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구강, 인후두 등 두경부 영역은 해부학적, 기능적으로 매우 복잡하여, 두경부암 근치적 수술에 따른 결손의 재건은 여러 임상의들에게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다[1]. 역사적으로 볼 때 유경피판인 대흉근피판이 수술의 용의성 및 피판의 안정성을 내세워 중요한 피판으로 사용되어 왔으나[2], 요측전완근막피판 및 전외대퇴피판, 요골유리피판 등 유리피판 수술이 개발되어 여러 가지 조직결손이 발생하였을 때, 두경부 암환자의 술 후 기능 및 미용적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3-5]. 이를 시행하고자 하는 술자는 피판 제작 및 미세 혈관수술기법 이외에도 두경부의 자세한 해부학적 지식과 기능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겠다[6]. 최근 들어 유리피판을 포함한 두경부 재건수술을 두경부외과의가 직접 수술하는 기관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만족스러운 임상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7]. 저자가 소속된 기관에서도 여러 가지 기관 내 사정에 의해서 두경부외과의가 재건수술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에 약 1년간의 초기경험을 정리하여, 술기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두경부외과의 직접 재건수술 시행의 장점을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최근 6년간 본원에서 두경부 악성종양으로 진단받고, 근치적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 중 유경 혹은 유리피판을 이용한 두경부 재건수술을 받은 환자 73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대상 환자군에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성형외과의가 재건수술을 시행한 31명의 환자(평균 60.02세, 남:여=26:5)와 2015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두경부외과의가 수술을 시행한 42명의 환자(평균 59.35세, 남:여=30:12)가 포함되었다(Table 1). 두경부외과의에 의해 시행된 두경부 재건수술의 경우, 총 42예의 환자에서 유리피판 및 유경피판 재건수술이 한 명의 두경부외과의에 의해 시행되었으며, 성형외과의에 의해 시행된 수술의 경우, 31명의 환자에서 두 명의 성형외과의에 의해 29예의 유리피판과 2예의 대흉근을 이용한 유경피판이 시행되었다. 성형외과의의 경우, 연구진행기간 이전에 30예 이상, 다양한 유리피판을 시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에게서 시행된 유리피판의 종류, 재건의 대상이 된 종양의 원발 부위, 유리피판 재건술에 걸린 수술시간, 연결된 경부의 동맥종류, 유리피판의 실패율, 피판 관련 동반된 합병증, 중환자실 및 병원 재원일 그리고 초진일부터 근치적 수술 시행일 까지의 차이에 대한 분석을 하였다. 통계 처리는 SPSS(version 15.0; SPSS Inc., Chicago, IL,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independent Student t-test, Fisher’s exact test를 시행,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결 과
두경부 재건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군
두경부외과의에 의해 유리피판을 시행 받은 28명의 환자를 원발암의 부위에 따라 분류하면 구강암이 16예로 57.1%를 차지하였으며, 구인두암이 4예(14.2%), 하인두암과 후두암, 타액선암 그리고 상악동암이 각각 2예(7.1%)의 순이었다(Table 2). 2예의 상악동암 환자는 상악절제술 후 경구개의 결손을 재건하기 위하여 유리피판이 시행되었다. 유경피판의 경우 14예의 환자에서, 13예의 대흉근피판과 1예의 광배근피판이 시행되었다. 인두피부루 및 괴사된 기관의 재건을 위해 6예, 고령으로 인해 수술시간 감축을 위해 2예, 유리피판 실패 후 2예, 그리고 술자의 유리피판 시행시기 이전 기간 4예가 시행되었다. 두경부외과의가 사용한 유리피판으로는 전외대퇴피판이 24예로 85.7%를 차지하여 가장 많이 이용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요측전완피판 2예, 요골유리피판 2예가 시행되었다.
성형외과의에 의해 시행된 두경부 재건수술의 경우, 각각의 원발 부위는 이비인후과에서 수술한 환자들과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환자의 나이, 성별에서도 역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1 and 2).
경부의 유리피판 미세 혈관문합 선택의 경우, 두경부외과의는 상갑상동맥 13예, 안면동맥 12예, 설동맥 2예, 그리고 후두동맥 1예에 문합을 시행하였다. 반면 성형외과의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상갑상동맥(27예)을 선택하였으며, 이외에는 안면동맥 1예 및 횡경동맥 1예가 있었다(Table 3).
두경부 재건수술의 수술시간, 합병증, 실패율 및 임상경과
유리피판 재건수술에 소요된 시간은 두경부외과의 경우 209.5±74.6분, 성형외과의의 경우 455.4±105.7분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두경부외과에 의해 시행된 유리피판 재건수술의 소요시간이 적었다(Table 1).
유리피판의 실패는 두경부외과의 경우 28예 중 2예(7.1%)에서, 성형외과의의 경우 29예 중 3예(10.3%)에서 발생하였다. 이외에 피판 관련 주요 합병증은 두경부외과 환자군의 경우, 2예에 피판의 변연 괴사로 인한 재수술을 시행하였다. 공여부 합병증의 경우 1예의 전외대퇴피판 시행환자에서 구획증후군이 발생하여 봉합사를 제거한 이후에 정형외과의에 의해 괴사조직 제거수술을 시행 받았지만, 다행히 기능적인 결손은 발생하지 않았다. 역시 다른 전외대퇴피판 환자에서 공여부 피부괴사가 1예에서 발생하여, 괴사조직 제거 이후, 피부이식을 시행하였다. 성형외과 환자군의 경우, 피판 울혈로 인한 재수술 3예, 골고정 금속판의 골절로 인한 재수술 1예, 혈관 문합부위 주변 혈종으로 인한 재수술 1예가 발생하였으며, 공여부 관련 주요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Table 4).
유리피판 수술 시행 후 중환자실 및 병원 재원기간은 두경부외과의 시행환자군의 경우 각각 1.20±0.92일과 37.18±18.92일로 성형외과의 9.48±7.13일 및 62.50±22.14일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짧았다. 외래추적관찰 중인 환자의 재방문 등을 제외하고, 본원에 초진환자로 내원하여 두경부암 근치적 수술 및 유리피판 재건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조사한 초진일과 수술일의 차이의 경우 역시, 이비인후과에서 수술환자들의 경우 22.70±8.96일로 성형외과의 32.65±12.46일보다 전반적으로 빠른 시일 안에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Table 1).
고 찰
최근의 항암-방사선치료 발전에도 불구하고, 두경부암 치료에 있어서 수술적 절제 및 재건수술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다[8]. 1970년대 초반에 도입된 후, 1980년대에 활성화되기 시작한 유리피판 수술은 술 후 기능이나 외연을 복원하기 위해서, 광범위한 결손부위를 재건하는 표준적인 치료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기술적 발전과 경험의 축적, 그리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대부분의 기관에서 두경부 유리피판 재건수술의 성적은 95%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6]. 그럼에도 미세 혈관문합을 포함하는 유리피판 술식은 두경부암 절제수술을 시작하는 임상의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반면에 두경부외과의는 해부학적 구조 및 생리학적 기능에 대한 친밀성, 적절한 절제범위에 대한 다양한 임상경험, 연결해야 하는 경부의 혈관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직접 재건수술을 시행할 경우, 타과의와 비교하여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질 수 있다. 본원에서는 두경부외과의가 두경부 재건수술을 시행하기 시작하였고, 새로운 술기를 시작하는 임상의의 경우, 초기 수술결과를 자세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술기의 적절성과 안정성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저자들은 본 연구에서 약 1년간의 두경부 재건수술 초기경험을 분석, 기술하고, 술자가 시행한 유리피판 재건수술의 임상적 적절성과 임상결과를 평가, 연구하고자 하였다.
초기 1년 동안 두경부외과의가 시행한 재건수술을 분석하였을 때, 타 문헌보고나 동일 기관의 성형외과의가 시행한 수술에 비교하여 비슷한 정도의 실패율 및 합병증 발생을 보인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7,9], 술자의 재건수술 시행은 적절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또한 수술시간이나 재원기간 등 임상경과에 있어서는 오히려 성형외과의의 결과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은 결과를 보여 두경부외과의 직접 수술의 장점이 확인되었다.
두경부외과의 직접 재건수술을 시행하는 장점 중 가장 대표적인 점은 원발 부위의 삼차원적 구조나 재건해야 하는 영역의 기능을 이미 숙지하고 있으므로, 피판을 도안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된 피판을 삽입하는 과정의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도 수술시간이 두경부외과의의 경우가 유의하게 짧았다. 이외에도 경부혈관의 해부학을 숙지하고 있으며, 경부절제술 및 원발 병소 절제수술을 동시에 경부의 혈관을 미세 문합에 맞게 적절히 준비해 놓을 수 있어서, 이 또한 수술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결과에서 특이한 점 하나는 수술 시 경부의 혈관 선택에 관한 점이다. 성형외과의의 경우, 거의 대부분 상갑상동맥을 선택한 반면, 두경부외과의의 경우,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상갑상동맥을 제외한 안면, 후두, 설동맥을 사용하였다. 물론 상갑상동맥은 두경부 유리피판 재건에 있어서 가장 흔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혈관이다[10]. 하지만 상갑상동맥을 보존해 놓을 수 있다면, 추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피판의 실패나 재발암 수술 시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혈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수의 환자에서 상갑상동맥 이외의 동맥을 사용한 두경부외과의의 직접 재건수술의 또 다른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들의 임상경과를 살펴볼 때, 본 연구결과에 있어서 두경부외과의 직접 수술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중환자실 및 재원기간의 유의한 단축이다. 성형외과의가 수술을 시행한 경우, 진료기관 내에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환자 진료에 있어 중요상황을 의논하여, 결정하는 것이 늦어지면 이는 내과적 합병증 및 내원기간의 증가, 의료비용의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인 수술 후 보조치료요법 지연은 환자 생존율의 차이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두경부외과의의 빠른 판단 및 결정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술일정 결정 과정을 살펴보아도 타과 외래진료를 생략할 수 있으며, 수술일정 조정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성형외과 협진 수술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빠른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론 환자의 만족도 상승 및 최종적인 생존율 상승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겠다. 이는 추후 적절한 장기추적관찰 결과 연구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