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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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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은 근섬유모세포의 증식, 림프구와 형질세포의 침윤을 특징으로 하는 매우 드문 양성종양이다.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은 주로 폐, 위장관, 안구 등에서 발생하나 후두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드물다.1,2,3,4,5,6) 증상은 발생 부위별로 종물에 의한 증상 외에 불명열, 빈혈, 혈소판증가증, 높은 적혈구 침강속도와 같은 전신증상 및 징후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7) 이 종양의 경과는 대부분 양성 경과를 취하나 드물게 국소전이나 악성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다. 감별진단이 어려워 국소절제 후 병리학적으로 진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8)
저자들은 애성을 주소로 내원한 18세 남자 환자에서 수술 후 조직학적으로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으로 진단된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18세 남자가 수 개월간의 애성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특이 소견이 없었으며 발열 등의 특이한 전신 증상도 없었다. 흡연력과 음주력은 없었으며 경부외상이나 음성남용의 병력도 없었다. 외래에서 시행한 연성 후두경 검사와 후두 스트로보스코피 검사상 우측 성대 전방부에 국한된 0.8×0.8 cm 크기의 용종모양의 종물이 관찰되었고 성대의 운동성은 정상이었다(Fig. 1).
수술 전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빈혈, 혈소판증가증, 높은 적혈구침강속도 등의 특이소견은 없었다. 우측 성대 용종으로 진단하고 기관절개 없이 기도삽관을 통한 전신마취로 후두 직달경하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상 0.8×0.8 cm 크기의 단단하고 둥근 모양의 약간의 유경성(pedunculated)이 있는 종물이 전교련 직후방에서 우측 성대에 강하게 부착되어 있었다. 종물은 일반적인 성대용종과 달리 성대인대를 일부 절제하고서야 분리해 낼 수 있었고 성대의 근육층은 침범되지 않은 상태였다.
수술 후 병리학적 검사에서는 방추형 세포의 증식과 드물게 비정형 세포가 보였으며 기질에서는 림프구와 형질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었으나 표면을 싸고 있는 상피세포에는 특이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Fig. 2). 또한 면역조직화학적 검사에서는 anaplastic lymphoma kinase(ALK)-1에 양성반응을 보였으나(Fig. 2), S-100 단백, CD34, cytokeratin에서는 음성반응을 보여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으로 진단되었다.
현재 환자는 수술 후 14개월 동안 국소전이나 재발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은 조직학적으로 근섬유모세포의 증식과 림프구, 형질세포의 침윤을 특징으로 하는 매우 드문 양성종양으로 형질세포 육아종(plasma cell granuloma), 염증성 가종양(inflammatory pseudotumor), 황색 육아종(xanthogranuloma) 또는 염증성 섬유육종(inflammatory fibrosarcoma) 등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폐와 늑막에서 호발하며 위, 비장, 간, 후복막 등의 복부장기와 뇌신경계, 안구, 두경부 부위, 생식기관 등 그 발생 부위가 다양하다.1) 두경부에서는 부비동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이며 편도와 치아주위, 인두주위강 등에도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두에서의 발생에 대한 보고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드물며 후두 내에서는 본 증례와 같이 진성대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2,3,4,5,6)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의 원인과 병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조직학적 소견으로 발생위치에 관계없이 3가지 기본 유형으로 나눈다. 첫 번째로 육아조직을 닮은 유형(granulation tissue-like pattern)으로 점액성 또는 아교질 기질에 방추형 세포들이 혈관과 염증세포와 섞여 있다. 두 번째는 방추형 세포들이 치밀하게 증식하면서 서로 얽힌 다발이나 나선형 배열을 보이는 유형(storiform pattern)으로 형질세포 및 림프구의 침윤이 동반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반흔조직처럼 염증세포의 수는 많지 않고 아교질 침착이 주성분인 유형(scar pattern)이다. 본 증례에서는 조직학적 소견이 두 번째 유형과 유사하였지만 이들 유형들과 예후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증상은 비특이적이며 발생위치에 따른 국소적 증상 외에 체중감소, 불명열, 저색소 및 소적혈구빈혈, 혈소판증가증, 고감마글로불린혈증, 높은 적혈구침강속도와 같은 전신증상 및 징후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7) 그러나 본 증례에서는 이와 같은 전신증상 및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진단은 다른 질환을 배제한 후에 내릴 수 있으며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은 진단적 가치보다는 종양의 침범범위 및 치료계획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조직생검을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8) 본 증례에서는 수술 전 단순한 성대용종으로 생각하고 수술을 했기 때문에 수술 전 영상학적 검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종괴의 크기가 작아 영상학적 검사로도 유용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의 치료원칙은 아직까지 정립되어 있지 않지만 스테로이드 투여, 항암요법, 방사선요법, 수술 등은 단독 또는 병합하여 시행할 수 있다.8) 수술적 치료는 완전절제가 원칙이나 종양의 해부학적 위치, 주위조직으로의 침범 정도, 완전절제 가능성을 고려하여 시행한다.8) 스테로이드 투여는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수술 전에 투여 시 즉각적인 반응은 기대할 수 없으며, 항암요법 및 방사선요법은 수술 후 종양이 완전절제가 되지 않아 재발 및 전이가 있을 때 고려된다.10) 본 증례는 병리조직소견상 완전 절제된 것으로 확인되어 추가적인 치료는 하지 않았다.
예후는 발생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재발 및 사망한 예에서는 대부분 종물의 크기가 커서 주위조직으로의 침범이 심한 경우나 완전절제가 힘든 위치에 발생한 경우이다. 병리학적 소견상 방추형 세포의 밀도가 높고 다발성일수록 재발률이 높다.7) 최근 들어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의 절반정도에서 염색체 2p23 부위의 클론 재배열에 의해 ALK가 발현되고 이것이 예후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많다.10,11,12,13)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은 후두에서 발생할 경우 염증성 섬유성 용종(inflammatory fibroid polyp), 섬유육종(fibrosarcoma), 평활근종(leiomyoma), 신경초종(schwannoma) 및 신경섬유종(neurofibroma) 등과 감별이 필요하다. 이는 면역조직화학적 검사를 통해 염증성 섬유성 용종은 CD34에 양성인 것으로, 섬유육종은 세포의 이형성이 있고 비정형 유사분열이 있는 것으로, 평활근종은 smooth muscle actin과 desmin 및 myoglobin에 양성인 것으로, 그리고 신경초종 및 신경섬유종은 S-100 단백에 양성인 것으로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과 감별된다.14) 또한 방추세포육종(spindle cell sarcoma), 근섬유육종(myofibrosarcoma) 등의 악성종양과는 방추세포의 증식정도, 유사분열정도, 다형성의 정도로 감별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병리학적 검사에서 방추형 세포의 증식이 있었고, 기질에서는 림프구와 형질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었다. 드물게 비정형 세포가 보였으나 육종에서 보이는 비정형 세포와는 다르게 비특이적이었다. 또한 면역조직화학적검사에서는 ALK-1에 양성반응을 보였고, S-100 단백과 CD34 및 cytokeratin에서는 음성반응을 보여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은 발생빈도의 희소성으로 인해 진단, 치료 및 예후에 대해서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으나 본 증례와 같이 후두 진성대에서 발생한 비교적 작은 염증성 근섬유모세포종의 경우에는 성대 용종으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후두 직달경하 완전절제술을 시행 한 후에도 국소전이나 재발의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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