상인 경우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으며 증상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즉,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에서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이 확진된 경우에는 더 이상의 추가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임산부가 감염된 경우나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 심한 급성 감염, 전신 질환의 경우는 macrolide 단독요법이나 pyrimethamine과 sulfadiazine 병용요법으로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는 증상 소실 후 2주간 더 치료하고, 면역기능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증상 소실 후
4~6주간 더 치료한다.20)
오염된 난포낭의 경우 60℃ 이상이나 -20℃ 이하에서 생존이 불가능하므로 불충분하게 조리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톡소플라즈모시스의 예방에 중요하다. 임산부는 애완동물, 특히 고양이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고, 고양이 분변의 적절한 처리 및 위생수준의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9)
우리나라에서의 톡소플라즈모시스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다소 낮은 유병율을 보이고 있으나, 해외 여행의 급속한 증가, 육류 중심으로의 식습관 변화, 애완동물 사육으로 인해 유병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후경부의 종괴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감별 질환으로 톡소플라즈마 림프절염의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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