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강에 발생한 지루각화증 1예
A Case of Seborrheic Keratosis of Cavum Con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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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eborrheic keratosis is a common type of epidermal tumor caused by benign proliferation of immature keratinocytes. They usually appear as well-demarcated, slightly raised brownish patches or plaques. They are typically slow-growing, can increase in thickness over time, and rarely resolved spontaneously. Seborrheic keratosis is frequently found on sun-exposed skin surfaces such as the trunk, extremities, head and neck of elderly people. However, it is rare to find these lesions in the auricle or external auditory canal. In addition, seborrheic keratosis is often distinguished as a benign tumor, but there can be some morphological overlap with other malignant skin lesions. Herein, we report, along with a literature review, a case of seborrheic keratosis in a patient who presented with a mass in the left cavum concha with a sudden increase in size.
서 론
지루각화증(seborrheic keratosis)은 표피 각질형성세포로 구성된 사마귀모양의 비교적 흔한 피부 양성종양으로 주로 두경부, 사지, 체간 등에서 관찰된다. 40대 이상에서 호발하고 유병률의 성별 간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병변은 전형적으로 편평하고 경계가 뚜렷한 갈색 반점으로 시작되며, 진행이 되면 색깔이 진하고 두꺼워지면서 표면이 고르지 않아지고 가피로 덮이기도 한다. 병인은 주로 얼굴에 호발하여 일광 노출과 관계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확실하지 않으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표피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 와의 연관성도 보고되었다[2]. 지루각화증은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소양증을 동반하거나 미용적 이유로 액체질소를 이용한 냉동요법, 화학적 박피술, 레이저요법, 전기건조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지루각화증은 양성으로 외과적 절제는 대부분 하지 않으나, 육안적으로 악성종양과 감별이 어려우며 일부에서 악성 종양을 동반하는 경우도 보고되었다[3]. 따라서 호발하지 않는 부위에 발생한 지루각화증이거나, 급격한 크기 증가를 보이는 경우에는 조직학적 검사가 요구된다.
본 저자들은 갑작스런 크기 증가를 보인 좌측 이개강(cavum concha)의 종물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지루각화증을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0세 여자가 좌측 이개강 부위의 가피를 동반한 종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약 5년 전부터 소양증을 동반한 좁쌀 크기의 작은 종물이 만져져 개인 피부과에서 간헐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받아왔으나, 내원 1달 전부터 갑자기 크기가 증가하는 소견으로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었다. 고혈압 이외의 다른 전신 질환의 과거력은 없었으며, 가족력상 특이사항은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갈색 가피로 표면이 딱딱하게 덮여 있는 약 1.0-1.3 cm 크기의 종물이 좌측 이개강을 채우고 외이도 입구로 뻗어 나가는 양상이었다(Fig. 1A). 골부 외이도와 고막 소견은 정상이었다. 경부 촉진상 림프절 비대와 같은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이개강 부위를 제외하고 전신에 유사한 피부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악성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국소마취하 종물 절제를 계획하였다. 종물의 경계를 따라 약 2 mm 정도의 안전연을 두고 일괴로 절제하였으며, 연골막 침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후 약 1.2-1.5 cm 크기의 피부 결손은 후이개 부위에서 채취한 피부를 이용하여 전층 피부 이식술을 시행하였다.
조직병리학적 검사상 표피의 가시세포증(acanthosis), 유두종증(papillomatosis), 과각화증(hyperkeratosis)이 관찰되었다. 기저양세포(basaloid cell)가 유두종 모양으로 증식하며 표피 내에 케라틴으로 채워져 있는 거짓각질낭(pseudo-horn cyst)이 다수 관찰되어 과각화증형 지루각화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Fig. 2).
술후 1개월째 이식된 피부는 특이소견없이 잘 생착되었으며, 수술 후 소양감은 소실되었다. 현재 술후 4개월째로 재발 소견 없이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Fig. 1B).
고 찰
지루각화증은 미성숙 각질세포(keratinocyte)의 증식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흔한 표피 양성종양이다. 고령, 자외선 노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나 명확한 병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유전적 소인도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3 (fi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 3) 및 phosphatidylinositol-4,5-bisphosphate 3-kinase catalytic subunit alpha 종양유전자의 체세포 유전자 변이가 지루각화증에서 발견되었지만 이들의 병인학적 역할은 아직 불확실하다[4].
지루각화증은 일반적으로 몸통, 얼굴 및 상지에 위치하는 사마귀 모양의 표면을 가진 경계가 뚜렷한 과색소 침착 병변의 임상적 외관을 기반으로 진단된다. 본 증례의 경우에는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이나 궤양 등 소견이 저명하지 않아 영상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지만 주위 조직과의 유착, 침범, 염증, 괴사 등의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감별해야 하는 질환으로는 연성섬유종(acrochordon), 심상성 사마귀(verruca vulgaris), 표피모반(epidermal nevus), 멜라닌세포모반(melanocytic nevus) 등의 양성종양이 있으며,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흑색종(malignant melanoma) 등과 같은 악성종양과의 감별이 요구될 수 있다. 대부분 무증상이나 마찰 외상으로 인한 만성 자극으로 가려움증, 통증 또는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지루각화증은 양성 질환이며 천천히 자라는 병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있거나 미용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냉동요법(cryotherapy), 소파술(curettage), 레이저치료, 전기건조법(electrodesiccation) 등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치료방법의 선택은 일반적으로 병변의 크기와 두께, 환자의 피부 유형 및 임상경험을 기반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일반적으로 외과적 절제술(excision)은 처음부터 고려되지 않으나, 주변조직으로의 침범 등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거나 갑작스런 크기 증가를 보이는 경우 등 악성종양과의 감별이 요구될 때에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지루각화증에서 악성변이가 관찰된 증례는 드물지만 보고된 바 있다[5-7]. 639건의 지루각화증을 분석한 Lim [8]의 대규모 후향적 연구결과에 의하면 4건의 악성종양이 밝혀졌으며 그중 2건이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과 흑색종이 각 1건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이도 또는 이개의 지루각화증에서 악성종양이 보고된 바는 없다. 본 증례의 경우에도 수년 전부터 있었던 가려움증을 동반한 병변으로 반복적으로 레이저 치료만 시행하였으나, 한 달 만에 갑작스런 크기의 증가를 보여 악성종양 감별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되었으며 그에 따라 외과적 절제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지루각화증은 체간, 안면부, 그리고 사지에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 임상적 호발 부위 또한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사항이다. 안면부에서도 이개의 발생 비율은 매우 드물며 이는 상대적으로 얇은 피부 두께와 모낭이 적은 점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9]. 또한 지루각화증이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Leser-Trelat 증후라 하며, 이는 위장관 또는 폐 등 내부 장기의 악성종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10]. 따라서 지루각화증이 진단된 경우에는 다발성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다발성인 경우에는 동반 악성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기본혈액검사, 흉부영상검사, 상하부 위장관 내시경, 종양표지자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병리조직학적으로 지루각화증은 가시증형(acanthotic), 과각화증형(hyperkeratotic), 망상형(adenoid or reticulated), 클론형(clonal), 자극형(irritated), 역여포형(inverted follicular), 그리고 흑가시종형(melanoacanthoma)의 7 가지 주요 아형으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 가시증형, 과각화증형, 망상형이 주요 아형이며 가시증형이 가장 일반적이다[11]. 모든 아형에서 가시세포증, 유두종증, 과각화증이 관찰되며, 가장 흔한 가시증형은 매우 두꺼운 표피에 많은 거짓각질낭을 특징으로 하며 본 증례와 같은 과각화증형은 다른 아형에 비해 현저한 과각화증과 유두종증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개 또는 외이도에서 발견된 지루각화증은 가시증형, 자극형, 과각화증형 등 다양하게 보고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지루각화증은 비교적 흔한 양성 피부질환으로 피부과에서는 자주 접하는 병변일 수 있으나, 외이도 및 이개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함에 따라 표피낭종(epidermal cyst)과 같은 비교적 흔한 귀의 종양에 비하여 이비인후과 의사가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외과적 절제가 요구되지 않으나 지루각화증 내 악성화가 보고된 바 있으므로 병변의 성상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제거를 통한 조직병리학적 확진을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None
Notes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Jungmin Ahn. Formal analysis: Jungmin Ahn, Seong-Eun Hong. Resources: Seong-Eun Hong. Supervision: Jungmin Ahn. Visualization: Brian Kim, Joon Seog Kong. Writing—original draft: Seong-Eun Hong, Joon Seog Kong. Writing— review & editing: Jungmin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