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문성균, 442-749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산5번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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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베체트병은 1937년 Hulusi Behcet이 처음 기술한 질환으로 만성적으로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원인 불명의 반복적인 염증 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재발성 구강 및 외음부 궤양, 포도막염의 3대 증상군으로 처음 기술되었으나, 이외에 관절,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비뇨기계 및 소화기계를 침범하며 지중해 연안 및 동아시아에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1)
베체트병은 미세혈관염에 의한 전신질환으로서 내이에도 영향을 미쳐 어지러움증과 이명 및 난청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2)3) 난청은 돌발적으로 고도의 난청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4)5) 보통 진행성으로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베체트 환자의 정기적 청각검사나 전정기능검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6)7) 드물게 양측 고도난청이 발생한 경우 인공와우 이식술의 적응증이 되나 창상의 치유와 와우내 골화 등을 고려하여 시술하여야 한다.
저자들은 베체트병으로 치료 중 한쪽 전농이 된 후 1년 후 반대쪽 전농이 발생한 환자에서 시행한 인공와우 이식술 1예를 경험하여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7세 남자환자로 2001년 11월 내원 당일부터 시작된 우측의 돌발성 난청과 어지러움증을 주소로 응급실을 경유하여 입원하였다. 과거력상 내원 3년 전부터 베체트병으로 진단받고 간헐적으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였고, 내원 12년 전부터 발작성심실상성빈맥(Paroxysmal supraventricular tachycardia)으로 본원 순환기내과 외래 추적 관찰 중이었으며, B형 간염 보균자였다. 양측 고막소견은 정상 소견이었으며, 좌측 편위 안구진탕소견이 관찰되었다. 만성 재발성 피부 궤양으로 인한 반흔과 구강내 궤양 반흔(Fig. 1)이 관찰되었으며 일반혈액검사상 적혈구 침강속도가 52 mm/hr로 증가되어 있었고 면역혈청검사상 C-Reactive protein이 12.9 mg/dl, Rheumatoiod factor는 25.6 U/ml, Anti-nuclear antibody가 양성으로 베체트병 진단기준에 합당한 소견이었다.8) 자가 면역질환에 의한 감각신경성 난청 의심하에 입원하여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호전 없이 퇴원하였다(Fig. 2A). 2002년 10월 다시 어지러움증을 동반한 좌측의 돌발성 난청소견을 보여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였으나 청력이 회복되지 않아 양측 전농상태가 되었다(Fig. 2B). 입원 중 시행한 측두골 컴퓨터 단층촬영 상 우측 와우내 골성 폐쇄소견이 관찰되었으며, 내이 자기공명 영상 촬영상 우측 와우내에 영상신호가 낮은 부분이 관찰된 것 외에는 소뇌교각이나 와우전정신경계에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Fig. 3). 와우갑각전기자극검사(promontory stimulation test) 상 우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좌측은 일부 반응을 나타내었다. 좌측 와우내 골성폐쇄가 발생하기 전에 이식술을 시행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치료가 끝나고 한달 후 인공와우(CI24R, Cochlear Ltd, Australia)의 이식술을 시행하였다. 와우개창술(cochleostomy) 후 와우의 기저회전이 섬유조직으로 부분적으로 폐쇄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하였으나, 큰 저항없이 전극을 삽입할 수 있었다(Fig. 4). Neural response telemetry(NRT) 상 10개의 전극에서 전기자극에 의한 청신경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술 후 피부절개부위는 합병증 없이 회복되었다. 수술 3주 후부터 16주 동안 조율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12개월 후 순음청력검사 상 청력역치는 약 30 dBHL로 회복되었으나 어음분별력은 다소 떨어져 입모양을 볼 경우는 87%이었고 현재 환자는 일상 대화에 큰 불편이 없고 전화 사용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고 찰
베체트병은 구강 및 서혜부의 만성 재발성 궤양과 포도막염을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전신 질환으로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며 대개 삼십대에 호발한다. 진단기준으로 반복적인 구강궤양과 함께 서혜부 궤양, 포도막염, 피부궤양, 피부과민반응의 다섯 가지 중 두 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외에 관절염, 소화기계, 혈관계, 신경계 증상의 동반도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8) 베체트병은 주로 극동이나 지중해 동부에 많이 발생하며 북유럽과 미국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국내 역학조사에 따르면 2년 동안 전국적으로 베체트병 의증으로 내원한 3,497명의 환자 중 1,527명에서 진단이 가능하였다.9) 베체트병의 발병기전은 확실하지 않으나 바이러스 감염, 알레르기, 중금속 중독, 유전적 기전 및 자가면역 등이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최근 미세혈관염에 의한 전신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1)
베체트병 환자의 20~70% 정도에서 난청이나 어지러움증과 같은 내이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6)7)10) 다른 베체트병 증상의 정도와 내이증상의 동반과의 연관성은 없으나 인체백혈구항원 HLA-B51이 발현된 경우 내이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11) 난청은 편측이나 양측에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양상은 다양하여 돌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서서히 진행할 수도 있으며 변동(fluctuating)하는 경우도 있다.4)12)13) 이증례의 경우 젊은 연령의 나이에서 1년 간격으로 급성 돌발성 난청이 양측으로 발생하였으므로 베체트증후군과 관련된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생각할 수 있다. Brama 등2)은 신경계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16명의 베체트병 환자에서 청각전정기관의 증상을 보인 10명의 환자를 처음 보고 하였다. 이 중 4명은 진행성 감각신경성 난청을 보였으며, 1명은 말초성 어지러움증을 호소하였고, 5명은 청력소실과 어지러움증을 동시에 호소하였다. 청각증상과 중추신경계 증상의 동반여부는 불분명하나 본 증례에서 청각역치가 30 dB 정도로 회복된 것에 비하여 어음판별력이 양호하지 않은 것은 와우내 섬유화 또는 골화 및 지속적인 미세혈관염에 의한 청신경 및 청각중추의 기능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
베체트병 환자에서 시행된 인공와우 이식술에 대한 보고는 국내외 모두 많지 않다. 만성 중이염이 동반된 맹인 베체트병 환자에서 합병증 없이 인공와우 이식술이 시행된 보고가 있으며14)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한 자가면역성 혈관염 환자 5명 중 1명의 베체트병 환자가 보고되기도 하였다.15) 이 질환에서 인공와우 이식술 증례보고가 적은 것은 질환의 유병률이 낮고 양측 고도난청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식술의 대상이 되어도 다른 장기의 상태가 불량한 경우 수술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베체트병 환자의 인공와우 이식술에서 고려되야 할 점은 와우내 골화와 창상회복문제이다. 자가면역성 혈관염 환자중 와우내 골화로 인해 와우의 기저회전부위가 골성 부분폐쇄되어 있는 것이 관찰되어16) 본 증례와 비교해 볼 때 와우의 골성 폐쇄는 베체트병에 의한 와우 병변의 공통적인 소견이라 추측된다. 그러나, 골화의 정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전극을 와우내로 삽입하는 데는 큰 여러움이 없지만15)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골화가 진행하기 전 조기 이식술을 시행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베체트병은 미세혈관염이 그 발병기전의 하나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식술 후 창상회복을 우려하였으나 별다른 합병증이 보고된 바 없고 본 증례에서도 창상회복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다른 합병증도 없었다. 그러나, 베체트병의 염증이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로 염증을 충분히 안정화시키고 수술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베체트병 환자에서 청각장애가 동반 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청각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양측 농이 발생한 경우 인공와우 이식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하나 와우내 골화와 창상회복문제가 수술 전에 충분히 검토되어야하며 청각중추의 병변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추적검사와 재활훈련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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