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나기상, 301-721 대전광역시 중구 대사동 640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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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결핵의 발병률은 20세기 중반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 왔으나 항결핵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가 출현하고 AIDS 환자, 당뇨병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1985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울러 전체 결핵 중 20%를 차지하는 폐외 결핵(extrapulmonary tuberculosis)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1)
비강 및 부비동에 발생하는 결핵은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비폐색, 비루, 가피 형성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서 비점막의 궤양이나 육아조직이 관찰되면 결핵을 의심하여야 한다.
저자들은 1989년부터 경험한 비강 및 부비동에 발생한 결핵 6예의 증례를 간략히 보고하고, 이들 증례와 함께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되었던 비부비동결핵 증례들을 분석하여 비부비동결핵의 임상적 특징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증 례
증 례 1:
26세 여자 환자로 4년 전부터 시작된 잦은 비출혈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비루나 비폐색 등의 증상은 없었으나 비강 건조감을 호소하였으며 비강검사에서 비중격 연골부에 직경 0.4 cm 가량의 천공이 관찰되었고 비중격과 좌측 하비갑개에 유두상 종물이 관찰되었다. 외래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Wegener씨 육아종이 의심된다고 하여 2개월간 cytoxan과 prednisone을 투여하였으나 전혀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시행한 조직검사상 결핵에서 흔히 보이는 괴사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을 보여 항결핵제인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을 6개월간 경구투여하였으며 병소의 소실이 관찰되었다.
증 례 2:
17세 여자 환자가 6개월 전부터 좌측 비익에 발생한 열(fissure)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신체검사에서 좌측 비익이 갈라져 있었고 비전정, 비중격의 전단부에서 가피로 덮인 궤양과 함께 과립상 병변이 관찰되었으며 비배부와 비주 부위의 피부에서도 비슷한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1). 혈액검사와 흉부 X-선 검사는 정상이었고 VDRL, TPHA 검사에서도 정상이었다. 조직검사에서 괴사성 육아종성 염증이 관찰되었으나 결핵으로 확진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험적으로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을 경구투여한 결과 증세의 호전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후에 시행한 Mantoux test에서 강양성을 보여 비결핵의 한 형태인 심상성 루푸스(lupus vulgaris)로 진단하였다. 항결핵제를 6개월 동안 계속 투여한 결과 모든 병소의 소실이 관찰되었으나 비익부의 열은 남아있었으며 이는 1년 후 피판을 이용한 성형술을 시행하였다.
증 례 3:
27세 여자 환자로 5개월 전부터 시작된 좌측 비폐색과 혈성 비루를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비강검사에서 양측 하비갑개가 종창되어 있었고 좌측 중비도에 소량의 농성 비루가 관찰되었다.
부비동 단순 X-선 촬영에서 좌측 상악동의 혼탁이 관찰되어 만성 부비동염을 의심하고 2주간 경구 항생제 투여와 함께 부비동 세척을 시행하였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으며 부비동 천자 후 시행한 세균배양검사에서도 균은 동정되지 않았다.
다시 내원하였을 때 좌측 중비갑개, 하비갑개, 비중격 등의 점막에 궤양과 과립상 병변이 관찰되어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 만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을 보였다(Fig. 2). 흉부 X-선에서 우상엽의 결핵 소견을 보였으며 객담검사에서 AFB 양성균이 관찰되어 폐와 비부비동의 결핵을 의심하고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 투여하였다. 항결핵제 투여 10여일 후 부비동 침범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시행한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좌측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에 연부조직 음영을 보여 좌측 Caldwell-Luc 수술과 사골동절제술을 시행하였으며 상악동 점막의 조직검사에서도 만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을 보였다. 이후 6개월간 항결핵제 투여하였으며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
증 례 4:
51세 여자 환자로 5개월 전부터 시작된 우측 비루와 비폐색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비강검사에서 우측 하비갑개의 전단부에서 뒤쪽으로 뻗은 유두상 궤양성 종물이 관찰되어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결핵에 부합되는 만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을 보였다. 비결핵으로 진단하고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을 6개월간 경구투여하였으며 증상의 호전과 병소의 소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증 례 5:
38세 남자 환자가 비종물에 대한 검사를 위해 내원하였다. 환자는 우측 비폐색과 비강 건조감을 호소하였다. 비강검사에서 비중격의 전방 연골부위에 0.5×1 cm 크기의 천공이 있었으며 우측 하비갑개 전단부와 양측 비중격 점막에 과립상 병변이 관찰되었다.
조직검사에서 결핵에 부합하는 만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을 보였고 결핵을 확인하기 위해 비점막을 다시 채취하여 결핵균에 대한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를 시행하 였으나 음성이었다. 흉부 X-선 촬영과 단순 부비동 X-선 촬영은 정상 소견을 보였다.
비결핵 진단하에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을 6개월간 경구투여하였으며 병소의 소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Figs. 3 and 4).
증 례 6:
9년 전 폐결핵으로 치료받은 병력이 있는 20세 남자환자가 비폐색과 비루를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비강검사에서 비중격 연골부위에 직경 1 cm 가량의 천공이 관찰되었고 비중격 천공부 주위로 과립상 병변이 관찰되었다. 양측 중비도에서는 화농성 비루가 관찰되었고 단순 부비동 X-선 촬영상 양측 상악동에 혼탁이 관찰되어 일단 항생제를 투여하고 비결핵을 배제하기 위해 흉부 X-선을 촬영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흉부 X-선 검사에서 좌상엽에 결핵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관찰되었고 조직검사에서 만성 육아종성 염증이 관찰되어 비결핵으로 진단하고 isoniazid 400 mg, rifampicin 600 mg, ethambutol 800 mg을 투여하였으며 병소의 소실과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
국내에서 발표된 비부비동결핵 증례의 분석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 등 국내 문헌에 발표되었던 비부비동에 발생한 결핵 중 본원의 6예를 포함하여 22예를 분석하였다.
나이는 17세에서 68세까지 다양하였고 22예 중에서 여자가 16예로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환자가 호소한 주증상으로 비폐색이 12예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 비루, 가피형성, 비출혈, 협골부 통증, 비열 등이 있었다. 침범 부위는 하비갑개가 가장 많았고 그 외에 비중격, 부비동 순이였으며 3예에서 비중격 천공이 동반되었다. 폐결핵은 3예에서만 동반되었고 10예에서 부비동의 혼탁이 관찰되었다.
모든 환자에서 6개월 내지 12개월간 항결핵제를 복용하여 치유되었으며 부비동의 혼탁을 보였던 10예 중 6예에서 부비동에 대한 수술을 시행하였고 부비동 내에서도 결핵성 병변이 확인되었다(Table 1).
고 찰
비결핵은 1761년 Giovanni Morgani가 연구개, 비인두, 비강의 궤양을 보였던 젊은 남자의 부검 결과를 기술하며 처음으로 보고되었다.2)
비결핵은 폐결핵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속발성 비결핵과 폐결핵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비결핵으로 나눌 수 있으며 속발성 비결핵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발성 비결핵이 드문 이유는 섬모 운동, 비분비물의 살균작용, 코털에 의한 여과 작용 때문이라 생각되고 있다.3) 그러나 국내의 보고에서는 본원의 2예를 포함한 단 3명만이 속발성 비결핵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원발성 비결핵으로 생각되었다.
발병 연령은 20세에서 84세로 다양하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2) 본원 증례에서도 6명 중 4명이 여자 환자였으며 국내의 보고에서도 22명 중 16명이 여자 환자였다.
비결핵의 증상으로는 비폐색이 가장 많고, 그 다음 비루, 종괴, 비출혈, 가피 형성 등의 순으로 많다.2) 본원 증례에서도 비폐색, 비출혈, 비루, 종괴 등이 주증상이었으며 국내의 증례 분석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비중격의 연골부위가 가장 호발하는 부위로 비중격천공이 종종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보고 중에서는 유일하게 본원 증례에서만 비중격 연골부의 천공이 3예에서 관찰되었다. 그 외에 비갑개와 비강저를 침범할 수 있으며 저자들의 증례 2와 같이 결핵의 lupus 형태에서는 안면과 비전정을 침범할 수 있다.4) 비배부의 피부와 비전정을 침범한 lupus vulgaris는 결핵의 만성적이고 무통성 형태이다. 여성에서 남성보다 두 배 정도 흔하며 청년기에 호발한다. 비중격의 점막상피 접합부(mucocutaneous junction)와 외비의 피부에 붉고 단단한 결절을 형성하며 조기에는 가피 형성, 궤양, 비출혈, 비루, 비폐색 등의 증상을 보인다. 평생에 걸쳐 악화와 호전이 반복될 수 있으며 나중에는 섬유화와 구축으로 인해 비익부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5) 본원 증례에서도 항결핵제 복용 후 모든 증상과 병변이 소실되었고 남아있는 비열은 피판을 이용한 성형술을 시행하였다.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특히 폐결핵의 과거력이 있을 때에는 비결핵의 진단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비강검사에서는 과립상의 조직 증식, 궤양, 선홍색의 결절성 비후를 보일 때 비결핵을 의심할 수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병변을 보이는 매독, yaws, 나병, 진균성 부비동염, Leishmaniasis 같은 기생충증, Wegener씨 병, 종양 등을 감별하기 위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조직검사에서 전형적인 결핵결절이 관찰되거나 환자의 분비물이나 조직에서 결핵균이 확인되면 확진할 수 있다.6) 그러나 전형적인 결핵결절이 보이지 않고 만성 육아종성 염증 소견만을 보이는 경우에는 확진을 내리기가 어렵다. Butt는 문헌에 발표된 비결핵 35예를 분석한 결과 7예에서 항결핵제에 대한 반응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졌음을 보고하였다.2) 본원의 증례 1과 증례 2의 경우에도 조직검사에서 확진을 할 수 없어 항결핵제를 시험적으로 사용한 결과 증세가 호전되어 치료 후에 결핵으로 진단되었다. 최근에는 병소부위의 조직을 채취하여 결핵균에 대한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측정하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본원 증례 5와 같이 조직검사에서 결핵에 부합되나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서로 보완적으로 시행하여 진단에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비결핵의 치료를 위해서는 항결핵제 요법이 가장 중요하며 폐결핵에서와 같이 다제 요법이 필요하다. 본원 증례를 비롯한 국내의 증례 모두 6개월 내지 12개월 요법으로 항결핵제를 투여한 결과 모든 예에서 치유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비결핵 환자에서 부비동의 혼탁을 보일 때 이에 대하여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의 보고에서는 부비동 혼탁을 보이는 10예 중 6예에서 수술이 시행되었고 부비동 점막에서도 결핵성 병변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4예에서도 항결핵제 투여 후 부비동 병변의 완전 소실 혹은 호전을 보여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점막을 모두 제거하지 않는 보존적인 수술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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