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Joo Hyun Woo, MD, PhD, Department of Otorhin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 Gil Hospital, Graduate School of Medicine, Gachon University of Medicine & Science, 1198 Guwol-dong, Namdong-gu, Incheon 405-760,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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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이산화탄소가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게 되면 호흡성 산증, 빈맥, 이상행동, 단기 기억력 저하, 어지럼증, 발작, 혼수, 호흡정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되고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1) 체내 이산화탄소 축적의 원인은 대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상기도 폐쇄, 환기를 위한 근육기능의 감소, 신경전달 이상 및 중추성 호흡감소 등이 있다.2) 이러한 원인에 의해 폐의 환기량이 감소하고 체내 이산화탄소의 정체가 일어나 동맥혈 이산화탄소의 분압이 정상보다 상승되는 것을
"과이산화탄소혈증 호흡부전"이라고 하고, 인지능력 및 신체운동 능력의 저하와 의식변화가 발생한 경우를
"이산화탄소 혼수"라고 한다. 양측 성대마비는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상기도 폐쇄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양측 성대마비는 호흡곤란과 같은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고 굴곡성후두경 또는 70° telescope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되므로 초기에 기관절개술과 같은 기도확보를 위한 시술이 시행된다. 따라서 만성적인 경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어 양측 성대마비 환자에서 기도 확보 후 이산화탄소 혼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보고된 바가 없다. 저자들은 만성적인 호흡곤란을 겪어온 양측 성대마비 환자에서 기관절개술 후 발생한 이산화탄소 혼수를 경험하였기에 임상적 경험을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49세 남자 환자로 2001년 9월 수면 중 발생하는 호흡곤란을 주소로 호흡기내과로 내원하였다. 당시 구음장애, 연구개
마비, 구역반사저하가 관찰되었으며 이후 점차적으로 체위성 진전, 우측 하지 심부건반사 항진 등이 나타났다. 뇌자기공명영상촬영,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근전도검사, 근생검, 수면다원화검사 등을 시행하였지만 우측 무지구근(thena muscle)의 위축 이외에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근육위축가쪽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추정진단 받고 수면시에 자가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서 생활하였다. 낮동안에는 호흡곤란으로 걷기 정도만 가능한 제한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2층 이상 계단을 오르지 못함), 수면시 자가인공호흡기 양압환기에 의한 불편감으로 7년 여 동안 숙면을 취한 적이 없어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가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중에도 감기 증상이 있을 때마다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며 2007년 12월, 2008년 3월, 2009년 1월 세 차례 저산소증 및 의식저하로 기도 삽관 및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였다. 2009년 1월 세 번째 저산소증으로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 후 음성과 기도에 대한 검사를 위해 본과에 의뢰되었다. 경부전산화단층촬영에서 성대마비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굴곡성비인두경 검사에서 발음 중에 연구개 및 양측 인두 외측벽의 운동성이 감소되어 비인강 폐쇄가 이루어지지 않았고(Fig. 1A), 양측 성대가 정중위에 고정되어 있었다(Fig. 1B). 수술 전 동맥혈가스검사상 이산화탄소 저류 상태였다(a)(Table 1).
7남매 중 6번째로, 어머니와 둘째 형은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였고, 환자의 막내 동생도 가족력 평가 후 본과에서 양측성 성대마비로 진단되었다(Fig. 2). 성염색체 관련 유전성 신경병증 감별을 위해 시행한 염색체 검사는 정상이었다.
양측 성대마비 및 구개인두부전 치료를 위해 기관절개술과 우측 레이저 성대절개술 및 괄약근형 인두성형술을 시행하였다. 괄약근형 인두성형술은 기존에 알려진 방법을 사용하였다.3) 후방편도궁(posterior tonsillar pillar)을 구성하는 구개인두근(palatopharyngeous muscle) 피판을 편도의 하극에서부터 상극까지 양측에서 거상하였다. 목젖 뒤의 후인두벽에 수평선의 절개를 가한 후 거상된 피판을 절개면에 서로 겹치게 고정하여 구인두와 비인두 경계를 좁아지게 하였다.
수술 후 약간의 호흡곤란을 호소하여 기관튜브를 통하여 산소 3L를 공급하였다. 수술 후 11시간 뒤 수면 중에 환자가 자발호흡이 없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동맥혈가스검사상 산소 포화도는 정상이었지만, 심각한 과이산화탄소혈증 호흡부전을 보여 이산화탄소 혼수 상태라고 판단하였다(b)(Table 1). 중환자실로 옮겨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였으며 낮 동안에는 압력지지모드를 사용하였지만 수면시에는 자발호흡이 감소하여 압력조절모드를 유지하였다. 수술 후 4병일 째 수면 중에도 호흡 횟수와 동맥혈가스분석검사 수치가 안정화되어(c)(Table 1),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였고 6병일 째 일반병실로 전실하였다. 일반병실로 전실 후 기관튜브 폐쇄 훈련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호흡에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았지만 수면시 동맥혈가스검사가 정상화되지 않아(d)(Table 1) 기관튜브를 유지한 채로 퇴원하였다. 수술 후 30병일 째 기관튜브를 막은 채로 수면 중에 답답한 증상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좌측 성대절개술을 추가로 시행하였으며 2차 수술 후 3일 뒤 기관튜브를 제거하였고 6일 뒤 퇴원하였다. 2차 수술 후 2년 반 동안 외래 추적 관찰하였다. 마지막 관찰시 후성문의 기도가 유지되었고 일상 생활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지 않았다(7층 계단 오르기 가능)(Fig. 3A). 비인강폐쇄가 가능하여 비음이 감소하였으며(Table 2)(Fig. 3B), 수술 후 기식성 음성이 증가하였지만 수술 전, 후의 음성장애지수는 55에서 59로 큰 차이는 없었다. 추후 지속적인 추적 관찰 예정이다.
고찰
폐의 환기는 이산화탄소 분압에 의한 자극으로 일어나고, 신경계는 항상
35~45 mm Hg 정도의 범위에서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PaCO2)을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조절하게 된다. 체내 이산화탄소 분압이 높아지면 분당 환기량과 호흡횟수가 증가하여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4) 반면 이산화탄소의 제거가 원활하지 못해 동맥혈 내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경우를 과이산화탄소 혈증 호흡부전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인지능력 및 신체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의식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를 이산화탄소 혼수라고 한다.5) 이산화탄소 분압이
50~60 mm Hg이면 산염기 불균형 뿐만 아니라 인지능력 및 신체 운동능력(수학계산, 미세운동, 눈과 손의 협조운동)이 저하되고,
70~75 mm Hg이면 의식변화가 유발되며,
100~120 mm Hg이면 경련, 혼수, 호흡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6)
일반적으로 과이산화탄소 혈증 호흡부전의 원인을 크게 폐쇄성 질환(점막부종, 기관지 경련, 사강의 증가, 체내 이산화탄소의 과도한 생산), 환기에 관여하는 근육기능의 감소(전해질 불균형, 영양실조, 장기간의 스테로이드나 칼슘통로차단제의 약물치료, 피로, 근위축), 신경전달로의 기능이상(척수손상, 말초성 신경병증, 신경성 근육질환), 그리고 중추성 호흡노력의 감소(안정제 복용, 갑상선 기능저하증, 뇌간손상)에 따른 폐의 환기기능 저하로 나눌 수 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7)
본 증례는 우측 무지구근 위축, 체위성 진전, 우측 하지 심부건반사 항진, 연구개와 양측 비인두 외측벽의 운동성 감소, 양측성 성대마비 가족력이 있어 뇌신경 9번, 10번 마비, 우측 경추의 신경병증을 동반한 성염색체 관련 진행성 신경성 근육질환을 원인으로 생각하였으나, 근전도, 근생검 검사 및 염색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특이소견이 없어 양측성 성대마비의 정확한 원인질환을 감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경학적 증상과 가족력을 고려할 때 유전성 신경병증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양측성 성대마비 환자는 대부분 급성 호흡곤란을 주된 증상으로 호소하지만, 서서히 진행될 경우 만성적인 환기 부전으로 인해 체내 이산화탄소 정체가 일어나고 이산화탄소에 대한 뇌간의 화학수용기의 감수성이 떨어져 과이산화탄소 혈증과 저산소증이 나타난다.8) 만성적인 환기 부전 상태에서 저산소증은 혈중 이산화탄소 분압을 대신하는 호흡중추의 자극원이 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에 대한 호흡중추의 반응이 회복될 때까지는 환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9) 이런 환자에서 고농도의 산소 치료는 호흡자극을 상실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로인해 혈중 이산화탄소 분압이 급격하게 상승하여 급성 호흡부전과 의식소실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가진 환자에서의 산소공급이 필요한 경우에는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서서히 산소농도를 올리거나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혼합해서 투여해야 한다.10)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산소분압을 높이는 데 비효율적일 수 있고, 이러한 방법 역시 소수에서는 이산화탄소 혼수로 진행하는 위험이 있으므로 비강내 양압환기(nasal positive pressure ventilation)나 기관절개술이 선호된다.11,12)
본 증례에서도 이산화탄소에 대한 호흡중추의 반응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절개술과 우측 성대절개술 시행 후 산소를 공급하였고, 그 결과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짐으로써 유일한 호흡자극이 사라져 급성 호흡부전과 의식소실이 유발되었다. 의식회복 후에도 각성 상태에서는 저산소증에 대한 감지능력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노력으로 자발호흡이 가능하였으나 수면시에는 자발호흡이 사라지면서 인공호흡이 필요하였다.
만성 환기부전 환자에서 기관절개술과 같은 방법으로 기도 폐쇄가 해결된 후 이산화탄소 수용체가 정상적으로 반응하기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며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2~3년까지 보고되고 있다.8,13) 혈중 이산화탄소 분압(PaCO2)과 중탄산염의 농도(HCO3-), 일회호흡량과 호흡횟수가 만성적인 이산화탄소 정체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으므로8) 이 수치들이 회복될 때까지 집중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가 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직접 호흡상태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는 수면중인 환자의 호흡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본 증례도 기관절개술과 우측 성대절개를 시행한 후 30일이 지나서 호흡중추 기능이 회복되어 수면 중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였다. 이후 반대측 성대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하고 기관공을 폐쇄하였으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었다.
이비인후과 의사는 양측 성대마비 환자를 드물지 않게 치료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호흡곤란 증상으로 인해 초기에 양측 성대마비가 진단되어 치료를 받지만 본 증례와 같이 장기간의 증상기간 후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특히 이산화탄소 분압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환자는 호흡곤란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기관절개술을 시행했을 때 이산화탄소 혼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산소공급에 주의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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