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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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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은 Minor 등이 1998년 동요시(oscillopsia)와 압력 및 소리에 의해 유도되는 현훈(Tullio 현상)이 상반고리관의 골피열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한 이후,1) 전정증상 유무와 별도로 자가강청, 전음성난청, 이충만감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에 의해 발생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2,3,4)
국내에서는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Tullio 현상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이 증후군이 진단된 1예가 보고된 바 있다.5) 그러나 현훈이 없이 특이하게 보행시나 머리를 움직일 때에 발생하는 이명만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보고한 경우는 없어, 저자들은 환자의 증상과 증후, 다양한 검사결과와 함께 문헌고찰을 통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4세 여자 환자로 1개월 전부터 시작된 보행시나 머리를 움직일 때 발생되는
'틱틱' 양상의 간헐적인 일측성(좌측) 이명을 주소로 본원 신경외과 관찰 중 증상 호전이 없어 본과로 의뢰되었다. 환자는 또한 조용한 곳에서는 좌측에서 박동성의 이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명 이외 현훈이나 이충만감, 동요시, 자가강청, 청력감퇴 같은 증상은 없었으며, 과거 특별한 두부 외상의 병력 및 당뇨, 고혈압, 매독, 뇌수막염 등의 병력도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양측 고막에 특이 소견이 없었고, 호흡에 따른 고막의 움직임도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Weber 검사(512 Hz)상 좌측으로 편향되는 소견과 함께 Rinne 검사에서 음성의 소견이 보였으며, 순음청력검사상 저주파수에서 전음성 난청을 보였다(Fig. 1). 500 Hz, 100 dB nHL의 소리자극에 의해 일관되게 발생하는 좌측 안구의 내회선성 상향으로 향하는 완서상 안구 운동을 비디오안진기록기(3D VNG, SLMed, Inc., Seoul, Korea)를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Fig. 2). 또한, 좌측 외이도에 양압을 주었을 때 좌측 안구의 내회선성 상향으로 향하는 완서상 안구 운동을, 음압을 주었을 때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의 안구의 운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의심하고 시행한 전정유발근전위검사에서 역치가 우측 70 dB, 좌측 50 dB로 병변측(좌측)에서 역치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타났고(Fig. 3), 관상면의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영상(0.63 mm thickness)에서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상반고리관에 평행하게 영상을 재구성한 면에서 2.3 mm 정도의 상반고리관피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 이후 추가로 실시된 비디오안진검사 및 온도안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이명의 원인을 확인한 이후에는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었으며, 보행시 이명 이외 별다른 일상 생활상의 불편함이 없어 현재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Minor 등1)이 소리나 압력에 의해 유발되는 현훈이 발생하는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처음 보고한 이후 후속적인 보고가 많이 있어 왔고, 전정증상 이외에 자가강청, 이충만감, 전음성 난청, 청각과민증 및 이명 등 다양한 증상 및 검사결과들이 동반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2,3,4,5,6,7,8) 이러한 증상은 선천적으로 상반고리관과 두개강 사이의 뼈가 얇은 경우 중 일부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뇌압이나 가벼운 외상에 의해 뼈가 흡수되어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3,8) 특히 1,000 Hz 이하의 저주파수 영역에서 나타나는 전음성 난청은 제3의 창(골 결손부)을 통한 소리 에너지의 소실과 와우 내의 저항의 변화가 발생하여 골도 역치가 낮아지거나, 기도 역치가 증가하는 특징을 가진다.6) 본 증례의 환자는 전형적인 주증상인 전정증상이나 일상생활에서 인식할 만한 청력소실 없이 보행시의 이명만을 호소한 경우로 전형적인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의 증례와는 차이를 보이며, 자세한 문진을 통해 조용한 환경에서 박동성의 이명이 혼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 환자를 보고한 연구 중 자가강청이나 이충만감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분포가 많은 최근의 보고4)에 의하면, 약 반수의 환자에서는 전정증상이 없고, 많은 환자에서 자가강청, 이충만감이 발생하며, 박동성 이명, 저작 운동, 발자국 소리, 안구의 움직임 등 다양한 내재적인 체성 소음을 들을 수 있음이 보고된다. 본 환자의 이명은 걸을 때와 머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 똑같이 후경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미루어 후경부의 관절에서 머리의 운동이나 걸을 때 발생하는 소리를 병변쪽 귀에서 듣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환자에 따라 발생하는 전정증상이나 와우증상의 동반 여부, 또는 각 증상의 강도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 지는 현재까지 명확하지 않으며, 현재 골 피열부의 크기와 위치에 따른 증상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4) 본 환자에 있어서도 소리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안구의 움직임이 소리 자극의 초기에만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지속적인 소리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점을 미루어 보아, 소리 자극에 의해 지속적인 안구운동이 유발되는 전형적인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 환자에 비해 전정기관의 자극이 적게 되어 전정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검사시 사용한 크기보다 더 큰 소리 자극에 의해 전정증상이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본 환자의 진단 과정을 살펴보면 외래 초진에서 좌측 기도골도차의 존재로 Weber 검사상 왼쪽으로 편향되는 소견을 보였으며, 비록 병변쪽 골도 청력 역치의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1,000 Hz 이하에서 전음성 난청을 보였다. 또한 소리 자극에 의해 특징적인 안구의 움직임(상방을 향하는 수직성 완서상 안구 운동과 왼쪽 안구의 내회선을 보이는 회전성 완서상 안구 운동)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안구 운동은 병변 쪽(왼쪽)의 상반고리관이 자극되었을 경우에 관찰할 수 있는 전형적인 안구 운동이다.7) 이러한 증상과 증후를 보여 전정유발근전위검사를 시행함으로써 비정상적으로 낮은 역치를 확인하였으며, 전산화단층촬영을 통해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확인하였다. 전산화단층촬영의 경우 관상면에서 병변을 의심할 수 있었으며, 이를 상반고리관의 평면에 따라 영상을 재구성하여 병변의 크기를 확인하였다.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의 진단은 흔히 임상증상 및 증후, 전정유발근전위 그리고 고해상도 전산화단층촬영 등으로 하게 되며,4) 여기에 더하여 소리 및 압력에 의해 유발되는 안진의 관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해상도 전산화단층촬영은 비용 문제와 방사선 노출 등의 문제점이 있어 일차적인 선별검사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있으며, 전산화단층촬영에만 의존해서 진단을 할 경우 부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 필요 없는 수술적 처치가 시행되는 경우도 있어 진단에는 전정유발근전위검사와 같은 기능적인 검사의 결과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4) 수술적인 치료는 심한 전정증상이 있을 경우 주로 이루어지며, 중두개저를 통한 상반고리관의 폐쇄를 통해 여러 자극에 대한 증가된 전정 및 와우 반응의 억제를 유도하는 방법이 이용된다.3) 환자에게 수술도 치료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으며,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받기 원하였다.
측두골 조직학 연구에 의하면 상반고리관의 피열의 위치가 상반고리관 상단에 접하는 중두개저뿐 아니라 본 환자와 같이 상추체정맥동과 접하는 부위(Fig. 4)에서도 관찰됨이 보고되며, 상반고리관과 중두개저 사이의 골 두께가 일반인의 1.3%에서는 고해상도 전산화단층촬영에서도 골 피열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정도인 0.1 mm 이하로 관찰되어 전산화단층촬영에만 진단을 의존할 경우 과다한 위양성을 보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8) 따라서 Weber 검사상 병변쪽으로의 편위, 전음성 난청과 소리에 대한 특징적 안구 운동의 유발 유무 및 전정유발근전위검사상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역치 등의 소견이 관찰될 경우에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환자에서는 전정유발근전위검사에서는 병변측 역치가 50 dB nHL로 정상쪽 역치인 70 dB nHL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낮은 역치를 보였다.9) 이러한 현상은 제3의 창에 의해 소리 에너지가 전정기관으로 전달되거나, 내이액의 증가된 파동에 의해 구형낭의 유모세포가 정상보다 낮은 소리에 자극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며,4,6) 이는 진단에 있어 아주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0,11)
저자들은 전정증상 없이 보행 중 발생하는 이명을 주소로 내원한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 환자를 보고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전정증상이 없이 걸음에 의해 유발되는 이명 환자에 있어서도 임상적으로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을 감별진단에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은 다양한 임상 양상 및 검사결과를 나타내는 질환군으로, 무엇보다 이 증후군의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측두골 조직학 연구에 의하면 상반고리관피열의 유병률이 0.7% 정도로 추정되어 유병률이 낮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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