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기관지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은 대표적인 제 I 형 과민반응 질환으로 호흡기 점막에 염증세포 침착, 각종 화학매개물질의 증가를 특징으로
한다. 기생충 감염시 특징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산구는 알레르기 후기반응에 관여하며 활성화된 호산구는 major basic protein(MBP),
eosinophil cationic protein(ECP), eosinphil peroxidase(EPO), eosinophil-derived
neurotoxin(EDN) 등의 과립단백질을 분비하여 호흡기 점막을 손상시켜 항원의 침입을 용이하게 하고, 각종 사이토카인, 지질대사물질,
효소 등을 분비하여 평활근의 수축, 점액분비를 촉진시키고 백혈구를 조직으로 이동케하여 국소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을 유지, 강화시켜준다.1)2)
ECP는 16~22 kDa의 분자량을 가진 활성화된 호산구에서 분비되는 강한 세포독성을 가진 화학물질로 면역반응을 조율하고 섬유아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며 호흡기 점액 분비를 유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3)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세포내에 저장되어
생물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의 단백질로 존재하다가 병적 환경에 노출되면 사이토카인 등 각종 조절인자에 의해 활성화되어 세포 외로 배출되어 여러
가지 작용을 하게된다.4) 기관지 천식환자에서 혈청 및 기관지폐세척액에서의 ECP 농도가 증가되어 있고 혈청
ECP가 호흡기 점막의 염증상태를 잘 반영해 주며 호산구수 증가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기관지폐세척액의 ECP는 천식의 증상과 관계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5)6) 알레르기성 비염에서도 ECP가 비즙내에 분비되어
점막의 섬모 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알레르기 반응을 촉진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7)
염증반응의 척도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호산구에서 분비된 ECP가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서 증상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상태이다.
저자들은 알레르기성 비염환자, 비알레르기성 비염환자와 정상 대조군에서 혈중 및 비즙 ECP의 농도를 측정하여 환자의 증상과의 연관성을 알아봄으로써
ECP가 알레르기성 비염의 염증상태 및 증상의 중증도 판정에 유용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1998년 7월부터 1999년 2월까지 대구효성가톨릭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전형적인 알레르기 증상과
피부단자검사 및 MAST(MAST Immunosystem, CA, USA) 검사에서 집먼지 진드기 등의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환자 30명,
비염 증상은 있으나 특정 항원을 찾을 수 없었던 비알레르기성 비염환자 20명, 정상 대조군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는 검사 시행 전 최소 4주간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국소 및 경구용 스테로이드제재의 사용을 하지 않은 경우로 제한하였고, 부비동염,
비중격만곡증, 비용 등 비강 질환이 있는 경우도 제외시켰다.
방 법
증상평가
알레르기성 비염 및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첫 방문한 환자에서 재채기, 코풀기, 비폐색, 비루, 코가려움 등의 5가지 주요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1회 시행하여 증상의 경중을 비증상 일기(nasal symptom diary)를 이용하여 0에서 4까지 5단계로 나누어 점수화 하였다.
다섯가지 증상의 평균치를 대상자의 평균 증상값으로 하였다.
ECP농도의 측정
비즙 ECP는 미세흡입기를 이용하여 비즙을 100 μl 채취한 후 0.01 mol dithiothreitol을 녹인 phosphate buffer
saline(PBS) 900 μl에 녹여 원심분리한 다음 상층액을 20°C에서 냉동 보관하였다. 혈중 ECP농도의 측정은 혈액을 SST(Serum
Separator Tube, Sherwood medical, USA) 시험관에 넣어 혼합한 다음 실온에서 1시간 방치한 후 혈청을 분리하였다.
ECP는 Pharmacia UniCAP ECP-FEIA system(Pharmacia & Upjohn, Sweden)을 이용하여
측정하여 결과가 알레르기성 비염, 비알레르기성 비염 및 정상 대조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 보았으며, 환자의 증상과 말초혈액 호산구수와
연관성을 조사하였다. 말초혈액 호산구는 자동혈구계산기(Cobas Argos 5 differential count, Roche, Swiss)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통계적 처리
세 그룹간의 결과는 SPSS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one way ANOVA법으로 사후검정은 Scheffe법을 이용하였으며, ECP농도와
증상과의 상관관계는 Pearson rank method를 이용하였다. 통계학적 유의수준은 p<0.05로 하였다.
결 과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의 비즙 ECP농도는 832.65±849.6 ng/ml로 비알레르기성 비염군의 173.6±174.0 ng/ml과 정상
대조군의 71.4±102.9 ng/ml에 비해 의미 있게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p<0.001), 혈중 ECP는 각각 19.2±11.1
ng/ml, 27.3±27.7 ng/ml, 10.9±10.3 ng/ml로 세 군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혈중 호산구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465.2±349.6개/μl, 비알레르기성 비염 324.0±291.3개/μl, 정상 대조군 287.3±302.7개/μl으로 세 군간에 통계학적
차이는 없었다(p>0.05).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서 말초 혈액 호산구수와 혈중 ECP 농도 사이에는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r=0.250, p=0.208),
혈중 ECP농도와 비즙 ECP농도간에도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었다(r= 0.250, p=0.893)(Fig. 1).
비염증상을 보인 알레르기성 및 비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서 혈중 ECP농도와 증상과는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나(r=0.144, p=0.439),
비즙 ECP는 알레르기성 비염군에서 증상의 평균값과 유의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r=0.488, p=0.006)(Fig. 2).
고 찰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이 있는 조직에서의 호산구 증가와 활성화는 CD4+ T-helper 세포 및 interleukin-5의 증가, VCAM-1,
ICAM-1 같은 접착분자, RANTES(regulated on activation, ormal T expressed and secreted),
eotaxin같은 화학주성인자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8-10)
ECP는 호산구 과립단백질의 하나로 활성화된 호산구에서 분비되어 세포독성, 기생충독성 및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에 관여한다. 알레르기성 기관지
천식 환자의 질병의 상태와 치료에 대한 반응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비강 유발반응검사 초기 반응에는
호산구 수의 증가만 있고 ECP의 증가는 없으나 후기반응에서 ECP의 증가가 뚜렷이 나타남을 보고하였다.11)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의 대부분에서 비즙 호산구와 ECP가 증가하는 것은 후기 반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저자의 경우도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서 비즙 ECP 치가 비알레르기성 비염 및 정상 대조군에 비해 높게 나타나 알레르기 후기 반응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혈중 ECP 농도가 질병의 정도를 잘 반영해주는 기관지 천식과는 달리 알레르기성 비염에서는 혈중 ECP가 정상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으며 비즙 ECP 만이 비염의 증상과 연관성을 보였다. 혈중 호산구 수 또한 기관지 천식에서 증가하는 것과는 달리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알레르기성 비염 및 정상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표적기관이 비강으로 폐보다 작아 전신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표적기관의 분비물인 비즙에서 ECP가 많이 분비되고 증상의
정도와 유의한 관계를 보인 것은 비즙 ECP가 알레르기성 비염의 염증 반응을 잘 반영해 줌을 알 수 있었다.12)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의 비즙에서 다른 비강 질환을 가진 경우보다 많은 호산구가 존재하고,13) 비즙 ECP가
함께 증가된 것으로 보아 단순히 호산구가 증가할 뿐 아니라 활성화된 호산구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의 비즙 호산구에 대한 결과를 기술하지 않은 것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보이면서 피부단자검사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호산구성 비알레르기성 비염과 혈관활동성 비염 등이 비알레르기성 비염군에 포함되어 단순한 비즙 호산구수의 비교 평가는 곤란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비즙 ECP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재채기, 코풀기, 비폐색, 비루, 코가려움증 등의 증상 평균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생물화학적 영향에 의해 활성화된 호산구에서 분비된 ECP가 비만세포를 활성화시켜 히스타민 등의 화학물질을
배출시키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4)
비염은 재채기, 콧물, 가려움증, 코막힘 등이 주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본 연구에서 비즙 ECP가 특별한 증상 보다는 주요 증상의 평균치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 비즙 ECP가 후기 알레르기 반응에 주로 관여하지만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후기반응과 조기반응이 혼합되어
나타나며 특히 조기반응에 나타나는 증상들이 환자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ECP가 모든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대변할 수 없고,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보이지 않는 만성 비알레르기성 부비동염이나 비용성 부비동염 조직과 비즙에서도 증가하는데
이는 비알레르기성 염증반응에도 호산구의 수가 증가하며 활성화되어 조직변성과 염증성 변화에 관여하기 때문이다.14)
결 론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혈중 ECP는 진단이나 환자의 증상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표적기관인 비강에서 채취된 비즙 ECP가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의 정보를 잘 반영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즙 ECP의 측정은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시 활성화된 호산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단과 치료의 판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비즙검사는 비강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 각종 비염
및 비강 질환의 진단 및 감별진단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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