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격 후벽부에서 기원한 신경초종 1예
A Case of Schwannoma Originated from the Posterior Nasal Sep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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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chwannomas are slow-growing, benign neurogenic tumors arising from the sheath of myelinated nerve fibers. They usually occur in the head and neck region. Only 4% of schwannomas found in the head and neck region originate in the sinonasal tract. Schwannoma of the nasal septum is rarer, and only few cases have been previously reported in the literature. We experienced a rare case of the schwannoma of the posterior nasal septum in a 71-year-old woman. She was treated successfully by transnasal endoscopic surgery. No recurrence was detected within 18 months follow-up period.
서 론
신경초종은 모든 뇌신경, 척수신경 및 말초신경 등 신경초로 덮여있는 어떤 신경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양성 종양으로 1910년 Verocay [1]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신경초세포가 분포하는 신경이면 어떤 신경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시각신경과 후각신경에는 신경초세포층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는다[2]. 전체 신경초종의 약 25~40%가 두경부의 신경조직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이 전정신경에서 기원한다. 그 외에 혀, 인두, 입술, 연구개, 비강 및 부비동 등에서 드물게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3]. 비강과 부비동에서는 사골동, 상악동, 비강, 접형동 순으로 발생하고, 특히 비중격에서 기원한 신경초종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4].
저자들은 71세 여자 환자의 우측 비중격 후벽부에서 발생한 신경초종 1예를 치험하여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1세 여자 환자가 수년 전부터 나타난 코안의 건조감을 주소로 개인 의원을 경유하여 우측 비강 내 용종이 관찰된다는 소견서를 가지고 본원 외래를 방문하였다. 간헐적인 우측 비폐색 이외에는 동반되는 다른 코 증상은 없었고 고지혈증 약물치료 외에 특이 과거력은 없었다. 비내시경 검사상 우측 하비갑개와 비중격 사이에 약 3.0×2.0 cm 크기의 표면이 매끄럽고 주변과 경계가 구별되는 종물이 관찰되었으며(Fig. 1A), 종물은 비중격 후벽부에서 기시하였고 비갑개 및 비강 기저부와의 유착은 없었다(Fig. 1B). 부비동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우측 비강 및 사골동에 걸쳐 3.2×2.1 cm 크기의 종물이 관찰되었고(Fig. 2A), 비중격의 변형은 없었으나 우측 상악동 내측벽의 골재형성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B). 이전 영상검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10년 전 본원의 타과에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 촬영에서도 2.4×1.5 cm 크기의 우측 비강 종물이 관찰되었고(Fig. 3), 마찬가지로 4년 전 본원의 타과에서 시행한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도 같은 위치에 2.9×1.9 cm 크기의 우측 비강 종물이 존재하였던 것을 확인하였다(Fig. 2C).
이학적 검사와 영상 검사상 혈관성 종물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사료되어 외래에서 펀치생검을 시행하였다. 조직 검사에서 신경초종으로 진단되어 전신마취하에 비내시경 하 종물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황색의 매끈한 표면의 종괴가 우측 비중격 후방부에서 기시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기저부는 골막과 큰 무리 없이 잘 박리되었다. 종물은 상비갑개, 중비갑개 및 하비갑개를 우측으로 편위시키고 압박으로 인한 변형은 확인되었으나 주변의 점막 및 골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종물을 완전히 절제한 뒤 수술을 종료하였다. 최종 병리조직 검사상 검체는 방추형 세포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세포밀도가 높고 정연하게 배열되어있는 Antoni A 구역과 상대적으로 세포밀도가 낮고 점액성 간질을 보이는 Antoni B 구역이 번갈아 가며 배열된 양상을 보였다(Fig. 4A). 또한 크고 불규칙하게 자리 잡은 혈관들의 초자양화(hyalinization)가 관찰되었다. 면역조직화학염색상 종양세포는 S-100 단백에 양성 소견을 보여 신경초종으로 진단되었다(Fig. 4B). 수술 후 18개월까지 합병증 및 재발 소견 없이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Fig. 5).
고 찰
신경초종은 말초신경의 신경초세포에서 기원하고 말이집신경이 분포하는 곳에 발생하지만 비강 내에서 발병하는 임상 증례는 드물고, 특히 비중격에서 기원한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1943년 Bogdasarian과 Stout [5]가 신경초종이 비중격에 발생한 경우를 처음으로 기술하였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34예 정도 보고되었다[6,7].
비강과 부비동에서 신경초종은 삼차신경의 눈신경이나 위턱신경 및 자율신경에서 기원한다[2]. 비중격의 신경지배 중 일반 감각은 눈신경의 가지인 앞벌집신경(anterior ethmoidal nerve) 및 뒤벌집신경(posterior ethmoidal nerve)과 위턱신경의 가지인 코입천장신경(nasopalatine nerve)이 분포한다. 앞벌집신경은 코중격의 앞쪽에 분포하고 뒤벌집신경은 없는 경우가 있으며 있을 때는 나비굴 앞쪽 코중격에 분포한다. 코입천장신경은 나비굴 아래쪽에서 앞니 구멍을 향하여 달리며 코중격 대부분에 분포하는 가지를 낸다. 비중격 신경초종의 기원 신경은 큰입천장신경(greater palatine nerve)을 통해 비중격에 이르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비중격의 감각신경인 앞 및 뒤벌집신경과 후방부의 코입천장신경이 있다. 본 증례의 경우는 비중격 후벽부에 신경초종이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뒤벌집신경이나 코입천장신경 기원의 신경초종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종양의 발생기전은 상피세포의 증식에 의한 비만세포의 증가 및 신경의 손상이나 자극으로 인한 이차적인 발생 등의 가설이 제시되었으나 아직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8]. 주로 단발성 국소 종양의 형태로 나타나고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며,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8,9]. 비중격 내에 발생한 경우는 매우 드물며, 국내에서는 3예가 보고되었다[2]. 2017년 Min 등[10]은 국외에서 보고된 비중격에서 발생한 신경초종 31개의 증례 분석을 통해 3개월부터 82세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였고 평균 발병 나이는 42.48세이며 성별의 편차는 없었고, 발생 위치는 양측 비중격에서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본 증례의 환자에서도 같은 영상검사는 아니었지만 해부학적으로 비슷한 위치에서 측정한 비강 종양의 크기 변화를 고려하였을 때, 10년 동안 우측 비강 종양의 크기는 2.4×1.5 cm 크기에서 내원 당시 3.2×2.1 cm 크기로 매우 천천히 자라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경초종은 신경초에서 기원하지만 그 내부에 신경구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신경학적 증상 없이 무통성의 종괴를 보이다가, 서서히 커지면서 압박에 의한 통증, 비폐색, 비루, 후각이상, 두통 등을 호소할 수 있다[2,11]. 또한 비부비동이나 안와를 침범하게 되면 안면 부종이나 안구돌출이 발생할 수 있다[12]. 본 환자의 경우 비폐색과 비강의 건조감 이외에는 특이적인 코와 관련된 증상은 없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매우 천천히 자라고 있었다.
이학적 검사상 신경초종은 일반적으로 피막에 잘 싸여져 있고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어 일반적인 비강 내의 용종, 혈관성 종물, 흑색종 및 후각 신경모세포종 등과 감별이 쉽지 않다[2]. 신경초종이 비부비동에 발생한 경우에 점액류, 교종, 유두종, 비강신경세포종, 육종 및 림프종 등을 감별해야 하며, 비중격에 발생한 경우에는 신경섬유종과 감별이 중요하다[13]. 특히 신경섬유종과의 감별이 필요한데 신경초종은 신경섬유 내 원심성 분포를 보이고 단발성이며 피막으로 잘 덮여있고 악성화가 거의 없으며 종종 통증을 수반하는 반면, 신경섬유종은 신경섬유 내 구심성 분포를 보이고 다발성이며 피막이 없고 악성화가 가능하며 대개는 무증상이다[9].
영상학적으로 전산화단층촬영시 종물 내 주변 낭성 조직과 구분되는 부분적인 고밀도 조영증강을 보인다. 자기공명영상 촬영에서 T1 강조영상의 경우 등밀도 또는 저밀도 종괴를 보이고, T2 강조영상은 다양한 신호강도를 나타낸다[2]. 자기공명 T1 강조영상에서 세포밀집도의 차이로 Antoni A 구역은 고밀도 음영을, Antoni B 구역은 저밀도 음영을 보이며 Antoni B 구역이나 혼합형이 많기 때문에 자기공명 T1 영상에서 저밀도나 등밀도 음영을 보이게 된다[14].
임상증상, 방사선학적 검사, 흡인세포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되지만 확진은 병리조직검사에 의한다. 병리학적으로 신경초종은 Antoni A 구역과 Antoni B 구역이 번갈아 가며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2]. Antoni A 구역은 Verocay bod와 함께 핵이 책상 배열(palisading pattern)을 이루고 주위 조직과 잘 배열되어있는 것이 특징이고, Antoni B 구역은 낭종성 변화나 출혈성 괴사를 동반하고 조직의 간질이 엉성한 형태이다[2]. S-100 단백은 신경능선세포표지자로 면역조직화학검사상 양성일 경우 신경초세포와 멜라닌세포에서 유래함을 의미하므로 신경초종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15].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신경초종과는 다르게 비강 내에 발생한 경우에는 비강 점막에 분포하는 자율신경섬유에는 신경초가 결여되어 있어 섬유성 피막 형성이 없고 과다세포성을 가지고 있다[12]. 본 증례에서는 신경초종의 전형적인 조직소견을 보였고, S-100 단백에 강한 양성소견을 보였다.
신경초종은 방사선에 저항이 있어 치료는 수술적 완전절제이다[2]. 병변의 크기와 범위에 따라 비내시경 수술, 외비절개, 안면중앙부노출술, Caldwell-Luc 접근법 등을 사용할 수 있으나 종물이 매우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물의 크기와 위치에 상관없이 비내시경 수술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10]. 수술적 치료 시 피막을 완전히 제거하면 재발 가능성은 낮아진다. 두경부 영역에서 재발률을 약 8.6%로 보고되었고 악성화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비중격에 발생한 신경초종의 경우 비특이적인 임상 증상과 다양한 영상학적 소견을 나타내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에 수술적인 절제가 원칙이며, 양성종양이므로 종물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충분하고 좋은 예후를 보이나 드물게 재발하는 경우도 있고, 매우 드물게는 악성화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리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