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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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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와우 골화는 뇌수막염, 만성 중이염, 심한 이경화증, 자가 면역 내이 질환 및 측두골 골절 등 다양한 원인들로 발생할 수 있다. 인공와우이식 대상자 중
10~15%에서 어느 정도의 와우 골화가 존재할 수 있으며,1) 뇌수막염을 앓고 난 후 인공와우이식을 받는 환자 중 80%에서 와우 골화가 존재한다고 보고하고 있다.2) 와우 골화로 인한 와우 내강의 폐쇄는 전극 삽입의 기술적 어려움과 이식 이후의 적은 이득을 고려해 인공와우이식 초기에는 금기로 생각했었으나, 이후 수술기법의 향상과 특수 전극 및 음성신호처리방식(coding strategy) 등의 개발로 더 이상 수술의 금기는 아니다. 하지만 술자에게는 최대한 충분한 수의 전극을 삽입하여 술 후 더 나은 청지각능력과 언어수행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대한 과제이다. 저자들은 뇌수막염 후 와우 기저부에 골화가 진행된 성인 환자에서 폐쇄된 고실계(scala tympani) 대신에 전정계(scala vestibuli)를 통해 전 전극을 안전하게 삽입 후 양호한 언어수행능력을 보이고 있는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골화된 와우의 인공와우이식에 관한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2세 남자 환자가 40년 전 발생한 뇌수막염 후 야기된 양측 청력소실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뇌수막염 이후 보청기는 이득이 적어 수개월 사용하다 중지한 상태였고, 뇌수막염 외 특이한 과거력이나 가족력은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양측 고막은 정상이었고, 순음청력검사에서 양측 모두 농이었다(Fig. 1). 술 전 말지각력 검사상, 독화(lip-reading) 없이는 보기가 주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시행하는 말소리 이해능력검사(open-set speech perception test) 중 음소 검사(phoneme), 일음절 단어검사(Monosyllabic Word), 일상생활문장검사(Common Phrases Test) 모두에서 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다(Table 1). 그러나 뇌수막염으로 생긴 청력장애 후 부단한 언어 재활훈련 덕분으로 언어 표현 정도는 우리말 발음검사(U-TAP, 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ation)상 자음정확도가 100%였다. 측두골 단층촬영 검사에서 양측 와우 기저부의 골화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좌측이 우측보다 와우 골화 정도가 좀 더 미미하였으며, 그 외의 이상소견은 없었다(Fig. 2). 인공와우이식을 고려할 때, 전농기간이 40년으로 오래되었으므로, 청신경 생존 및 청각 전달로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와우갑각 전기 자극검사(promontory stimulation test)를 시행하였고, 양측 모두에서 전기 자극에 반응이 있었으며, 좌측이 우측보다 가청범위(dynamic range)가 좁았다. 하지만 좌측 와우의 골화정도가 우측보다 양호하였으므로 좌측에 인공와우이식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환자 및 보호자와는 와우 골화로 인해 전극 삽입 방법이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고, 술 후 가능할 수 있는 청지각능력과 언어수행능력이 낮을 수 있음에 대해 충분히 기대치를 조절하였다. 수술은 기존의 폐쇄형 유양동 절제술과 후고실 개방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하였다. 그리고 고실계를 개방하기 위하여 정원창 전하방에 와우개창술을 넓게 시행하였으나, 술 전 측두골 단층촬영에서 예상된 대로 고실계는 골로 폐쇄되어 외림프로 채워진 공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전상측으로 와우개창술을 확대하였고, 외림프로 채워진 전정계를 찾았으며, 그 공간을 통하여 전극 22개를 별 무리 없이 삽입하였다(Fig. 3). 수술실에서 시행한 단순 측두골 영상에서 전극은 좌측 와우에 잘 위치하고 있었으며(Fig. 4), 술 중 임피던스 검사는 22개의 모든 전극에서 정상이었고, 술 중 시행한 신경반응 원격측정법검사(neural response telemetry)상 모든 전극에서 전형적인 파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술 후 전정 자극증상을 포함한 합병증은 없었다. 술 후 3개월째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의 와우착용 청력역치는 전 주파수에서 30 dBHL 이내였고(Fig. 1), 술 후 언어평가에서는 CAP은 5, 음소 검사 점수는 43%, 일음절 단어검사 점수는 15%, 일상생활문장검사 점수는 48%로 술 전에 비해 많이 향상된 소견을 보이고 있다(Table 1).
고 찰
와우골화는 인공와우이식 대상자에게서 드물게 발견되지만, 여전히 인공와우이식을 시행하는 술자에게 도전적인 과제이다. 수술 전 시행하는 영상 검사는 전극 삽입 정도 및 방법 결정에 있어서 많은 정보를 준다. 고해상도 측두골 단층촬영검사는 다양한 질병 및 이전의 인공와우이식 때문에 생긴 골해부의 변화에 대한 정보를 주고, 측두골 자기공명영상은 특히, T2 강조영상에서 와우내 유동체 성분 변화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술 전 정상적인 측두골 영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도 완전히 와우 골화를 배제할 수 없고, 와우 골화는 술자에 의한 수술장 소견이 가장 중요하므로, 인공와우이식 술자는 와우의 골화된 정도에 따른 대처방안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3) 1988년 Gantz4)는 와우 전체가 골화된 경우에 와우 외측벽을 모두 드릴링한 후 와우축(modiolus)을 중심으로 구유(trough)를 만들어 전극을 배치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같은 해 Balkany1)는 골화된 와우 기저부의 고실계를 드릴링하여 터널을 만든 뒤 전극을 삽입할 수 있는 림프 공간이 나오면 전극을 삽입하였으며, Steenerson5)은 1990년에 처음으로 전정계를 통해 성공적으로 전극을 삽입하였다. 이후에 Montandon6)은 와우 첨단부 및 중간부까지 골화가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첨단부에 와우개창술(apical cochleostomy)을 시행하여 역으로 전극을 삽입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최근 Lenarz7)는 두개의 전극을 이용하여 하나의 전극은 골화된 하부 기저부의 터널링을 통해, 나머지 하나의 전극은 상부 기저부를 통해 전극을 삽입하는 이중 전극 인공와우이식법(double array cochlear implant)을 소개하였다. 이들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골화된 와우 기저부의 고실계에 터널링을 하여 전극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다양한 수술 방법이 존재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와우 골화 정도를 정확히 평가하여 삽입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전극을 삽입하여 술 후 최대의 청지각능력 및 언어수행력을 얻는 것이다. 원인이 어떠하든지 간에 와우 골화는 기저부의 고실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흔히 발생한다. 이는 염증이 미로로 전달될 때 경로가 되는 지주막하 공간(subarachnoid space), 양측의 내이도, 와우수도관(cochlear aqueduct) 및 정원창을 통하여 고실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8) 그리고 전정계의 골화는 드물며, 골화가 있더라도 후기에 진행되므로 측두골 단층촬영에서 기저부에 골화가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와우 고실계에만 골화가 국한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5) 따라서 골화된 와우의 인공와우이식에서 이미 골화가 진행된 고실계에 터널링을 한 후 전극을 삽입하는 것보다 개방 가능한 전정계를 통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물론 골화가 없는 조건에서 인공와우이식은 접근하기가 가장 유리하고 나선신경절과 가장 가깝게 놓여 효율적으로 이를 자극할 수 있으며, 골나선판(osseous spiral lamina)에 의해 코티씨 기관과 분리되므로 잔존하는 유모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들로 전정계보다 고실계를 통한 전극 삽입이 정석이나, 골화된 와우에서는 그 조건들을 만족하지 못한다.9) 전정계를 통한 인공와우이식의 가장 큰 장점은 삽입한 전극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화된 고실계의 터널링 내부에 존재하는 일부 전극은 주변 나선 신경절을 효과적으로 자극 할 수 없으며, 자극하더라도 더 많은 전압을 요구한다.10) 그리고 전정계를 통한 인공와우이식이 기존의 고실계를 통한 인공와우이식에 비해 술 후 수행 능력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9,11) 또한 와우개창술을 기존에 하던 위치에서 나선인대를 향해 전상부로 조금 더 확장하면 되므로 술기가 더 어렵지도 아니하며, 술 중 및 술 후 합병증이 더 많지 않다.11) 그리고 Lin 등3)은 인공와우 재수술 시 이전의 인공와우 수술로 섬유화 및 골화가 진행된 고실계보다는 전정계를 통해 전극을 삽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와우 기저부에 골화가 있는 경우 무리하게 골화된 고실계를 드릴링을 하지 말고, 전정계를 통해 안전하게 전 전극을 삽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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