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이하선 절제술은 주로 이하선에 생긴 종양 제거를 위해 시행하는 술식이다. 이하선 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출혈, 감염, 안면 신경 손상에 따른 안면 근육 마비, 장액종(seroma) 형성, 타액 누공(salivary fistula), Frey 증후군 등이 있으며, 흔한 합병증으로 이하선 주변의 피부 감각 저하가 있다. 피부 감각의 종류에는 약한 접촉 자극도 감지할 수 있는 촉각, 압력을 감지하는 압각, 통증을 감지하는 통각, 높아지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온각, 낮아지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냉각이 있다. 이하선 주변부의 피부 감각은 주로 대이개신경(great auricular nerve)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 이하선 절제술 중 대이개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이개신경 손상이 피부 감각 저하와의 연관성이 크므로 보존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술자도 있으며[2-4], 장기적 추적에 따르면 대이개신경 손상과 피부 감각 저하가 큰 연관성이 없으므로 반드시 보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술자도 있다[5-7]. 본 연구에서는 5가지 피부 감각 중 촉각을 측정하는 기구를 사용하여 이하선 절제술 후 촉각 회복 양상 및 대이개신경 보존 유무에 따른 촉각 회복 차이점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2007~2015년까지 본원에서 이하선 절제술을 시행한 179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이하선 절제술의 피부 절개 방법은 변형 Blair 절개법(modified Blair incision)으로 시행하였으며, 대이개신경의 주신경과 후방분지를 보존하며 진행하였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대이개신경의 주신경 또는 후방분지가 절단되거나 부분적 손상을 받은 환자군이 발생하였으며, 손상을 받지 않은 군과 감각 회복 양상에 대해 비교하였다.
이하선 주변부의 피부 감각은 이륜 상부(superior helix), 이수(lobule), 이주(tragus), 이개전 부위(preauricular area), 이개하 부위(infraauricular area), 이개후 부위(postauricular area) 6군데(Fig. 1)에서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 Stoelting Co., Wood Dale, IL, USA)를 사용하여 수술 전 및 수술 후 1주,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총 6차례를 측정하였다. 이하선 절제 수술 후 12개월까지 6차례의 측정이 모두 이루어진 52명의 환자를 최종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수술 후 12개월까지 추적되지 않았거나, 예정된 시기에 모두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127명은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는 20개의 탐침(probes)으로 최저 1.65에서 최고 6.65까지 20단계로 촉각의 최저 역치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이다(Fig. 2). 이를 이용하여 각 부위의 촉각 최저 역치를 측정하였는데, 최저치인 1.65 탐침을 시작으로 한 단계씩 높여가며 시행하였으며, 환자의 피부에 탐침의 섬유가 휘어지는 정도의 힘을 주며 긁었을 때 촉각을 최초로 느낄 수 있는 탐침의 역치값을 측정하였다.
촉각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대이개신경 보존 여부, 수술 종류, 조직학적 진단 등을 확인하였다. SPSS 19.0(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통계 작업을 시행하였으며, 이하선 절제술 후 촉각 회복 양상은 일반화 선형 모형(generalized linear model), 대이개신경 보존 유무에 따른 촉각 차이 비교는 두 표본 t 검정(two sample t-test) 통계 분석 방법을 이용하였다.
결 과
최종 연구 대상은 52명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49.7세, 남자가 21명, 여자가 31명이었다. 대이개신경의 주 신경과 후방분지가 보존된 환자가 39명이었으며, 후방분지는 보존되었으나 주 신경의 부분적 손상이 있었던 환자가 3명, 주 신경이 절단된 환자가 10명이었다. 수술은 천엽절제술(superficial parotidectomy)을 시행한 경우가 3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는 다형성종(pleomorphic adenoma), 와틴씨 종양(Warthin’s tumor) 순으로 많았다(Table 1).
이하선 절제술을 시행하기 1주일 전, 수술 후 1주,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총 6차례에 걸쳐 이륜 상부(superior helix), 이수(lobule), 이주(tragus), 이개전 부위(preauricular area), 이개하 부위(infraauricular area), 이개후 부위(postauricular area) 6군데에서 촉각 최저 역치를 측정하였으며, 6군데 모두에서 수술 후 한 달째 역치가 가장 높았으며, 이후 서서히 감소하지만 수술 후 1년이 지나도 수술 전만큼 회복되지는 않는 양상을 보였다(Fig. 3).
대이개신경의 보존 유무에 따른 촉각 회복 양상의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 분석하기 위해 대이개신경을 보존한 군(n=39)과 대이개신경이 절단되거나 부분적 손상이 발생한 군(n=13)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하였다. 이하선 주변 6군데 모두에서 수술 1주일 전과 수술 1년 후의 촉각 역치값의 변화량은 대이개신경을 보존한 군과 보존하지 못한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동일한 방법으로 수술 후 1주부터 6개월까지 두 군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점이 있는지 확인하였으나, 대부분의 경우에서 유의한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Table 3).
고 찰
이하선 절제술 후 감각에는 대이개신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이개신경은 경추신경 중 제 2, 3 경추신경에서 기원하여 흉쇄유돌근을 감싸 돈 후 이하선 하연의 뒤쪽으로 주행한다. 이하선 뒤쪽에서 전방분지와 후방분지로 나뉘게 되고, 전방분지는 이하선 부근 얼굴의 피부 감각을 담당하며, 후방분지는 유양돌기 및 이개, 이수의 피부 감각을 담당한다[1].
이하선 절제 수술을 시행한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수술 부위 주변부의 감각 저하가 발생한 후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 저하가 어떤 양상으로 회복되는지 확인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Porter와 Wood [7]는 1996년에 대이개신경의 보존 유무와 상관없이 이하선 절제술 시행 6개월 후 감각이 거의 회복된다고 보고하였다. Vieira 등[8]은 2002년에 이하선 절제술 후 이점식별검사를 시행하여 연구하였으며, 대이개신경을 보존한 군은 수술 6개월 후 수술 전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대이개신경을 보존하지 않은 군에서는 수술 12개월 후에도 감각 저하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수술 후 한 달째 감각이 가장 떨어진 후 서서히 회복되나 1년이 지나더라도 수술 전만큼의 회복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이하선 절제술 시 대이개신경의 보존 필요성에 대하여 의견이 다양한 상황이다. Brown과 Ord [2]는 1989년에 대이개신경의 보존군과 희생군으로 나누어 후향적 연구를 최초로 시행하였으며, 대이개신경을 보존하는 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감각 저하가 유의하게 적다는 결론을 발표하였다. Yang 등[4]은 2005년에 이하선 절제술 후 1년 후까지도 객관적 검사상에서 감각 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완전 감각 소실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대이개신경을 보존하는 것을 주장하였다. Ryan과 Fee[3]는 2009년에 이하선 절제술 후 4~5년간 추적 관찰한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 절제에 문제가 없다면 대이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Porter와 Wood [7]는 1997년에 대이개신경 보존군과 희생군과의 비교 연구에서 두 군 간의 감각 저하 정도의 차이가 없었으며, 두 군 모두에서 거의 회복되는 양상을 확인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대이개신경의 보존의 불필요함을 주장하였다. Patel 등[6]은 2001년에 이하선 절제술 후 삶의 질에 관하여 설문지를 통해 8가지 항목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대이개신경의 손상이 삶의 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Min 등[5]은 2007년에 수술 1년 후 대이개신경 뒷가지의 보존군과 희생군에서 감각 소실 및 삶의 질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대이개신경을 보존한 군과 손상 받은 군에서 촉각 회복의 양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대이개신경은 이하선 절제술 시 보존하는 것이 어려운 술식은 아니나 추가적인 시간 소요 및 종양과 인접하여 주행할 경우 대이개신경 보존으로 종양의 절제연에 손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보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대이개신경의 손상 후 감각이 회복되는 기전은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피부 감각신경의 부분적 재생, 소후두신경(lesser occipital nerve)의 보조 효과 등이 거론되었다[6]. 대이개신경을 보존하여도 감각 저하가 나타나는 것은 수술 시 견인 등에 따른 신경의 부분적인 혈액 공급 장애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9].
본 연구에서는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를 사용하여 감각 역치값을 확인하였다. 이전에도 2003년 Hui 등[9]이 시행한 연구 및 2009년 Ryan과 Fee [3]가 시행한 연구에서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가 사용된 적이 있었으며,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를 사용하여 감각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검사자에 따른 차이 없이 촉각 역치를 수치화할 수 있으며, 간편하고, 검사 시간이 짧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첫째, 경과 관찰을 한 기간이 1년이었으나 기간이 더 길었다면 감각의 회복이 더 진행됨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둘째, 대이개신경의 손상 유무에 따른 실험군을 무작위에 의한 군으로 나누지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보존된 군과 손상된 군의 환자 수의 차이가 컸다는 점, 셋째, 본 연구에서는 촉각 측정 도구(Touch Test Sensory Evaluator)를 사용하여 촉각 역치만을 측정하였지만 이점 분별력, 온도 감각, 통증 감각 및 삶의 질 등을 같이 측정하였다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하선 절제술 후 촉각은 수술 후 한 달째 역치가 가장 높았으며, 이후 서서히 감소하지만 수술 후 1년이 지나도 수술 전만큼 회복되지는 않는 양상을 보였다. 대이개신경 보존 유무는 촉각 회복 양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