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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ournal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 Volume 45(5); 2002 > Article
Korean Journal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2002;45(5): 427-432.
Implementation of Critical Pathways in the Field of Otolaryngology.
Sung Wan Byun
Department of Otolaryngology, College of Medicine,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Critical Pathway의 적용
변성완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ABSTRACT
No abstract available

서     론


   최근의 한국 의료계는 의약분업의 시행, 낮은 건강보험 수가, 의료 기관들 간의 경쟁 심화, 의료의 질적 수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권리 의식 증가, 질병군 포괄수가제(DRG, Diagnosis related group)의 도입1)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2)3)4)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시대적인 요구는 서구에서도 발생하여, 비용 절감과 의료의 질적 수준 향상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표준진료지침서(critical pathway, CP)가 제시되었다.5)6)7)8)

현     황

   원래 CP는 생산과정에 있어서 속도한계과정을 알아내고 관리하기 위하여 1950년대 공업분야에서 처음 개발되었고, CP의 적용으로 인한 변이, 시간, 비용의 감소 효과와 생산의 질 향상 효과가 보고되었다.9) 의료계에는 1980년대 Zander에8) 의해 질환별 각 환자의 진료 과정을 도와주는 도구로 기술된 이후, 특정 질환에 대한 불필요한 처치와 검사를 감소시켜 의료진의 최소 업무로 진료의 질을 극대화하도록 발전되었다.1)2)3)4)5)6)7)8) 이러한 이유로 clinical pathways, care paths, critical paths와 같은 동의어들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지만 1996년에 critical pathways라는 이름으로 MeSH 주제어로 선정된 이후 점차 이 용어로 통일되고 있다.6)
   CP의 정의는 ‘an interdisciplinary plan of care that outlines the optimal sequencing and timing of interventions for patients with a particular condition, procedure, or symptom 특정 조건, 처치, 또는 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한 중재의 최적 순서와 시간의 윤곽이 그려진 여러 분야의 치료 계획’, ‘Schedules of medical and nursing procedures, including diagnostic tests, medications, and consultations designed to effect an efficient, coordinated program of treatment 효율적이고 잘 조정된 치료 프로그램을 달성하기 위해 고안된 의료 및 간호 처치(진단적 검사, 투약, 협진 등을 포함)의 일정’ 등 문헌마다 차이는 있지만,5)6)7) ‘효율 / 최적’, ‘계획 / 일정’, ‘여러 분야’, ‘중재 / 처치’ 같은 중심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주로 미리 예정된 기간에 비교적 예측 가능한 과정을 따르는 특별한 진단이나 증상을 가지거나 수술전후 환자를 진료할 때 필요한 시간 순서에 맞춘 실행 계획으로 사용되었다. 주로 외과 분야, 특히 전립선제거술, 폐수술, 관상동맥우회술, 전관절치환술, 충수절제술 등에 적용되었으며5)6)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후두적출술,10) 전정신경초종수술,11)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에2) 적용되었다.

Critical Pathway의 개발 과정

   세부 과정은 문헌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5)6)7)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로 개발된다.

적절한 진단의 선정
  
빈도 수가 많으면서, 환자간의 진료 내용의 차이가 별로 없는 즉, 변이(variance)가 작은 진단명의 질환이 적절하다.5)6)7) 다수의 문제를 가진 내과계 환자들의 질환에는 적용에 실패하거나 어려움이 많았다는 보고도 있다.6)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만성중이염에 대한 유양동삭개술 및 고실성형술, 삼출성 중이염에 대한 환기관 삽입술, 만성부비동염에 대한 부비동내시경수술, 비중격만곡증에 대한 비중격성형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후두미세수술,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등이 적절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 팀의 구성
  
개발 팀에는 원칙적으로는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약사, 의무기록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방사선사, 가정간호사 등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지만,7) 본원의 경험상 상기 질환이나 수술과 같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의사, 간호사가 주축을 이루고, 의무기록사, 약사, 보험계 직원이 보조로 참여하는 형태로 충분하였다. CP의 목적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 간단한 교육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7)

자료의 수집과 CP 설계
  
합병증, 위험 요인, 중증도, 재원 일수, 진료비, 의사별 진료 유형, 기존의 의무 기록과 같은 내부 자료와 타 병원의 업무 지침, 타 병원의 사용중인 CP 같은 외부 자료의 수집이 필요하다. 같은 수술을 받는 환자에 대해서 집도의마다 다른 진료 유형을 보이는 경우, 이를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의견 조정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이로 처리할 수 있다.6)7)
처치, 치료, 검사, 교육 등의 중재를 분류하고, 입원 전, 입원 기간, 퇴원 후 등 다양한 시간의 틀을 설정하고, 여러 직능의 책임과 역할을 구체화한다. 중재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시기와 빈도를 기입하여, 누가 언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CP의 형식(format) 개발과 구현(implementation)
  
기본적인 CP의 형식은 시간-중재의 격자표(time-task matrix) 형식을(Fig. 1) 따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6) 접을 수 있는 큰 종이(A3용지 정도)에 전체적인 일정표를 넣는 방식, 통상의 의무기록지와 같은 크기의 종이에 1~2일 단위의 일정표를 넣는 방식, CP자체가 의무 기록지의 일부로 사용되어 progress note등을 기입할 수 있는 칸을 두는 방식, CP는 단지 교육-참조용으로만 사용되어 직접 기입하는 칸을 두지 않는 방식, 종이로 된 용지 형식을 사용하지 않고 검사 결과나 투약 명령등과 연계되는 전자 의무 기록 방식, 간호사의 의무 기록을 병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들이 소개되었다.6)
   의료진용 CP와 별개로 환자용 CP를(Fig. 2) 제작하여 환자에게는 수술 후의 일정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를 올리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자용 CP는 60세 정도의 환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야 함은 물론이다.
   세로축인 중재에 들어갈 항목들을 측정 및 관찰(assessment), 식이(diet/nutrition), 활동(activities), 검사(tests), 투약(medications), 처치(treatments), 교육(teaching/education)으로 분류하고, 가로축은 시간의 틀을 결정하여(대개는 1일 단위), 각각의 세부 사항들을 중재-시간의 격자표에 기입한다.

CP의 시험 적용(pilot study)과 수정 보완
  
구현된 CP를 10~20명의 환자에게 시험 적용하여, 의료진용 CP 및 환자용 CP의 문제점을 실제로 파악하고, 각종 변이의 발생을 분석한다.5)6)7) 이 과정의 자료와 팀원의 의견을 고려하여 내용을 수정 보완한 후, 해당 부서의 전 직원에게 적용 방법을 교육하고, 3~6개월 후 문제점을 다시 수정 보완한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의 경험

   본원 이비인후과에서는 1997년 9월부터 입원 기록지(admission note), 수술 기록지(operation record), 퇴원 요약 기록지(discharge summary)를 통합한 단기 입원병록지를 이용하여 전공의들의 의무기록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킨바 있다.4) 추가적으로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환기관 삽입술도 포함)에 대한 CP를2) 제작하여 1999년 9월부터 사용하고 있으며, 2001년 7월부터는 부비동내시경수술(비중격교정술 포함), 후두미세수술,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에도 적용하였다. 1999년 9월부터 2001년 6월까지는 총 입원환자 1550명중 577명(37%)의 환자에, 2001년 7월부터 12월까지는 총 입원환자 569명중 376명(67%)의 환자에 적용되었다.
  
본원에서는 CP 개발의 주 목표를 의료진의 의무 기록 작성의 부담을 경감시키는데 두고, 기존의 의무기록지들을 대체하는 CP 형식을 만들기로 하였다(Fig. 3). 전체적인 용지는 기존의 의무기록지와 같은 크기인 A4 용지를 낱장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취하였고, 1면에 1일의 내용을 기입하였다. 처음에는 Word'97(Microsoft Korea, Seoul, Korea)이나 한글'97(한글과컴퓨터사)과 같은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여 제작하였으나 2열로 된 다단의 표를 제작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최종판은 PowerPoint'97(Microsoft Korea, Seoul, Korea)을 이용하여 제작하였다. 용지 크기를 A4로 설정하고 선, 칸, 내용을 기입하여 제작한 후, 의무기록실로부터 의무기록 승인번호를 받아 레이저프린트하여 의무기록지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최종판을 인쇄소에서 대량으로 인쇄한 것은 지속적인 수정, 보완이 필요한 CP의 속성상 부적절한 시행 착오였다.
   본원의 CP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의무 기록지인 의사지시기록지(order sheet)를 대체하도록 제작하였다. 따라서, 다른 CP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약의 품명 및 용량까지 기술하게 되어 있고, 기본적인 의사지시 들은 모두 인쇄되어 있어, 전공의들의 의무기록에 소요되는 시간을 1/3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2) 또한 간호사들의 의무 기록지인 (1) 활력 징후(vital sign) 및 flow chart, (2) 투약 기록지, (3) 정맥 주입 기록지, (4) 특수 처치 기록지, (5) 간호 진단 및 계획 기록지, (6) 간호 기록 용지와 의사들의 의무 기록지인 (7) 경과 기록지(progress note)를 CP, 즉 사실상의 의사지시기록지에 통합하여, 간호사들의 업무량도 대폭 감소하였다.
세로축 중재의 배열 순서도 본원의 의사지시기록지에 기술하던 순서를 그대로 따라 (1) 측정 및 관찰, (2) 식이, (3) 활동, (4) 검사, (5) 투약(정맥주입, 주사, 경구투약), (6) 추가 order, (7) 처치(마취 및 수술), (8) 의사의 교육, (9) 의사의 경과 기록(progress note), (10) 간호 진단, (11) 간호사의 교육, (12) 간호 기록으로 나뉘어 시행되도록 만들어졌다.
  
수술에 필요한 임상병리검사, 심전도 및 흉부 X선 촬영은 입원 전 미리 외래에서 시행하였고, 검사 상 이상이 있으면 각 과에 협진 의뢰를 통해 수술에 지장이 없도록 하였다. 환자에 따라 시행되거나, 시행되지 않는 지시는 ‘if Order’로 정하여, 경미한 변이는 CP의 변경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면,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위해 입원한 환자에 삼출성 중이염, 부비동염이 동반된 경우, 필요에 따라 임피던스 청력검사와 부비동 단순 X선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위해 입원한 환자에 음향비강통기도검사나 후각검사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외에도 공란의 추가 order칸을 마련하여, 예측불가능한 변이의 발생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술일에는 술전, 술후 지시를 나누어 미리 낼 수 있도록 하였다. 대부분의 각각의 환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의사 지시나 처치 내용은 미리 인쇄되어 있으며 환자에 따라 다른 수치(몸무게, 키, 활력 징후, 약 용량 등)를 숫자로 적는 칸이 있고, 시간에 따른 의사지시 앞에 체크표(∨)하는 네모칸(□)을 만들어 간단하게 지시를 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약 입원기간이 예정과 달리 길어지는 경우에는 변이용 의무기록지(variance sheet)를(Fig. 4) 추가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CP개발 전후를 비교하여 의료진(의사, 간호사)의 설문조사 결과 의사, 간호사, 환자간에 정보의 공유로 인한 업무 감소가 45%로 나타났으며, 의무기록에 필요한 시간은 이전에 비해 70%가 감소함을 알 수 있었고 환자의 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수술 등 처치에 대한 만족도에서 CP 적용 전의 환자에서는 83%, 적용 후에서는 95%로 각각 나타났고, 의료진의 친절도에 관한 조사에서는 적용 전이 85%, 적용 후에서 97%로 나타났다.2)

Critical Pathway 적용의 주의점

   CP는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만족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재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CP의 적용이 진료를 표준화하면서, 비효율적인 요소를 줄이고,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결국 환자의 만족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하였다.1)2)3)4)5)6)7)8)9)10)11)
   그러나, CP를 의료에 적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1) 공업생산품과는 달리 환자는 개인마다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한 가지 체계로 표준화하기가 힘들다는 점, (2) 간소화된 진료가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3) 규격화된 요리책 같은 지침서를 따르는 것(‘cookbook medicine’)에 의해 의사들이 전문적인 자율성에 손상을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6)9) 따라서, 이러한 의사들의 저항감이 가장 작은 방법으로 의사지시기록을 대체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견해가 있으며,6) 저자도 이에 동의한다.

결     론

   본원의 경우 CP의 적용은 의료진의 업무 감소와 의무 기록 시간 절감 효과와 함께,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도 높여 주었다. CP의 적용으로 의사 측에서는 입원과 수술일정에 관해 환자들이 환자용 CP를 통해 전반적인 일정을 파악하게 되었으므로 각각의 상황에 대해 일일이 개인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고, 간호사 측에서는 미리 의사의 지시 내용을 알고 병동에서 일률적으로 수액제와 항생제 등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기입할 의무기록지의 절대적인 수가 줄었으며, 미리 인쇄가 된 지시와 칸에 숫자를 채우거나 체크표 정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의무 기록에 필요한 시간의 감소는 당연하였다.
   CP는 의료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효율적인 진료체계가 요구되는 이 시대에 의료진의 업무를 최소화하면서 시간 및 비용의 낭비를 감소시켜 환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최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서구에서는 이러한 CP가 입원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우선 빈도가 많고, 비용이 많이 드는, 복잡한 진료에 많이 적용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비용 절감의 효과보다는 의료진 특히, 전공의와 간호사의 업무 감소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이며, 이비인후과 영역은 비교적 환자 개인간의 변이가 적으면서 흔히 접하는 질환이 많으므로 CP의 적용이 매우 효과적인 분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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