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이봉재, 138-736 서울 송파구 풍납동 388-1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중앙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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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비중격성형술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시술의 하나로 미국에서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행하는 시술 중에서 3번째로 흔한 수술이다.1)
비중격만곡에 대한 기술은 1757년 Quelmalz가 처음으로 당시에 그는 치료법으로 매일 비중격에 압력을 가하여 연골을 반대쪽으로 밀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2) 최초의 수술적 치료는 튀어나온 부분을 깎아 내거나 심지어는 예각 부위를 제거함으로써 천공을 야기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2) 1900년 초에는 Freer와 Killian 등3)에 의해서 점막하절제술(submucous resection)이 도입되어서 많이 사용되었다. 이후 여러 술자에 의해서 수술 방법의 변형이 시도되었으며 Cottle, Goldman, Smith 등에 의하여 제한된 조직의 제거와 비중격 지지 요소의 보존을 원칙으로 하는 보존적인 술식인 비중격성형술(septoplasty)로 발전하였다.4)
비중격성형술이 대부분의 비중격 연골을 보존하는 방법이라서 안장코(saddle nose)나 비중격천공 등의 합병증이 현저히 적고 재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많은 수술을 하다보면 만곡이 불완전하게 교정되어 증상이 완전히 개선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심지어는 만곡의 방향이 반대쪽으로 바뀌는 현상(과교정, overcorrection)을 경험하고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본 연구에서 과교정(overcorrection)이라 함은 비중격성형술 후에 수술 전과 반대 방향으로 비중격이 현저하게 만곡된 상태로 정의하고자 한다.
비중격성형술 후 증상의 호전도나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한 보고는 많지만5)6)7)8)9) 과교정 현상을 보고한 문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저자들은 과교정의 발생빈도, 원인 인자, 임상증상 등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위하여 단일 술자에 의해 일정한 방법으로 시행된 비중격성형술 후 과교정된 환자들에 대하여 후향적 연구를 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연구대상으로 1994년 1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6년 사이에 비중격만곡증으로 단일 술자로부터 비중격성형술을 시행받은 총 1,124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이 중 남자는 915명, 여자는 210명이었다. 연령은 12세에서 81세로 평균 나이는 33.2세였다.
술자가 적용한 비중격성형술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비중격 연골의 만곡을 기준으로 오목 측(concave side) 연골의 미단(caudal end)을 따라 점막 절개를 한 다음 연골막 하-골막 하(subperichondrial-subperiosteal) 박리를 통하여 오목 측의 연골과 골부를 노출하였다. 비중격 연골이 사골수직판, 서골, 상악릉과 연하는 부위를 따라 부메랑 모양으로 절제하고 만곡된 골부는 반대 측 점막도 박리한 다음 제거하거나 골절시켜 중앙으로 이동하였다. 남은 연골부에 대해서는 전 층을 포함하는 십자 절개(full-thickness cross-hatching incision)를 하였다 . 수술 후 비중격 양측에 실라스틱 판(silastic sheet) 부목을 대고 Merocel로 패킹했다가 다음 날 패킹을 제거하고 실라스틱 부목은
5~7일째 제거하였다(Fig. 1).
과교정의 판단은 비중격성형술 후 최소 3개월이 경과한 환자를 대상으로 술자가 전비경검사를 통하여 비중격연골이 수술 전 만곡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유의하게 만곡된 경우로 하였다.
1,124명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조사하여 나이, 성별, 동반된 코질환 혹은 수술 등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며, 과교정된 22명의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분석하여 수술 전 만곡의 방향, 수술 후 반대측의 코막힘을 호소하는지의 여부, 재수술의 결과 등을 추가로 조사하였다.
결 과
연구기간 6년동안 비중격성형술을 받은 총 1,124명 중 22명의 환자에서 과교정이 발생하여 2.0%의 발생빈도를 보였다.
과교정된 환자 22명 중 남자는 19명, 여자가 3명이었으며 연령은 12세부터 39세까지로 평균 18.1세였다. 수술 전 만곡의 방향은 15명에서 좌측으로, 7명에서 우측으로 만곡되어 있었다. 22명의 환자 중 10명은 만성부비동염으로 내시경적 부비동염 수술 시 비중격성형술을 함께 시행한 경우인데 특히 15세 이하의 환자 8명은 모두 내시경적 부비동염 수술 시 동반하여 비중격성형술을 받은 환자이다. 12명에서는 하비갑개의 보상성 비후(compensatory hypertrophy)로 하비갑개절제술을 함께 시행하였다. 22명의 과교정된 환자 중 21명(95%)이 과교정된 측의 코막힘을 호소였으며 1명에서는 증상이 없었다.
과교정의 빈도를 연령별로 구분하면 10대 수술환자 218 명 중 16명(7.3%)에서 과교정이 발생하였다. 20대에서는 294명의 수술환자 중 5명(1.7%), 30대에서는 250명 중 1명(0.4%)에서 과교정이 발생하였으며 40대 이상의 수술 환자 362명 중에서는 과교정의 발생이 없었다(Fig. 2). 과교정이 일어난 22예 중 20예가 10대와 20대 전반에서 발생하여 5%의 빈도를 보였다.
연령 군사이의 과교정 빈도를 비교하였을 때 10대와 20대에서 7.3%:1.7%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χ2
test, p<0.05) 10대와 30대, 40대 비교에서는 더욱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p<0.01). 20대, 30대, 40대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과교정이 주로 발생한 10대 환자와 20대 환자를 따로 분석하면 10대 전반에서 18.2%의 발생률을 보여 10대 후반(5.4%)이나 20대 환자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χ2 test,
p<0.01)(Table 1).
성별에 따른 빈도에서 남자는 915명 중 19명(2.1%)에서, 여자는 210명 중 3명(1.4%)에서 과교정이 발생하여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과교정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재수술을 원하지 않았으며 3명의 환자에서 재수술(revision septoplasty)이 시행되었다. 재수술에서는 비중격 연골에 대한 십자절개 시 반층(half thickness) 절개를 하였다. 재수술 결과는 3명 중 1명에서 만곡이 없는 정상 상태로 교정되었으며 2명에서는 재수술 전보다는 개선되었지만 과교정이 완전히 교정되지 못했다.
고 찰
한국에서 비중격만곡증에 대한 Min 등10)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 9,28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비중격만곡증의 유병률은 22.4%로 보고되었으며, 남자의 유병률이 24.2 %로 여자의 유병률인 19.8%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도 증가하였다.
비중격만곡증 수술 후에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출혈, 감염, 비내 유착, 입술이나 구개의 일시적인 감각이상, 알레르기 반응 등이 있는데 크게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6) 안비 변형(saddle nose deformity)을 피하기 위해서는 L자 모양의 연골 골격이 골-연골 접합부(osseocartilaginous junction)에서 전비극(anterior nasal spine)까지 연결되어야 한다.4)11) 점막하 절제술을 시행할 때는 비중격 천공의 발생률이 높았으나 비중격성형술 후에는 그 발생률이
0~5 %로 낮아졌다.3) 그밖에 드문 합병증들로 뇌척수액 비루, 기뇌증(pneumocephalus), 뇌출혈, 전두엽 손상 등이 있다.12)
본 연구에서 비중격성형술 후의 합병증 중의 하나인 과교정의 발생률은 전체적으로 2.0%였으나 10대에서의 발생률은 7.3%나 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10대 전반에서 발생률은 유달리 높아서 연령이 과교정 발생의 중요 인자인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들은 환자들에게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비중격만곡증에 대한 수술을 안면골의 성장이 끝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 10대 전반에 수술한 환자들은 민성부비동염에 대한 내시경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시행한 경우들이다.
수술 후 과교정이 발생하는 시점은 확실하지 않지만 박리 후 절개한 연골이 복원되는 과정에서 과교정이 서서히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들은 비중격성형술 후 처음 2주간은 주당 2회 정도 외래에서 치료한 다음 술 후 1개월째 관찰하고 3개월 후 마지막으로 관찰하는데 1개월만에 과교정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으며 모든 과교정 환자가 3개월 혹은 그 이후 방문 시 확인된 것이므로 술 후 1개월 이후에 눈에 띄게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이에 따른 비중격 연골의 변화에 대하여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Schwab 등6)은 소아에서의 비중격 수술은 코의 발달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장기적인 치료 성적도 좋지 않다고 하였다. 연령에 따른 비중격 연골세포의 밀도와 증식력에 대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모든 연령에서 비중격 연골의 앞쪽이 높은 세포 밀도와 우수한 증식력을 보인다고 하였다.13) 비중격의 중심부는 소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세포 밀도는 청소년기가 될 때까지 증가하다가 그 후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한다.13) 기질 합성(matrix synthesis)을 나타내는 황화물의 흡수도와 세포 분열을 반영하는 thymidine의 흡수도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소아에서 비중격의 중심부가 왕성한 세포증식 능력과 활발한 기질 합성을 보인다.14)15) 소아에서 비중격 중심부의 높은 성장률은 이 부위가 코의 성장, 특히 사춘기의 급속한 성장(pubertal growth spurt)에 중요한 부위임을 의미한다. Pirsig16)은 소아에서 비중격교정술을 위해 중심부에서 연골의 일부를 제거한 후에 비중격만곡의 재발률이 높았음을 보고한 바 있다.
비중격 연골은 초자 연골(hyaline cartilage)로 수분(68~78%), 제 2 형 교원질(13~18%),
proteoglycan(7~10%) 등으로 구성된다.17) 연골에 주어지는 장력(tensile force)에 대한 저항력은 주로 교원섬유에 의해 생기는 반면, 압축력(compression force)에 대한 저항력은 proteoglycan에서 생긴다.18) 노인의 연골은 변성되고 연골세포가 감소하는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연골의 심층은 유연해지고 탄성도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는 mucopolysaccharide의 감소, 비교원단백질(non-collagen protein)의 증가, 석회화에 의하여 발생한다.18) 또한 나이가 증가할수록 비중격 연골의 경도(stiffness)가 증가한다.17)
비중격만곡증에 대한 수술 시 오목 측의 연골에 전층절개를 가하여 연골의 탄성을 제거하여 만곡된 연골을 교정하게 된다.19) 젊은 연령에서는 연골을 구성하는 기질이 노년층과는 다르므로 연골의 탄성이 크고 전층 절개를 가하여 탄성을 교란하면 연골의 탄성으로 유지되던 비중격만곡이 과교정되어 반대편으로 새로운 만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반면에 노년층에서는 연골의 탄성은 낮으나 경도가 높으므로 전층절개를 가하여 탄성을 파괴하더라도 과교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 추정되며, 자료는 없지만 같은 방법으로 수술하더라도 노년층에서 불충분한 교정(undercorrection)이 더 빈번히 일어나는 것을 경험한다.
저자들은 10대와 20대 초반의 연령층에서 과교정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현상을 경험한 후로는 젊은 환자들에서는 연골의 십자절개 시 만곡의 정도에 따라 반층절개(half-thickness incision) 혹은 보다 얕은 절개를 하고 있으며 절개의 간격도 조절하고 있는데 향후 과교정 발생률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을 통하여 결과를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의 결과 비중격성형술 후에 발생하는 과교정이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5%로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란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저자들은 과교정 발생을 줄이기 위하여 10대와 20대의 환자들에서 비중격성형술을 할 때는 연골절개의 깊이를 만곡의 정도에 따라 반층절개(half-thickness incision) 혹은 더 얕은 절개를 할 것과, 가능하면 성장이 끝나는 시기에 수술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과교정으로 오히려 반대측의 코막힘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재수술의 필요성 등에 대하여 환자에게 수술 전에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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