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김용복, 150-250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94-200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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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혈관내피종(Hemangioendothelioma, 이하 HE)은 주로 혈관층의 내피세포로 구성된 혈관 기원의 종양으로 임상적으로 혈관종과 혈관육종 사이의 중등도의 악성도를 보이며 병리 조직학적으로 혈관종과 유사하지만 세포충실도과 분화도에서 차이를 보이며 비강내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혈관내피종은 증례에 따라 병리조직학적 소견이 다양하여 여러가지 아형으로 분류되며 아형에 따라 서로 다른 임상경과를 나타낸다. 병리조직학적으로는 상피모양 혈관내피종(epitheloid HE), 방추세포 혈관내피종(spindle cell HE), 카포시형 혈관내피종(kaposiform HE), malignant endovascular papillary angioendothelioma 등으로 분류하지만1) 매우 드물게 composite 혈관내피종, polymorphous 혈관내피종 등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2)3)
저자들은 17세 남자에서 좌측 비중격에 발생한 혈관내피종 1예를 치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17세 남자 환자로 2000년 9월 경부터 발생한 반복적인 비출혈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1998년에도 같은 증상으로 입원하여 비중격 성형술을 시행하였으며 병리 조직학적 검사상 혈관종성 혈관증식(angiomatous vascular proliferaton)으로 진단되었다. 가족력상 특이 소견 없었으며 전신 소견상 만성적인 비출혈로 인해 결막과 얼굴색이 창백하게 보였으며 이 외에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이학적 검사에서 좌측 중비갑개의 맞은편 비중격에 약 1×1 cm 크기의 선홍색의 종괴와 그 주변부로 혈괴가 관찰되었다(Fig. 1). 일반 혈액 검사상 혈색소가 6.4 g/L이었다. 철 결합능은 증가하였고 철 함유량은 감소하였으며 그 외의 혈액 응고 검사 등 다른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 없었다. 내원 당시 환자의 지속적인 비출혈로 인해 입원 당일
Merocel®을 사용하여 전비공패킹을 하였으며 3 pints의 농축적혈구를 수혈하였고 입원 3일째에도 비출혈이 지속되어 전비공패킹을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비동 전산화단층 촬영을 시행하였다. 전산화단층 촬영상 좌측 비강내
Merocel®이 보였으며 우측 상악동에 비정상적인 연조직 음영 소견이 관찰되었을 뿐 비중격에서 정확한 종괴가 관찰되지 않았고 조영 증강 후에도 종괴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전이나 주변조직으로의 침습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전신마취 하에서 경직내시경을 사용한 경비강 접근법으로 정상조직을 포함하여 선홍색의 돌출된 연조직을 약 1×1 cm 크기로 일괴(en-bloc) 절제하여(Fig. 2) 동결절편검사를 하였다. 동결절편검사 결과 해면상 혈관종으로 진단하였고 절개면은 정상 조직이었으며 주변 조직으로의 침습 소견은 없었다. 절개한 면적이 넓어 일차봉합을 하지 않고
Merocel®을 사용하여 패킹을 한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 병리 조직학적 소견상 비중격 점막에 경계가 부분적으로 불분명한 종양이 관찰되었고 조직학적으로 다양한 소견이 혼재하고 있었다. 즉 표면에는 해면상 혈관종과 유사한 혈관증식성 부분이 있었고 안쪽에는 고형의 세포증식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Fig. 3). 고형성 부분은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세포의 형태는 상피모양을 보이거나 방추형을 보이고 있었으며 작은 혈관을 형성하기도 하였다(Fig. 4A). 부분적으로 경도의 이형성을 보이는 세포들도 관찰되었다. 혈관종과 유사한 부위는 혈관내강을 더욱 잘 만들고 내피세포들의 유두상 증식이나 결절성 증식이 관찰되었고 유사분열이나 조직의 괴사는 없었다(Fig. 4B). 수술 후 3일째 패킹을 제거한 후 특별한 증상 없이 퇴원하였으며 약 6개월 간의 추적관찰에서 비출혈 등의 증상은 없었고 재발 및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고 찰
혈관내피종은 중등도의 악성도를 보이는 혈관기원의 종양을 나타내는 광범위하고 비특이적인 용어로 Mallory에 의해서 1908년에 문헌상 처음으로 보고되었으며4) 조직학적으로 4가지로 분류한다.1)
이 분류에 속하지 않는 composite 혈관내피종은 조직학적으로 상피모양 혈관내피종, 방추세포 혈관내피종, 망상 혈관내피종(retiform HE), 혈관육종 유사조직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중등도의 혈관종양으로 진단을 위해서는 세침흡입검사 보다는 광범위한 조직을 필요로 한다. Nayler 등2)은 진피와 피하조직에서 발생한 7예와 구강점막에 발생한 1예 등 8예의 composite 혈관내피종을 보고하면서 원발 종양의 외과적인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재발하였을 경우에는 광범위한 재절제나 방사선 치료를 하였으며 구강점막에 발생한 1예에서는 악하선 림프절과 대퇴부 림프절로 전이가 있었고 이는 절제술로 치료하여 국소적인 재발과 원격 전이를 하지만 임상경과는 치명적이지 않다고 하였다. 저자들의 증례에서는 병리 조직학적으로 여러 가지의 성분이 섞여있어 한 가지로 분류하기 어려웠으며 composite 혈관내피종 증례와 유사한 형태로 생각된다.
Polymorphous 혈관내피종은 주로 림프절에 발생하며 조직학적으로 고형성분과 혈관성분이 혼재되어 나타나지만 상피모양 혈관내피종, 방추세포 혈관내피종 등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지 않는 악성도가 낮은 혈관종양으로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하며 국소적으로는 재발을 하지만 전이의 소견은 없다.3) 1992년 Chan 등4)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되었으며 외상 후 흉강 내에 발생한 polymorphous 혈관내피종 1예를3) 포함하여 영어권 문헌에 5예 만이 보고된 매우 드문 질환이다.
방추세포 혈관내피종과 상피모양 혈관내피종은 Weiss와 Enzinger에 의해 1982년 처음 아형으로 분류되었다.5) 방추세포 혈관내피종은 해면상 혈관종과 카포시 육종의 형태를 보이며 방추세포가 주로 보이는 낮은 악성도의 혈관종양으로1) Perkins 등6)은 78예의 방추세포 혈관내피종을 고찰한 결과 사지의 진피와 피하조직에 주로 발생하고 다중심성을 나타내지만 재발과 전이의 소견이 없어서 국소혈류의 변형에 의한 양성의 비종양성 과오종으로 생각되며 재발할 경우는 병변의 연속적인 증식에 의해서 생긴다고 하였다. 또한 고립된 병변일 경우 방추세포 혈관내피종(spindle cell hemangioendothelioma), 다병소성 병변일 경우 방추세포 혈관종증(spindle cell hemangiomatosis)이라고 재분류 하였다.7) 치료는 외과적 절제술이나 재결합 interleukin-2로 효과적으로 치료한 보고도 있다.8)
상피모양 혈관내피종은 미성숙 혈관을 형성하고 세포질내 적혈구를 동반하는 공포를 형성하는 원시 혈관 분화를 나타내는 상피모양이나 조직구형의 내피세포를 보이는 중등도의 혈관종양으로9) 피부, 폐, 간, 골수, 위, 임파조직, 뇌나 뇌막에서 주로 발생한다.10) 구강 내에서는 하악골치은과 치조골의 점막에서 많이 발생하며 치조골의 미란과 주변 치아의 소실이 나타나고 두경부에서는 악하선의 연조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였다.11) 면역 조직 화학적 염색상 Factor VIII:Ag와 Ulex europaeus에 양성 반응을 보이며 Weibel-Palade bodies가 관찰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치료로는 광범위한 국소적인 절제가 권고된다. Akashi 등12)은 국소적인 재발이 13%, 전이가 31%이고 사망률이 13%에 이르는 등 높은 전이와 사망률을 보고하였으며 특히 간에 발생할 경우 65%, 폐에 발생할 경우 35%의 사망률을 보이므로 예후는 조직학적 소견과 원발 장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을 제안하였다. 따라서 망상 혈관내피종, 카포시형 혈관내피종, polymorphous 혈관내피종을 낮은 악성도의 혈관종양으로 재분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2)9)
망상 혈관내피종은 주로 사지에 발생하며 단형성의 구두징(hobnail) 모양의 내피세포로 구성된 고환그물 형태의 혈관종양으로서 66%에서 국소 재발을 보이나 전이는 거의 없어13) 덜 침습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14)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은 모세관 혈관종과 카포시 육종의 형태를 보이는 혈관종양으로 주로 유아의 후복막에 발생하고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하며 예후는 종양의 위치와 진행 정도, 소모성 응고병증(Kasabach-Merrit syndrome)의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15)
Dass 등16)은 25세 남자 환자에서 상악동에 발생한 혈관내피종 1예를 보고하였고 1937년부터 1980년까지 두경부에 발생한 총 75예의 혈관내피종 중 14예가 코와 부비강에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임상 양상은 다른 비종양과 다르지 않아 진단을 위해서는 병리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며 코와 부비동에 발생할 경우 다른 곳에 발생한 경우에 비해 예후가 더 좋다고 하였다. 따라서, 혈관내피종은 중등도의 악성도를 나타내는 전반적으로 예후가 좋은 혈관종양이지만 아형에 따라서 다른 임상 경과를 보여 아형 간의 감별진단이 중요하다.1)
저자들은 비중격에 발생한 혈관내피종 1예를 치험하고 매우 드문 부위에 발생한 예로 사료되어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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