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Kyung Chul Lee, MD, Department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78 Saemunan-gil, Jongno-gu, Seoul 110-746,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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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부비동 내시경 수술(endoscopic sinus surgery)은 만성 비부비동염의 표준적인 수술 치료로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안와 내 합병증의 가능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실명은 이러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안와 내 합병증 중에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서 수술 중이나 수술 직후에 대부분 나타난다.1,2,3) 하지만, 안와 내 구조물의 손상에 의한 안와 내 출혈 혹은 시신경에 대한 직접적인 물리적 손상 없이 수술 후에 발생하는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4,5,6)
최근 저자들은 농성 비루와 비폐색을 주소로 내원하여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비부비동염으로 진단되었던 33세 남자 환자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 중 안구와 관련된 합병증 없이 수술 후 발생한 실명이 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으로 진단되어, 이를 치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33세 남자 환자가 1여 년 전부터 발생한 농성 비루, 양측 비폐색 및 후각감퇴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한 차례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 받았고,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및 신장질환 등의 특이 병력은 없었다. 계통적 문진상 농성 비루, 양측 비폐색, 후각감퇴 이외에 다른 증상은 없었으며, 눈 주위 통증, 안와시력 감소, 시야 결손 등은 호소하지 않았다. 이학적 검사상 비강 내에서 우측으로 편위된 비중격 만곡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양측 중비도에서 비용이 관찰되었다. 수술 전에 시행한 전혈구수치, 면역 검사, 화학 검사 및 소변 검사는 정상이었고, 심전도와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상 전반적으로 이전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의 구조를 보였으며, 좌측에서는 전부비동 공간에서 연부조직 음영이 관찰되었으며, 우측에서는 전사골동에서 연부조직 음영이 관찰되었다(Fig. 1).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lidocaine(40 mg/mL)과 epineph-rine(1 : 5,000)이 혼합된 용액으로 적신 솜으로 비강 내를 채우고 10분 이후에 이를 제거한 후 lidocaine(10 mg/mL)과 epinephrine(1 : 100,000)이 혼합된 용액을 비강 점막에 주사하였다. 먼저 비중격 교정술을 시행한 후, 강직형 내시경을 이용하여 좌측 비용 절제술, 사골동 절제술, 중비도 개창술, 전두동 개방술을 시행하고, 우측 비용 절제술, 사골동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중 특이할 만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출혈도 많지 않았고, 수축기 혈압은
99~129 mmHg, 이완기 혈압은 58~92 mmHg로 측정되어, 말초 기관의 혈액 관류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혈압 저하는 없었다. 지혈은 양측 중비도에 Merocel®을 삽입한 이후에 수술을 마쳤다. 수술 직후 시행한 검사에서도 혈압 저하는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수술 후 약 2시간 경과 후에 갑작스런 우측의 시력 감소를 호소하였고, 이외의 안구 동통, 안검 부종 및 복시 등은 호소하지 않았다. 즉시 비강 내 패킹을 제거하였으며, 안과 협의진료를 시행하였다. 당시 시력은 우측은 50 cm 거리에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좌측은 한천석식 표준 시력표상 1.0으로 측정되었다. 안압은 우측 19 mmHg, 좌측 20 mmHg이었으며, 외안부 상태는 정상이었고, 안구 돌출, 반상출혈, 안검 부종, 안근 마비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 안저검사상에서 양안 모두 정상 안저 소견을 보였으며(Fig. 2), 자동시야검사에서 우측은 전시야에서 결손을 보였으며 좌측은 정상소견이었다. 하지만 우측에서 구심성 동공운동장애가 관찰되었으며, 시각유발전위검사상 우측에서 P100 잠복기가 지연되었다. 이에 특발성 시신경병증(idiopathic optic neuropathy) 의증 하에 수술 후 1일째부터 고용량 스테로이드(Solumedrol®, methylprednisolone succinate)를 하루에 총 1,000 mg을 정맥으로 투여하였다. 수술 후 2일째, 안와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안와 내 혈종이나 시신경의 손상 등의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수술 후 4일째까지 시력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이에 진단적 부비동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고, 부비동과 안와 주위에서 비정상 골 결손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후 9일째 우측 시력은 15 cm 거리에서 손가락을 셀 수 있을 정도였으며, 스테로이드 용량을 점차 줄여서 중단한 이후에 퇴원하였다. 수술 후 3개월째에 시행한 안과 추적관찰에서 안저검사상 우측의 시신경 유두가 약간 창백해져 있었다(Fig. 4). 이후 증상은 점차 호전되어 수술 후 1년째 시행한 안과 검사상 우측 시력이 0.3까지 회복되었다.
고 찰
부비동 수술 후 발생하는 안구 합병증과 관련된 시력의 저하 및 소실은, 대개는 시신경에 대한 직접적인 손상이나 안구후부출혈(retrobulbar hemorrhage)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신경의 직접적인 손상은 대개 수술 바로 직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출혈에 의한 경우는 술 후 수 시간이나 수 일이 경과한 후에 나타난다.7) 이러한 경우에는 응급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을 통해서 안와 주변의 골 결손과 같은 손상이나, 출혈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고, 실험적 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시신경관의 손상이나 골 결손 등을 관찰하여 진단할 수 있다.8) 하지만, 본 증례의 경우는 수술 중 아무런 합병증이 없었던 내시경 수술 후 갑작스런 시력의 저하가 발생한 경우로서, 안와 내 출혈을 의심할 수 있는 임상증상인 안구 주변의 반상출혈, 안검 부종, 결막충혈, 안근 마비나 안구 돌출이 없었다. 또한 수술 후 시행한 자기공명영상에서 시신경의 손상 같은 이상 소견이 없었고 진단적 부비동 내시경 검사상 비정상적인 지판의 결손이나 시신경 손상의 증거가 없었다. 또한 환자가 신경독성의 약물 복용 병력이 없었으므로, 안과적인 검사 결과를 토대로 판단할 때 특발성으로 발생한 허혈성 시신경병증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통증 없이 급성 또는 아급성으로 갑자기 발생하여 대개는 영구적인 시력손실 또는 시야의 결손을 가져오며, 일측 또는 양측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병변에 의한 시신경 자체의 압박 또는 안와 첨부의 시신경으로 가는 미세혈류의 장애 등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수술 후 발생하는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그 보고가 매우 드물다. Lee9)는 요추수술 후 발생한 허혈성 시신경병증의 보고에서 술 중의 빈혈상태와 지속되는 심각한 수준의 저혈압이 원인이 되었다고 하였고, Brown 등10)은 술 후 허혈성 시신경병증을 보였던 대부분의 환자들의 나이가 40세 이상이었고 기저질환으로서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질환, 신부전 등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런 환자들이 수술 중 출혈에 의한 빈혈상태와 저혈압 상태에 이르게 되면 수술 후에 허혈성 시신경병증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술 후 부비동과 안와사이의 혈류계의 재개통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술 중 또는 술 후 시행하는 국소적인 처치 및 저혈압이나 빈혈과 같은 전신적인 상태의 변화에 따라서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4) Cheney와 Blair11)는 비강 점막에 사용한 국소적인 혈관수축제에 의하여 갑작스런 시력의 소실이 올 수 있으며, 이는 혈관연축에 의한 중심 망막동맥의 폐쇄에 의하여 발생한다고 하였고, Plat와 Asboe12)는 이러한 국소혈관수축제의 사용이 시신경으로 가는 혈관의 연축을 유발하여 시신경 주변의 미세혈류의 장애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본 증례의 경우에는 특이한 기저질환이 없었고, 수술 중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99 mmHg에서 129 mmHg로 유지되었으며, 이완기 혈압은 58 mmHg에서 92 mmHg로 유지되었다. 또한 출혈은 많지 않아서 이러한 위험 인자는 이번 증례에서는 해당되지 않았다.
허혈성 손상이 발생한 시신경 분절의 부위에 따라서, 전방 또는 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으로 분류된다. 시신경의 전방분절은 주로 안동맥(opthalmic artery)의 분지인 후방 섬모체 동맥(posterior ciliary artery)에 의해 풍부한 혈류공급이 이루어지며, 후방분절은 안동맥의 분지인 뇌 수막-연질막 혈류계(meningeal-pial vascular network)에 의해 혈류공급을 받지만 전방에 비하여 비교적 빈약한 혈액공급을 받는다. 전방에 발생하는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안저검사시에 광범위한 시신경반의 부종과 생리적 유두함몰(physiologic cup) 부위의 위축이 흔하게 관찰되나, 후방에 발생하는 전형적인 경우에는 시신경반의 부종은 드문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후방에 발생한 경우라도
4~6주가 경과하면 신경의 변성이 일어나 시신경반의 창백함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위 환자의 경우에 허혈성 시신경병증 가운데 후방에서 발생한 경우로 돌이켜 생각할 수 있었다.13)
허혈성 시신경병증의 치료는 아직까지 확립되어 있지는 않으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여 이득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14) 본 증례의 경우는 시력 소실 발생 즉시 안과 협의진료를 통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전신적으로 투여하여 부분적인 효과를 가져왔던 경우였다.
이전의 증례 보고들과는 다르게, 본 증례와 같이 특별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고 수술 중 특이 소견 없이 수술이 진행된 환자에서 수술 중 직접적인 손상이 없어도 허혈성 시신경병증과 같은 안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주지하고, 증상의 발생시에 즉각적인 안과의 협의진료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또한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의 수술 중 빈혈이나 저혈압의 예방과 함께 국소 점막수축제의 과다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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