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이물이 외이도 내에 들어오게 되면 환자는 심한 자각증상으로 인해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게 된다. 주로 소아에서 많이 발생되며, 응급실을 방문하는 이비인후과 질환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1,2]. 외이도 이물의 종류는 생물성과 무생물성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흡습성-비흡습성, 부드러운-딱딱한 등의 기준으로도 나뉠 수 있다[3]. 외이도 이물질 제거는 생각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잡기 쉬운 부드러운 이물질인 경우에는 제거하기 쉽지만, 외이도의 골부는 연골 부분에 비해 민감하기 때문에 기구 조작 및 이물 제거가 힘들며, 이물을 제거하는 도중 기구에 의해 고막과 외이도에 손상을 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입원, 수술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기에 신중히 제거해야 한다.
대상 및 방법
2011년 1월 1일부터 2016년 8월 31일까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에서 외래 및 응급실을 경유하여 방문한 환자들 중 외이도 이물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환자 170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연령으로는 1세부터 83세까지였고, 평균 연령은 28.9세였다. 남자 89명, 여자 81명으로 성비는 1.1:1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10세가 58명(34.1%), 11~20세가 19명(11.1%), 21~30세가 22명(12.9%), 31~40세가 11명(6.4%), 41~50세가 19명(11.1%), 51~60세가 21명(12.3%), 61~70세가 14명(8.2%), 71~80세가 5명(2.9%), 80세 이상이 1명(0.5%)이었다(Table 1)(Institutional Review Board No. 2017-09-034).
결 과
외이도 이물 환자 170명 중, 응급실로 내원한 경우는 130명(76.5%), 외래로 내원한 경우는 40명(23.5%)이었다(Table1). 연령대별로 응급실 및 외래로 내원한 경우를 살펴보면 10세 이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외이도 이물 환자 분포를 나타내었으며 71세 이후부터는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Table 1).
외이도 이물의 종류는 13가지가 발견되었다. 구슬, 귀걸이, 귀마개, 면봉솜, 벌레, 비누, 머리카락, 연필심, 음식, 장난감, 종이, 지우개, 모래였다(Table 2).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한 외이도 이물은 벌레였고, 그 다음으로 면봉솜, 구슬 순으로 이어졌다.
연령대별로 가장 빈도가 높은 이물은 1~10세에서 구슬, 11~20세에서 벌레, 21~30세에서 벌레, 귀걸이, 31~40세에서 면봉솜, 41~50세에서 벌레, 51~60세에서 벌레, 61~70세에서 면봉솜, 71~80세에서 벌레, 80세 이상에서 벌레였다(Table 2).
외이도 이물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거되었다. 이세척, 흡입, 그리고 수술 현미경 도움 없이 혹은 수술 현미경하 기구 조작으로 제거되었다(Fig. 1). 케타민 근육 주사를 사용한 경우는 1건이었으며 6세 소아였다. 전신마취하에 제거한 경우는 2건 있었으며, 두 명 모두 4세 소아였고, 외이도 이물 종류는 고무 찰흙과 고막에 접촉해 있는 장난감이었다.
외이도 이물 제거 후 합병증으로 외이도 손상과 고막 천공이 있었다. 외이도에 손상이 있은 경우는 8명이었다. 그중 6명은 벌레, 1명은 구슬, 그리고 1명은 끝이 예리한 귀걸이 이물이었다. 고막 천공이 있었던 경우는 2명이었으며, 이 중 1명은 벌레 그리고 1명은 양끝이 예리한 장난감이었다(Table 3). 외이도 이물 종류 중 벌레는 48건이 있었고 벌레 제거 중에 7건(14.5%)이 이물 제거 중에 외이도 혹은 고막 손상을 입었다. 그리고 외이도에 벌레가 발견되어 벌레를 제거하였으나, 5일 뒤 그 벌레의 알이 부화된 것이 발견되어 외래에 재방문하여, 아세트산 용액으로 세척하여 치료한 1예가 있었다(Fig. 2).
외이도 이물을 주소로 본원에 내원한 170명의 환자 중 타 병원을 방문 후 의뢰 받아 온 환자는 27명(15.9%)이었고, 본원으로 바로 방문한 환자는 143명(84.1%)이었다. 합병증이 발생한 빈도를 살펴보면, 본원으로 바로 내원한 경우 143명 중 7명(4.8%)에서 합병증이 발생하였고, 타 병원에서 의뢰받은 경우는 17명 중 3명(11.1%)에서 합병증이 있었다.
고 찰
외이도 이물 분류 방법은 생물성-무생물성, 흡습성-비흡성, 딱딱한-부드러운 등 외이도의 성상으로 분류하기도 하고[3], 제거하기 용이한 이물과 용이하지 않은 이물을 구분하여 둥글고 딱딱한-불규칙하고 부드러운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5].
외이도 이물은 어느 연령층에서도 볼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10세 이하 연령대가 34.1%로 가장 많았고, 응급실로 방문한 경우도 25.2%로 가장 많았다. 11~70세에서는 비율이 6.4~11.1%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는 외이도 이물의 가장 흔한 연령층이 소아인 것으로 보고하는 문헌[4,6,7]과는 비슷하나, Suh [8]는 21~30세의 연령층에서 28.5%로, Park 등[9]의 20대 연령층에서 24.2%로 가장 많았다는 보고와는 차이가 있었다. Suh [8]와 Park 등[9]의 문헌 연구 기간은 1980년대로, 본 연구 기간과는 30년이라는 차이가 있으며, 그동안의 이비인후과적 의료 상황, 응급실 접근성, 소아 질환에 대한 보호자의 관심 등의 차이로 호발 연령층이 다르다고 여겨진다.
소아에서 외이도 이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소아가 호기심이 많아서 이물을 의도적으로 집어넣기 때문이다[1]. 성인에서는 소아와 달리 벌레와 면봉솜이 많이 발견되었으며, 벌레류는 작은 구멍에 들어가기 좋아하는 벌레의 특성 때문에 비의도적으로 들어간 것이며, 면봉솜은 외이도를 청소하다가 사고로 들어간 것으로 병력청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물의 종류에는 벌레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면봉솜, 구슬 순서로 많았다. 벌레는 특히 여름철 6월부터 9월까지 발생 빈도가 높은데, 이는 여름철에 환자들이 야외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고, 여름철에 벌레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덥고 습한 기후에서 벌레가 외이도 이물로 많이 발견된다고 보고되고 있다[2]. 이는 과거 국내 문헌[8-10]에서의 벌레류가 가장 많은 것과 비슷하였다. 그러나 외이도 이물의 종류를 본 연구와 비교해 보면 과거 국내 문헌[8-11]에서는 콩, 팥, 벼이삭, 풀잎, 과일 씨앗 등 식물성 이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외이도 이물 제거 시 성공적인 제거 및 합병증과 연관된 인자로는 이물의 위치, 제거를 시도하기 전에 합병증이 있었는지 여부와 제거 시도 횟수를 들 수 있으며[5] 나이, 이물의 종류, 이물이 머무른 시간과 진정제 사용 여부와는 연관이 없다는 보고가 있다[12]. 그리고 Ansley [13]는 환아 연령층에서 합병증 없이 성공적인 이물 제거를 위해서는 환아를 충분히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면서, 적절한 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외이도 이물 제거는 이 세척, 흡입, 그리고 기구 조작 즉, 엘리게이터 포셉, 큐렛, 픽, 베요넷 포셉 등을 사용하고 이경 혹은 수술 현미경의 도움으로 이물을 확대해서 직접 보면서 제거한다[14]. 외이도 이물 중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벌레는 생물성 이물이기에 제거하기 이전에 죽여야 환자가 고통 없이, 후유증 없이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용제를 사용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있어 왔고, 소독용 에탄올이 병원 내에서 구하기 쉽고 살충 효과도 좋기에 소독용 에탄올을 사용하거나, 리도케인 혹은 미네랄 오일도 추천된다. 그리고 식물성 이물인 콩의 경우 습기로 이물이 불어 있어 압박감과 이충만감을 만들 수 있어 알코올로 탈수하여 제거하는 것이 좋다[15,16].
외이도 이물 중 딱딱하고 둥근 이물은 제거가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들이 구슬이나 둥근 장난감을 귀에 넣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제거에 곤란을 겪게 된다. 흔히 픽이나 엘리게이터 포셉을 이용하여 제거하지만, 표면이 매끄럽고 잘 잡히지 않아서 무리하게 조작하다가 외이도에 손상을 입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Kim [17]은 15 G 척추 바늘 끝에 지우개 조각을 부착시킨 뒤 미량의 순간 접착체를 이용해 외이도 이물을 제거해 내는 방법을 보고하였다.
외이도 이물 제거 후 합병증으로는 이절, 습진, 외이도 손상과 고막 손상, 만성중이염, 급성중이염, 이용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11]. 본 연구에서는 외이도 손상과 고막 손상이 있었고, 발생 빈도는 외이도 손상이 8건(4.7%) 고막 손상이 2건(1.1%)으로 다른 문헌에서의 4.5~16.3%, 0.9~5.3%와 비교하여 비교적 빈도는 낮은 편에 속했다[1,2,15]. 외국의 연구와 비교하여 본원에서 외이도 및 고막 손상 빈도가 적은 것은 외이도 이물 환자가 방문했을 때 이비인후과 전공의 혹은 전문의가 직접 다 제거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외이도 이물 제거는 이물의 종류와 응급실 내원 이전에 제거 시도 여부에 따라서 성공률이 다르며, 제거 방법도 차이가 난다. 단단하여 잡기 힘든 이물보다는, 부드럽게 잘 잡을 수 있는 이물이 제거하기 쉬우며, 이경으로 제거하는 것보다는 현미경하에서 제거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양끝이 날카로운 이물은 수술 현미경하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5,12]. Thompson 등[5]은 외이도 이물 제거를 위해서 시도한 뒤 실패하여 3차 의료기관으로 전원된 경우에서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타 의원에서 제거 시도 하였다가 본원으로 내원한 경우(11.1%)가 본원으로 바로 내원한 경우(4.8%)보다 합병증 발생률이 높았다. 되도록 숙련의인 이비인후과 의사가 바로 의뢰받아서 제거하는 것이 추천된다[6,13].
본원에서 전신마취를 통해 이물을 제거한 경우는 2명(1.1%)이었으며, 이물질은 각각 고무찰흙과 장난감이었고 두 명 다 4세 소아였다. 고무찰흙인 경우 제거 시 시간이 많이 요구되며, 장난감인 경우 외이도의 2번째 굴곡을 넘어 고막과 접하고 있는 경우는 제거 시 통증이 심하므로 소아인 경우는 전신마취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전신마취하에 이물을 제거하는 경우는 타 문헌에서 8.6~17.3%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와 마찬가지로 소아의 비율이 높았다[2,4]. 소아는 협조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전신마취를 한 뒤 제거하는 경우가 많고[18], 성인 중에도 외이도가 통증에 아주 예민한 환자이거나, 여러 번의 시도를 견딜 수 없는 경우에는 전신마취하에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전신마취하에 이물을 제거하게 되면 외래에서 제거하는 것에 비해 2~10배 이상의 진료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전신마취의 위험성 등이 있다[5]. 전신마취 외에도 기도삽관을 하지 않고 마스크 흡입마취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물 제거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경우에 이용되며, 이물 제거 후 회복 시간도 짧으며 수 시간 내에 귀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19].
본원에서는 소아 환자인 경우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보호자의 무릎 위에 환자를 앉힌 뒤 치료자나 제2 보호자가 환아의 머리가 움직이지 않게 잡고, 담당의가 이물을 제거하였다. 사전에 환자에게 갑자기 머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를 안락한 자세에 있게 하고, 안심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협조가 되는 환아인 경우 외이도에 국소 마취제를 주사하여 통증 없이 제거가 가능하다. 본원에서는 협조가 되지 않는 환아의 경우 케타민을 근주한 뒤 제거한 경우도 1예가 있었다. 케타민은 의식이 깨어 있는 정도의 진정 효과를 내기에 상기도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통증 조절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으며, 근주가 가능해서 소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20]. 외이도 이물 제거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기에 케타민 근주로 진정시키는 것이 전신마취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소아가 환아인 경우 복수 이물이 다른 곳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므로 외이도에서 이물을 제거한 후에도, 반드시 반대편 귀와 코에서 이물질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16]. 대부분 외이도 이물이 성공적으로, 합병증 없이 제거된 경우는 더이상의 외래 관찰이 불필요하지만 산란기에 있는 벌레는 외이도 내에 알을 남길 수 있기에, 생물성 이물은 육안으로 외이도에서 제거해 낸 이후에도 세심한 이학적 검사와 철저한 세척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에서도 환아에서 외이도에 벌레가 발견되어 벌레를 성공적으로 제거하였으나, 수 일 뒤 그 벌레의 알이 부화된 것이 발견되었고, 아세트산 용액으로 세척하여 치료한 경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