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펌프 억제제가 인후두 역류증과 동반된 만성 비부비동염에 미치는 영향
Effects of Proton Pump Inhibitor for Laryngopharyngeal Reflux and Comorbid Chronic Rhinosinus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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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Background and Objectives
Laryngopharyngeal reflux (LPR) is a prevalent condition with an increasing incidence, and several recent studies have reported the association of LPR with chronic rhinosinusitis (CRS). In this study, we studied the effect of proton-pump inhibitors (PPIs) on symptom improvement for LPR and comorbid CRS.
Subjects and Method
Enrolled in the study from January 2017 to December 2017 were 164 patients (54 male, 110 female, mean age 48.8 years) who were diagnosed as LPR by reflux symptom index (RSI) or reflux finding scores (RFS) and comorbid CRS. Sino-Nasal Outcome Test (SNOT)-20 and Lund-Kennedy endoscopic scores were evaluated for CRS severity. The study group was divided into PPI treatment group (Ilaprazole 20 mg, once a day for 8 weeks) and non-treatment group. The RSI, RFS, SNOT-20, and Lund-Kennedy endoscopic scores were repeated at the end of treatment.
Results
Ninety-two patients were prescribed PPI and 72 patients were not. Initial RSI, RFS, SNOT-20, and Lund-Kennedy score did not differ between the two groups. RSI and RFS decreased significantly after eight weeks of PPI medication (p=0.002 and p<0.001, respectively). In the non-treatment group, only RFS showed statistically significant decrease. SNOT-20 and Lund-Kennedy endoscopic scores decreased significantly in the treatment group (p=0.005 and p<0.001, respectively) compared to the non-treatment group.
Conclusion
The results of our study suggest that PPI treatment for 8 weeks was effective in reducing signs and symptoms of both LPR and CRS.
서 론
인후두 역류증(laryngopharyngeal reflux, LPR)은 구역이나 구토 없이 위의 내용물이 인후두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인후두 이물감, 애성 및 만성 기침과 인후통, 음성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1]. 인후두 역류증의 유병률은 이비인후과 외래 환자의 10~20%로 보고되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두나 성대 질환이 있는 환자의 50%가 인후두 역류증을 가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2,3]. 인후두 역류증은 위산과 펩신에 반복적인 노출로 인한 방어기전의 파괴가 발병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그 병태 생리와 분자 수준에서의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4]. 1990년대 이후, 인후두 역류증이 여러 상기도 질환의 발병 및 증상 악화의 원인 인자가 된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발성 장애, 후두 경련, 성대 육아종, 후두 종양, 만성 중이염, 비염, 천식, 그리고 만성 비부비동염 등과의 다양한 연관성이 연구되고 있다[5-7].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의 88%에서 인후두 역류증이 동반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6,8], 펩신 등의 소화 효소가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의 비분비물에서 검출이 된 바도 있다[7]. 본 연구에서는 인후두 역류증과 동반된 만성 비부비동염이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 펌프 억제제 약물 치료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본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인후두 역류 관련 증상을 호소한 환자 중 인후두 내시경 및 역류 증상 설문 조사를 시행하여 인후두 역류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 중 만성 비부비동염이 동반된 것으로 추가 확인된 환자로 최종 16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18세 이상의 성인 환자, 과거력 상 비흡연자, 전문적으로 음성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개월간의 기간 동안 생활 습관 및 식습관 교정 순응도가 높고, 치료 전후로 검사와 설문지에 모두 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알레르기 비염, 천식, 낭포성 섬유증, 그리고 심한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는 제외하였으며, 내원 한 달 이내에 인후두 역류증 관련 약물 복용력이 없는 경우로 대상 환자를 제한하였다. 본 연구는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로 진행되었으며, 본원의 임상시험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심의를 승인받았다(IRB No. 2017-04-004).
인후두 역류증의 진단은 잦은 목청소, 인후두 이물감, 만성 기침 및 애성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있었던 병력과 함께, 인후두 역류증의 증상과 소견을 체계적으로 점수화하기 위하여 흔히 사용되고 있는 인후두 역류 증상 점수(reflux symptom index, RSI)와 인후두 내시경 검사를 통한 인후두 역류 소견 점수(reflux finding score, RFS)를 평가하였다[9-11]. RSI는 Belafsky 등[10]이 제안한 설문지로, 9가지 증상이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에 따라 0~5점으로 평가하여 총점 0에서 45점으로 평가하였으며, 13점 이상일 때 인후두 역류증으로 진단하였다(Table 1). RFS는 인후두 내시경 소견에서 Belafsky 등[11]이 제안한 8개 항목(성문하 부종, 성대 부종, 후두실 폐쇄, 미만성 후두 부종, 후두 발적, 후연합부 점막 비후, 끈적한 후두 내 분비물, 육아종)에 따라 0~26점으로 평가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7점 이상일 때 인후두 역류증으로 진단하였다(Table 2). 3개월 이상의 인후두 역류 증상 병력이 확인되고, RSI가 13점 이상이거나 RFS가 7점 이상인 경우에 LPR로 최종 진단하였다. 구역반사가 심하여 RFS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어 굴곡 내시경을 시행한 경우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만성 비부비동염의 진단은 European position paper on rhinosinusitis and nasal polyps 2012 [12]의 진단기준에 따라, 12주 이상 지속된 코막힘, 비루 등의 병력 확인 및 비내시경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하였다. 모든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을 촬영하였으며 부비동 개구연합과 부비동 점막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만성 비부비동염에서의 주관적인 증상에 대해 Sino-Nasal Outcome Test(SNOT)-20 설문지로 평가하였으며, 객관적인 비내시경 소견은 Lund-Kennedy 내시경 점수로 평가하였다. SNOT-20은 코 증상에 의한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로, 비과적 증상영역, 귀/안면 증상영역, 수면영역 및 심리영역에 대해 각 단계별로 0~5점으로 점수화하여 20문항에 대한 총점으로 점수화하게 된다[13]. Lund-Kennedy 내시경 점수는 비분비물, 부종 및 비용종에 대해 0, 1, 2점으로 점수를 배정하여 합산하였다[14].
대상 환자 모두에게 인후두 역류증에 대한 생활 습관 및 식습관 개선을 교육하였다. 이후 환자는 무작위하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 양성자 펌프 억제제 비투여군과 투여군으로 분류하였다. 비투여군은 약물 치료 없이 생활 및 식습관 교정만을 시행하였고, 투여군에게는 하루 한차례 아침식사 30분 전 일라프라졸 20 mg(NoltecⓇ 2정)을 8주간 경구 복용하도록 하였다. 확인된 만성 부비동염에 대해서는 추가로 다른 약물을 처방하지 않았다. 환자는 8 주간의 치료 종료 후 RSI와 SNOT-20 설문지를 시행하였으며, 동일한 검사자가 일관되게 RFS와 Lund-Kennedy 내시경 점수를 평가하였다. 검사자의 선입견을 최소화하도록 치료 전 RFS와 Lund-Kennedy 내시경 점수 결과를 진료기록과는 별도로 기록하여 기존의 점수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치료 후 검사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비투여군과 투여군의 비교는 SPSS version 12.0(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두 군 간에 치료 전 나이, 성별, RSI, RFS, SNOT-20, 그리고 Lund-Kennedy 내시경 점수에 차이가 있는지 독립표본 t 검정을 통해 비교하였으며, 각 군에서 치료 전과 치료 후의 호전 여부에 대해 대응표본 t 검정을 통해 비교하였다. p-value가 0.05 이하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정의하였다.
결 과
전체 164명의 대상 환자는 여자 110명, 남자 54명으로 여자가 많았다. 평균 나이 48.8세(18~78세)였으며, 무작위적으로 양성자 펌프 억제제 비투여군 72명, 투여군 92명으로 배정되었다. 두 군 간에 성비와 연령 분포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3).
총 164명의 환자에서 치료 전에 평가한 RSI는 평균 20.5±6.6점(10~41)이었다. 개별 항목 중 ‘목구멍에 이물감’이 평균 3.5점으로 가장 높았고, ‘목청을 가다듬는다’, ‘기침’, 그리고 ‘쉰 목소리’ 등의 순서였다. RFS는 평균 12.4±2.7점(7~18)으로 후두 발적이 2.6점이었고 성대 부종이 2.0점이었다. 치료 전 평가한 SNOT-20은 평균 33.6±15.4점(2~73), Lund-Kennedy 내시경 점수는 평균 4.2±1.2점(2~8)이었다. 양성자 펌프 억제제 비투여군과 투여군 간에 각각의 점수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3).
8주간의 치료 전과 후를 비교하였을 때, RSI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 투여군에서 20.6±7.2에서 치료 후 16.3±8.3으로 감소하였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2). 비투여군에서도 20.4±5.8에서 20.2±5.6으로 감소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784)(Fig. 1A). RFS는 투여군에서 치료 전 12.5±2.9에서 치료 후 11.2±3.3으로 감소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비투여군에서 역시 12.2±2.6에서 11.4±2.2로 감소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19)(Fig. 1B). 만성 비부비동염에 대해 평가한 SNOT-20은 양성자 펌프 억제제 투여군에서 치료 전 32.4±17.3에서 치료 후 27.6±17.9로 호전되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p=0.005), 비투여군에서는 35.0±12.6에서 33.9±9.9로 감소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374)(Fig. 2A). Lund-Kennedy 내시경 점수는 투여군에서 4.1±1.4에서 3.6±1.5로 호전되었으며(p<0.001), 비투여군에서는 4.3±1.1에서 4.4±0.9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711)(Fig. 2B).
고 찰
인후두 역류증은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신경성 또는 건강염려증 등으로 간과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인후두 역류증과 다양한 상기도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인후두 역류증에 대한 이해와 인지의 필요성이 증가하였다[15-17]. 최근 연구에서 인후두 역류증과 만성 비부비동염의 연관성에 대해 보고된 바 있다[18,19].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에서 인후두 역류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가 있으며[9], Ozmen 등[8]의 연구에서는 수소이온농도지수 측정검사(pH-metry)를 시행하여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의 88%에서 역류를 관찰함으로써 정상 환자의 55%보다 더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만성 비부비동염과 인후두 역류증의 유병률이 둘 다 높기 때문에 두 가지 질병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만성 비부비동염과 인후두 역류증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20].
인후두 역류증이 어떻게 비부비동 점막의 손상을 일으키는 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하다. 인후두 역류증과 만성 비부비동염의 연관성에 대한 몇몇 가설이 제시된 바 있다. 첫 번째는 비점막이 역류된 위 내용물에 직접 접촉하게 되면서, 점막의 염증과 점액섬모 운동의 저하를 유발하여, 그 결과 부비동 입구의 폐쇄 및 비점막의 반복적인 염증을 유발한다는 이론이다[21-24]. pH의 변화가 호흡 점막의 섬모 운동과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알려진 바 있으며[25], 위산과 더불어 펩신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는 점막 손상의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26]. 두 번째는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으로 부비강 점막의 종창과 염증이 유발되며, 이로 인해 부비동 입구가 막힌다는 가설이다[27,28]. Wong 등[29]은 정상인에서 염산이 하부 식도에 접촉함으로써 비점액의 증가, 비증상 점수의 증가, 최고흡기 유속의 감소를 보고한 바 있다. 마지막 가설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H. pylori)의 직접적인 영향이다. Koc 등[30]은 비용 조직에서 H. pylori의 존재를 관찰한 바 있으며, Morinaka 등[31]의 연구에서는 만성 비부비동염과 인후두 역류증이 있는 환자의 비점막에서 중합효소 연쇄 반응을 통해 H. pylori를 증명한 바 있다.
인후두 역류증에서 동반된 만성 비부비동염에 대해 양성자 펌프 억제제 치료에 따른 비증상의 호전 여부를 조사한 연구들이 있다[32,33]. 가장 최근에 발표된 Anzic´ 등[32]의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를 통해 인후두 역류증이 동반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60명에서 오메프라졸 20 mg을 8주간 치료하여 내시경 점수와, 주관적 설문지로 평가한 증상 점수 모두에서 유의한 증상 호전을 보고한 바 있다. DiBaise 등[34]도 만성 비부비동염과 인후두 역류증이 있는 환자들에서 오메프라졸 20 mg을 하루 두 번 12주간 치료하여 비증상의 호전을 보고한 바 있으며, Pincus 등[35]의 연구에서는 난치성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30명 중 25명에서 인후두 역류증을 증명하였으며, 이들에 대해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치료하여 15명 중 14명에서 비증상의 호전을 보인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8주간의 일라프라졸 20 mg 치료에 대해서, 만성 비부비동염에서의 주관적 증상을 평가한 SNOT-20, 그리고 객관적 내시경 점수인 Lund-Kennedy 내시경 점수에서 모두 유의한 호전을 보였다. 최근 발표된 메타 분석 논문에서는 12개의 논문들을 통해 만성 비부비동염, 특히 임상적으로 난치성의 만성 비부비동염에서 인후두 역류증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였으며, 인후두 역류증에 대한 치료가 만성 비부비동염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36]. 하지만 포함된 연구의 수가 적고, 약물 종류 및 투약 방법 등이 다르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본 연구는 위약 투약 대조군의 연구 결과가 없다는 점에서, 약물 치료 이후의 증상 호전이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효과만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만성 비부비동염과 인후두 역류증에 대해 주관적 증상을 평가한 설문지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내시경 소견을 측정함으로써,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장기 치료가 위약에 대비한 효과는 증명하지 못하였지만, 만성 비부비동염의 주관적, 객관적 증상 모두를 호전시킨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장기 사용 시 부작용으로 감염(폐렴, 장염), 신장 이상, 골다공증 등이 알려져 있으나[37,38], 본 연구에서 그러한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는 없었다. 또한 좀 더 검증된 객관적 검사인 24시간 이중 탐침 산도 검사 등을 통해 인후두 역류증을 진단하지 않았다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24시간 이 중 탐침 산도 검사는 침습적이라는 단점이 있다[39]. 본 연구에서는 이에 RSI와 RFS를 인후두 역류증의 진단에 사용하였다. Belafsky 등[10,11,40]이 인후두 역류로 인한 증상과 후두내시경 소견을 점수화하여 제시한 RSI와 RFS는 인후두 역류 질환의 진단과 치료 후 추적관찰에 효과적인 방법이며, RSI는 13이상, RFS는 7 이상이 유의하게 증가된 수치이며 이 자체가 인후두 역류증의 진단 기준은 아니지만 인후두 역류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인정되고 있다[39,41]. 2011년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발표한 표준진료지침에도 후두내시경을 시행하여 RFS가 7점 이상일 때 인후두 역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