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동헌종, 135-710 서울 강남구 일원동 50번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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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천식과 부비동염은 같은 호흡기도의 염증반응으로 흔히 동반되며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어,1)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두 질환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환자를 진찰할 때 천식이라는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외래에서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진찰하게 되면 부비동 점막의 모양이 천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하여 다른 양상을 띠는 것을 종종 보게 되고,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게 되면 수술중 부비동 점막의 염증이나 비대가 심한 것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수술후 외래에서 내시경을 사용하여 추적관찰해 보면 천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점막의 염증이나 비대, 가피 등과 같은 병적인 점막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이와 같은 소견은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가 일반적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와 다른 임상적 특징을 보이며 부비동 점막의 병리도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미 천식을 지닌 만성 부비동염 환자가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받았을 때 수술후 임상경과가 천식이 없는 환자에 비해 좋지 못함을 보고한 바 있다.2) 이러한 수술후 임상경과의 차이는 많은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부비동 점막의 병리조직학적 소견도 그 인자의 하나로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문헌보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저자들은 천식이 동반된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부비동 점막의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조사하여 천식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할 때 어떠한 특징을 보이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으로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에서 1995년 4월부터 1997년 9월까지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 19명을 천식군으로 하였으며, 남자가 11명, 여자가 8명이었다. 천식은 호흡기내과 전문의에 의해 환자의 병력 및 이학적 소견, 그리고 폐기능 검사 소견 등으로 진단하였다. 폐기능 검사상 기관지 천식의 진단기준은 metacho-line 유발검사(provocation test)에서 1초간 노력성 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FEV 1)이 정상치의 80% 이하일 때로 하였다. 천식군의 환자들은 최소한 1년 이상의 천식 병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기관지 확장제와 스테로이드 등으로 천식치료를 최소 6개월이상 시행하였다. 천식군의 평균나이는 48.9세(연령범위:23~74세)였다.
대조군으로는 1997년 1월부터 1997년 7월까지 천식이 없는 만성 부비동염으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 53명을 비천식군으로 하였으며, 남자가 38명, 여자가 15명이었다. 비천식군의 경우 평균나이는 37.1세(연령범위:18~76세)였다.
만성 부비동염은 양군 모두에서 화농성 비루, 후비루, 두통, 후각장애, 안면충만감, 비폐색 등과 같은 환자의 증상과 내시경으로 관찰한 부비동 소견 및 부비동 전산화 단층촬영 소견으로 진단하였으며, 최소한 3개월이상의 항생제를 포함한 내과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또한 진균성 부비동염, 알레르기성 진균성 부비동염, 점액낭종, 상악동 후비공 용종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백혈병과 같은 내과적인 질환으로 골수이식전 부비동염의 조절을 위해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들, 18세 미만의 환자들은 제외하였다. 모든 환자들은 부비동 내시경 수술전 최소 1주이상의 항생제 치료를 시행받았다.
각각의 환자들에 대해서 수술중 채취한 부비동 점막을 이용하여 Hematoxylin & Eosin 염색하여 병리 슬라이드를 제작한 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다음의 7개 항목에 대해 조사를 하였다. 기저막(basement membrane) 두께의 정도, 배세포(goblet cell) 증식의 정도, 상피하 부종의 정도, 점막하 선(gland) 형성의 정도, 호산구 침윤의 정도, 림프구 침윤의 정도, 다형핵 중성구(polymorphonuclear leukocyte, PMN) 침윤의 정도를 병리과 의사 1인의 도움을 얻어 이비인후과 의사 2인이 각각 독립적으로 시행하였다. 병리조직학적 소견은 비용종이 아닌 부비동 점막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부비동 상피세포가 잘 보존되어있으면서 각각의 항목이 뚜렷한 두 곳을 선택하여 판독한 후 평균을 내었으며 두 사람의 값이 다른 경우 그 평균을 취하였다.
기저막 두께(basement membrane thickening)의 정도
광학현미경 100배 시야에서 기저막이 두꺼워지지 않은 경우를 0점, 경하게 두꺼워진 경우를 1점, 중등도인 경우를 2점, 심한 경우를 3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Fig. 1).
배세포증식(goblet cell hyperplasia)의 정도
광학현미경 400배 시야에서 배세포 수를 센 후, 3개 미만인 경우를 0점, 3개에서 10개까지인 경우를 1점, 11개에서 20개까지인 경우를 2점, 20개를 초과한 경우를 3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
상피세포하 부종(subepithelial edema)의 정도
광학현미경 100배 시야에서 상피세포하 부종이 없는 경우를 0점으로 하고 경하게 있는 경우를 1점, 중등도인 경우를 2점, 심한 경우를 3점으로 하여 점수화한 후 판독하였다(Fig. 2).
점막하 선형성(submucous gland formation)의 정도
광학현미경 100배 시야에서 단면으로 잘려져 있는 점막하 선의 수를 센 후 3개 미만인 경우를 0점, 3개에서 10개까지인 경우를 1점, 11개에서 30개까지인 경우를 2점, 30개를 초과한 경우를 3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Fig. 3).
호산구 침윤(eosinophilic infiltration)의 정도
광학현미경 400배 시야에서 호산구의 수를 센 후 호산구가 관찰되지 않은 경우를 0점,
1~2개 만이 관찰되는 경우를 1점, 3개에서 10개까지인 경우를 2점, 11개에서 30개까지인 경우를 3점, 30개를 초과하는 경우를 4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
림프구 침윤(lymphocyte infiltration)의 정도
광학현미경 400배 시야에서 림프구의 수를 센 후 림프구가 20개미만인 경우를 0점, 21개에서 50까지 관찰되는 경우를 1점, 51개에서 80개까지인 경우를 2점, 81개에서 120개까지인 경우를 3점, 120개를 초과하는 경우를 4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
다형핵 중성구(polymorphonuclear leukocyte infiltration)의 정도
광학현미경 400배 시야에서 다형핵 중성구의 수를 센 후 다형핵 중성구가 관찰되지 않은 경우를 0점,
1~2개 만이 관찰되는 경우를 1점, 3개에서 10개까지인 경우를 2점, 10개를 초과하는 경우를 3점으로 점수화하여 판독하였다.
또한 부비동 점막의 병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환자의 알레르기 여부와 수술전 비용종의 정도, 그리고 수술전 부비동 병변의 정도를 조사하였다. 알레르기 여부는 환자의 병력을 토대로 피부반응 검사 또는 RAST(radioal-lergosorbent test)로 진단하였으며 수술전 비용종의 정도는 외래에서 내시경으로 관찰하여 다음과 같이 점수화하였다. 용종이 없는 경우를 0점, 용종이 중비도를 부분적으로 막고 있는 경우를 1점, 용종이 중비도를 전체적으로 막고 있는 경우를 2점, 용종이 비전정까지 확장되어 있는 경우를 3점으로 하였다. 수술전 부비동 병변의 정도는 수술전 전산화 단층촬영(OMC CT)을 시행하여 Lund 등3)이 제안한 scoring system으로 좌우측 각각에 대하여 점수화한 후 합계를 구하였으며 만점은 좌우측 각각 12점으로 총 24점이었다.
수술전 비용종의 정도와 수술전 OMC CT로 평가한 부비동 병변의 정도, 병리조직학적 소견 7개 항목에 대해서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군과 천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군에 대하여 Wilcoxon rank sum test를 사용하여 그 차이를 분석하였다. 알레르기 여부에 대해서는 Fisher's exact test를 사용하였으며 유의수준은 모두 0.05로 하였다.
결 과
천식군에서 알레르기를 지닌 환자는 5명(남자:1명, 여자:4명)이었으며, 비천식군에서는 9명(남자:7명, 여자:2명)으로 알레르기 여부는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05). 또한 수술전 비용종의 정도 및 OMC CT로 평가한 수술전 병변의 정도도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기저막 두께(basement membrane thickening)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천식군에서 기저막 두께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p<0.05)(Table 1).
배세포증식(goblet cell hyperplasia)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천식군에서 배세포 증식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p<0.05)(Table 1).
상피세포하 부종(subepithelial edema)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Table 1).
점막하 선형성(submucous gland formation)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Table 1).
호산구 침윤(eosinophilic infiltration)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천식군에서 호산구 침윤이 더 심한 특징을 보였다(p<0.05)(Table 1).
림프구 침윤(lymphocyte infiltration)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Table 1).
다형핵 중성구(polymorphonuclear leukocyte infiltration)의 정도
천식군과 비천식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Table 1).
고 찰
천식과 부비동염은 흔히 동반되고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천식 자체가 부비동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1)4) 부비동염에 대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부비동염의 증상 뿐만 아니라 천식의 증상도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다.1)5)6) 또한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전산화 단층촬영 및 수술중 평가한 부비동 병변의 정도가 심하며7)8) 수술후 부비동염의 재발율이 높고9) 수술후 추적관찰 하였을 때 좋지않은 임상경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2)4)10)
이러한 임상적 특징은 여러가지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부비동 점막의 병리조직 소견과 어느정도 연관이 있으리라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만성 부비동염의 병리조직학적 소견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는데 대체로 부비동 조직의 기저막 두께의 증가, 비전형적인 선증식, 배세포 증식, 상피세포하 부종, 염증세포의 침윤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11)12) 기관지 천식의 경우에는 기관지 점막의 기저막 두께가 증가하고 호산구의 침윤이 심하며 호산구가 중요한 효과세포(effector cell)임이 알려져 있다.13)14) 하지만 천식과 만성 부비동염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환자들의 병리조직학적 소견에 관해서는 단지 몇몇 보고들만이 있을 뿐이다. Harlin 등은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호산구의 침윤이 심하며 세포외 MBP(major basic protein)의 침착과 부비동 상피세포의 파괴가 연관이 있음을 보고하면서 호산구의 침윤과 탈과립화가 천식과 유사한 기전으로 부비동 상피세포를 파괴한다고 하였다.15) Fujisawa 등도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에서 현저한 호산구 침윤과 MBP 침착을 관찰하여 이와 일치하는 소견을 보고하였으며,13) Newman 등은 만성 부비동염에서 부비동 조직내 호산구 증가가 천식, 알레르기 및 OMC CT 상 병변의 정도와 연관이 있다고 하였다.16)
본 연구에서는 천식군에서 비천식군에 비해 현저한 기저막 두께의 증가 및 배세포 증식, 그리고 심한 호산구 침윤의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염증반응이 있는 경우 기저막 두께가 증가하고 배세포가 증식하며 림프구와 같은 염증반응 세포가 증식하게 되는데,11)17) 본 연구에서 나온 결과들은 모두 만성 부비동염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소견들 중의 하나로 천식을 동반한 경우 이러한 소견이 더 심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아스피린 과민성이나 알레르기, 부비동 병변의 정도가 부비동 점막의 병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11)15)16) 본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과민성 환자들은 없었고 양 군에서 알레르기 여부는 차이가 없었으며 비용종과 OMC CT로 평가한 병변의 정도 또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천식을 지닌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천식을 지니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기저막 두께의 증가, 배세포 증식 등과 같은 만성 염증반응이 더 심하며 특히 호산구 침윤이 중요한 특징이 됨을 알 수 있다. 상피세포하 부종, 점막하 선증식, 림프구 침윤 등도 만성 부비동염과 같은 만성 염증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12) 본 연구에서 이들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균값이 비천식군에 비해 천식군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천식군에서 만성 염증반응이 더 심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의 예후에는 많은 인자들이 관계하여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부비동 조직의 병리조직 소견이 천식을 동반한 환자의 수술후 임상경과와 같은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호산구는 천식군에서 침윤이 증가하여 기관지 점막 뿐 아니라 부비동 점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는데, Harlin 등15)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것이 세포독성 등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 부비동 점막의 병리 및 임상적 경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Harlin 등15)의 연구가 알레르기를 고려하여 환자를 4군으로 나눈 결과 하나의 군에서 표본의 수가
5~8명으로 통계처리 하기에는 너무 적은 한계가 있었던 반면, 본 연구는 두 군에서 알레르기 여부가 차이가 없음을 보인 후 한 군당 충분한 표본 수로 통계처리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호산구가 어떤 기전으로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최근에는 호산구와 cytokine과의 연관 및 역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18)
결 론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병리조직학적 소견상 기저막 두께의 증가, 배세포 증식, 호산구 침윤이 천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병리조직학적 특징이 천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의 임상적 특징이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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