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내림프액의 생성과 이온성분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와우의 혈관선조(stria vascularis)는 신원(nephron)과 해부학적,
생리학적, 약리학적, 병리학적으로 많은 유사성을 가진다.1)
신원과 혈관선조는 외형적으로는 서로 다르지만
상피구조가 혈관과 근접하여 있으며 기저막이 미세혈관 내피세포에 인접해 있고, 상피세포가 체액 및 전해질의 능동수송(active transport)에
관여하여 체액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 1927년 Alport2)가 신부전을 보이면서 청력감소를 동반한
증례를 보고한 이후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의 청력감소는 적지 않게 관찰되었고, 이독성 약물, 고혈압, 요독증, 수분전해질
불균형, 고지단백질혈증(hyperlipoproteinemia), 삼투압의 불균형, 바이러스 감염, 혈관질환 등이 가능한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3-7)
1966년 Yassin 등8)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의 47.6%에서 어지러움증을 보인다고 발표한 이후 혈액투석
환자들에서의 전정기능 이상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는데 1970년 Yassin 등9)은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으로
인한 전정기관의 과흥분(hyperexcitability)에 의해 전정기능 이상이 생긴다고 보고하였고, 그 이후 Laitakari 등10)은
이독성 약물을 전정기능 이상의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의 전정기능장애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으며,
또한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청력소실과 어지러움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저자들은 혈액투석요법을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청력감소의 빈도 및 정도를 파악하고, 객관적 전정기능변화를 정상 대조군과
비교하여 전정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혈액투석 기간과 청력손실에 따른 전정기능의 변화 정도를 비교하여 전정기능 변화의
주된 병변부위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환자군 및 대조군
1996년 1월부터 1998년 7월까지 단국대학교병원에서 만성신부전으로 혈액투석요법을 시행받는 환자들 중에서 이경소견상 정상이며, 중이염의
과거력이 없고, 소음에 노출된 기왕력이 없으며 두경부의 외상이나 신장 이식, 또한 화학요법을 받지 않았던 35명(70귀)을 대상으로 청력검사와
전정기능검사를 시행하였다. 성별은 남자 20명, 여자 15명이며, 평균연령은 48.4±12.6세였다. 전정기능검사에 대한 대조군은 신장질환의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성별은 남자 14명, 여자 16명, 평균연령은 45.9±15.8세였다(Table 1).
청력검사
청력검사는 방음실(booth)내에서 순음청력검사기(GSI-10)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투석 후 최소한 24시간이 지난 후 검사를 시행하였다.
순음청력검사를 시행하여 회화음역(0.5, 1, 2 kHz) 및 4 kHz에서의 청력치를 평균한 순음평균값(pure tone average)을
구하였으며, Hutchinson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순음평균값이 25 dBHL 이상인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난청으로 정의하였다.11)
전정기능검사
전정기능검사는 온도안진검사와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를 시행하였다. 온도안진검사는
17°C 수돗물을 이용한 단일온도안진검사를
시행하여 최고완서상 안구속도를 측정하였고,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는 정지상태에서 100 도/초2로 가속되어 100도/초의
일정한 속도로 유지되는 dynamic phase와 100도/초2로 감속되어 정지된 상태로 유지되는 stopped phase의 두 가지 phase에서
SCEP(slow cumulative eye position)를 측정하여 평균을 구하였으며, 이를 정상 대조군과 비교, 분석하였다.12)
분석방법
투석기간에 따른 분석은 3년을 기준으로 하였다. 3년 미만인 군은 11명(22귀)으로 평균 투석기간은 2.1±0.8년이었고, 3년 이상인
군은 24명(48귀)으로 평균 투석기간은 4.2±1.7년이었다. 순음평균값 25 dBHL을 기준으로 대상군을 구분한 결과 양측 순음평균값의
평균이 25 dBHL 이상인 군은 10명이었고, 25 dBHL 미만인 군은 25명이었다. 통계학적 유의성의 검증은 혈액투석군과 정상대조군
사이의 전정기능 비교분석 방법으로는 student t-test를, 혈액투석기간에 따른 전정기능의 비교분석 방법으로는 ANOVA test를
이용하였다. p값이 0.05 미만인 경우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값으로 삼았다.
결 과
혈액투석 환자의 난청특징
혈액투석을 받는 35명의 70귀 중 24귀(34.3%)에서 순음평균값 25 dBHL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감소를 보였다. 이 중 1명에서만
양측 귀의 순음평균값 차이가 10 dBHL을 초과하였고 나머지에서는 10 dBHL 이하로 양측성 난청이었다. 이중 40 dBHL 미만의
경도 난청은 18귀(25.7%)에서, 40~60 dBHL 사이의 중등도 난청은 4귀(5.7%)에서, 60 dBHL 이상의 고도 난청은 2귀(2.9%)에서
관찰되었다. 난청을 가진 환자들의 순음청력평균값(24귀)은 38.8±16.2 dBHL 이었고, 전체 70귀의 순음청력평균값은 22.8±14.7
dBHL 이었다(Table 2). 혈액투석기간 3년 미만군(11명)에서는 18.4±7.1 dBHL, 3년 이상군(24명)에서는 24.3±16.4
dBHL로 3년 이상군에서 역치가 증가된 소견을 보였지만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3).
단일온도안진검사의 비교 결과
단일온도안진검사의 결과는 혈액투석군에서는 18.7±10.5 d/sec, 정상대조군에서는 25.3±6.0 d/sec이며,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혈액투석기간 3년 미만군(11명)에서는 20.9±10.0 d/sec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3년
이상군(24명)에서는 17.7±10.7 d/sec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3년 이하군과 3년 이상군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3).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의 비교 결과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에서 측정한 SCEP 평균값은 혈액투석군에서 376.9 ±170.0 degree, 정상대조군에서는 586.3±207.3
degree로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혈액투석 기간을 3년을 기준으로 비교하였을 때, 3년 미만군(11명)에서는 389.3±107.5
degree, 3년 이상군(24명)에서는 371.3±193.9 degree로 두 군 모두 정상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3년 이하군과 3년 이상군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2).
난청의 정도에 따른 전정안반사의 결과
단일온도안진검사 결과와 SCEP 평균값은 25 dBHL 미만군(25명)에서는 각각 22.7±9.7 d/sec, 437.9±140.5 degree였고.
25 dBHL 이상군(10명)에서는 각각 10.2±6.0 d/sec, 224.5±143.0 degree였다. 단일온도안진검사와 SCEP
평균값 모두 25 dBHL 미만군과 이상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4).
고 찰
혈액투석은 만성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중요한 치료로서 매년 그 대상이 증가하고 있다. 혈액투석 환자들에서의 감각신경성난청의 빈도는
9.9%에서 77.1%로 보고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5)13)
본 연구에서는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34.3%에서 25 dBHL 이상의 청력 소실을 보여 이전까지 보고된 결과들의 중간 정도의
값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방법상의 문제로 혈액투석을 받지 않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연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력감소가 만성신부전
때문인지 아니면 혈액투석 자체에 의한 영향인지는 모호하다. 그러나 만성신부전 자체는 aminoglycoside계 항생제와 furosemide,
ethacrinic acid 등의 이뇨제 같은 이독성 약물의 사용과 저나트륨혈증, 고지단백질혈증, 요독성 독소, 빈혈 등에 의해 와우에
손상을 줄 수 있고,3)4)14)15)
혈액투석 자체는 혈액투석으로 인한 내림프액과 외림프액의 용량과 압력 변화에 따른 삼투압의 불균형 및 내림프액 전해질 구성성분의 변화, 빠른
초여과(ultrafiltraton)에 따른 급성 신경염, 면역방어 기전의 약화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그리고 장기간 사용된 헤파린과 지질대사의
이상으로 인한 혈관질환의 가능성 증가로 인해 혈액투석을 받지 않는 만성신부전 환자에 비해 청력손상의 빈도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가
모두 청력손실에 관여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5-7)
만성신부전 환자 특히 혈액투석 환자들의 전정기능 이상은 1966년 Yassin8)이 보고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는데, Yassin 등9)은 비정상 미로반응이 저나트륨혈증 정도와 비례하며 저나트륨혈증의 정상화에
따라 전정기능 이상도 회복됨을 관찰함으로써 저나트륨혈증으로 인한 내림프액과 외림프액 압력의 변화로 인한 전정기능 이상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 후 Laitakari 등10)은 말초성 전정기능 이상의 원인을 이독성 약제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Hutchinson 등11)은 만성신부전 자체는 전정기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시행한 17°C 단온안진검사와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에서 혈액투석군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단온안진검사 결과와 SCEP
평균값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떨어져 있었는데, 이는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전정안반사 기능이 감소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혈액투석 기간이 청력손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Kusakari 등5)은 37명의 환자 중에서 이독성 약물과
소음에 노출된 4명을 제외하고 4년의 혈액투석 추적관찰 기간 동안 청력손실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고, Bazzi 등16)은
5년 이하의 혈액투석을 한 군과 10년 이상 혈액투석을 한 군의 청력손실이 차이가 없음을 들어 장기간의 혈액투석이 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혈액투석 기간을 구분으로 하는 분석에서는 청력 손실이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정기능검사도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는 3년 미만군과 3년 이상군이 모두 대조군과 통계적인 차이가 있었으나, 단온안진검사에서는 3년 미만군은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3년 이상군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혈액투석 기간에 따른 전정기능의 약화를 어느 정도 의미하는 결과이다. 청력검사와
전정기능검사의 두 검사법 모두에서 3년 미만군이 이상군보다 작은 값을 보였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이는 본원의 개원 기간이 6년 내외로
짧아 기간의 구분이 짧을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이유로 충분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해서는 향후 좀더 장기적인
분석을 통해 규명해야 할 사항이다.
SCEP는 말초전정기관의 회전자극에 대한 민감도와 이 자극을 저장하는 중추신경계의 속도저장계(velocity storage)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변수이다. 본 연구에서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의 측정 변수로 SCEP를 측정한 이유는 다른 변수, 예를 들면 초기속도,
이득, 시간상수 등에 비해 전정기능의 변화를 예민하게 반영한다는 Park 등12)의 보고를 바탕으로 하였다.
이론적으로는 초기속도가 말초기관의 기능을 대표하는 것으로도 설명하지만 전정기능의 측정에서 속도저장계의 작동은 말초기관의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에 국한되며, 실제로 임상에서는 이러한 소견을 바탕으로 병변의 부위를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시도는 하지 않았다.
25 dBHL 이상의 청력 손상이 있는 군은 없는 군에 비해 온도안진검사와 velocity step 회전검사의 SCEP 평균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는데, 이는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청각기능과 전정기능 이상이 비슷한 기전에 의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중추성 전정기능의 변화보다는 내이를 포함하는 말초기관의 기능변화가 주된 병변 부위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소견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 론
순음청력검사상 혈액투석환자의 34.3%에서 25 dBHL 이상의 감각신경성난청을 보였으며, 전정기능의 평가에서는 velocity step
회전안진검사에서의 SCEP와 온도안진검사 모두 혈액투석군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서 전정기능이 저하되어 있었다. 25 dBHL 이상의 청력감소가
있는 군은 청력감소가 없는 군에 비해서 전정기능이 더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
이는 혈액투석 환자들의 전정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저하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주된 기전이 청력감소를 유발하는 원인에 의한 가능성과 주된 병변
부위가 말초전정기관의 기능 변화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REFERENCES
-
Quick CA, Fish A, Brown T.
The relationship between kidney
and cochlea. Laryngoscope 1973;88:1469-82.
-
Alport AD. Hereditary familial congenital hemorrhagic nephritis.
Br Med J 1927;1:504-6.
-
Johnson DW, Mathog RH. Hearing function and chronic renal
failure. Ann Oto Rhinolaryngol 1976;85:43-5.
-
Spencer JT. Hyperlipoproteinemia in the etiology of inner
ear disease. Laryngoscope 1973;83:639-71.
-
Kusakari J, Hara A, Takeyama M, Suzuki S, Igari T. The hearing
of the patients treated with hemodialysis: A long term followup study. Auris
Nasus Larynx (Tokyo) 1992;19:105-13.
-
Rizvi SS, Holms RA.
Hearing loss form hemodialysis. Arch
Otolaryngol 1980;106:751-6.
-
Gatland D, Tucker B, Charlstrey S, Keene M, Baker L.
Hearing
loss in chronic renal failure-hearing threshold changes following hemodialysis.
J of Royal Society of Medicine 1991;10:587-9.
-
Yassin A. Ear, nose and throat manifestations in cases of
ranal failure treated by dialysis. Ann Otol Rhinol Laryngol 1966;75:192-201.
-
Yassin A, Badry A, Fatt-hi A.
The role of electrolyte balance
on vestibular distrubances in cases of renal failure. J Laryngol 1970;84:437-42.
-
Laitakari K. Vestibular disorders in medically managed
chronic renal insufficiency. Acta Otolaryngol (Suppl) 1977;439:1-30.
-
Hutchinson JC, Klodd DA.
Electrophysiologic analysis of
auditory, vestibular and brainstem functions in chronic renal failure. Laryngoscope
1982;92:833-43.
-
Park HM, Kim YH, Rhee CK. Diagnostic value of velocity
step rotational test on unilateral peripheral vestibulopathy. Korean J Otolaryngol
1998;41:21-7.
-
Thomsen J, Bech P, Szpirt W. Otologic symptoms in chronic
renal failure. The possible role of aminoglycoside-furosemide interactionl.
Arch Otol Rhinol Laryngol 1976;214:71-9.
-
Yassin A, Bardy A, Fatt-hi A.
The relationship between
electrolyte balance and cochlear disturbances in cases of renal failure. J Laryngol
1970;84:429-34.
-
Shaheen FA, Mansuri NA, Sheikh IA, Al-Shaikh AM, Huraib
SO, Zazgornik J. Reversible uremic deafness: Is it correlated with the degree
of anemia? Ann Otol Rhinol Laryngol 1997;106:391-3.
-
Bazzi C, Venturini CT, Pagani C, Arrigo G, D'Amico G. Hearing
loss in short-and long-term hemodialysed patients. Nephrol Dial Transplant 1995;10:18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