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진홍률, 361-711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 산 62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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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비갑개내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것은 심한 알레르기성비염, 비용종(nasal polyp)이 동반된 만성부비동염, 약물성비염(rhinitis medicamentosa) 등에서 비폐색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비내 점막의 만성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많이 시행되고 있다.1) 이 시술은 약간의 비출혈, 안면홍조, 그리고 드물게 저장용매로 인한 요통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약
1~2%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왔으나 시력상실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이 보고 되면서 최근에는 시행빈도가 줄어드는 경향이다.1) 그러나 시력상실의 원인이 스테로이드 침전물에 의한 망막동맥의 색전증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주사전에 전처치를 적절히 하고 주의사항을 잘 지켜 시행하면 시력상실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1)2)
저자들은 만성 부비동염과 심한 비용종증으로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수술 중 양측 비내에 triamcinolone을 주사한 이후에 한 쪽에 시력상실이 발생한 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4세 남자 환자가 코막힘과 후비루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3년 전 양측의 만성부비동염과 비용종증으로 본원 이비인후과에서 양측 내시경 부비동수술을 받았었다. 비강내시경 검사에서 비중격만곡증과 양측 비강을 채우고 있는 용종이 발견되었으며 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 OMU CT에서 양측의 비강과 모든 부비동을 채우고 있는 연조직 음영이 관찰되었다. 환자는 전신마취 후에 양측 내시경 부비동수술과 비중격교정술을 시행받았다. 모든 부비동은 용종성 조직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비중격과 비갑개 또한 용종성 변화를 보였다. 중비갑개는 용종성 변화와 함께 비중격과 유착되어 있어 수술의 마지막에 유착부위를 분리한 다음 양측의 중비갑개 기시부와 중비갑개와 마주하고 있는 비중격에 triamcinolone을 0.4 ml 정도 각각 주사하고 지혈을 위한 비내 팩킹을 하고 수술을 끝냈다. 수술 중 출혈은 심하지 않았으며 안와의 지판이나 시신경 등의 손상은 없었다. 수술 중에 두 번 동공을 관찰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소견은 없었다. 수술 직후 회복실에서 시행한 동공검사에서 우안의 동공이 좌안에 비해 확대되어 있었고 빛반사가 없었으며 환자는 우측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였다. 안구돌출이나 안압증가 등의 소견은 없었다. 즉시 우측 비강의 팩킹을 모두 제거하고 수술부위를 관찰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안과에서 시행한 안구검사상 황반부와 주변부 망막의 부종과 함께 앵두반점(cherry-red spot)이 발견되어 모양체망막동맥(cilioretinal artery)과 주변부 망막분지동맥(branch retinal artery)의 폐쇄가 의심되었다. 즉시 강한 압력으로 안구를 30초간 눌렀다가 갑자기 압력을 풀어주는 안구 마사지를 2번씩 2회 시행하였다. 이후 시력을 1시간 간격으로 검사하면서 변화를 기록하였고 dexamethasone 20 mg을 정맥 주사하였다. 수술 당일 안과에서 촬영한 망막사진에서는 황반부 주위에 미만성의 부종과 함께 앵두반점이 관찰되었다(Fig. 1A). 마사지를 시행한 5시간 이후부터 우안의 빛반사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환자는 약 1 m에서 손가락세기(finger counting)가 가능하였다. 다음날 안과에서 시행한 형광안저촬영에서 우안의 모양체망막동맥과 망막주변부의 망막분지동맥이 관류(perfusion)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Fig. 1B). 당시의 시력은 우안이 0.15, 좌안이 1.0이었다. 수술 후 3일째 퇴원하였고 퇴원 후에는 extract of Ginko Biloba 30 mg을 하루에 세 번 3개월간 투약하였다. 외래추적관찰 소견상 조금씩 황반부종이 감소하였고 시력도 서서히 회복되었으나 중심시야가 주변시야에 비해 어두운 현상이 1개월 정도 지속되었다(Table 1). 수술 후 3개월째에 황반부종은 소실되었고 형광안저촬영에서 망막의 혈관도 정상 소통을 보였으며(Fig. 2), 환자 우안의 시력도 1.2로 회복되었다. 수술을 시행한 부비동 부위는 깨끗하였고, 코막힘이나 후비루 등의 증상은 소실되었다.
고 찰
두경부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후 발생하는 시력상실에 관한 보고는 1962년 독일의 이비인후과 잡지에 하비갑개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후에 시력상실이 발생한 예를 보고한 것이 최초이고3) 영어저널에서는 1963년 처음 보고되었다.4) 이후 두경부 중에서도 주로 비강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후 시력상실이 발생한 증례들이 보고 되기 시작하였으며2)5)6)7)8) 비강내 조직 이외에도 두피, 편도선와, 협부연부조직, 후안구부, 상안검, 외비 등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후 시력상실된 증례들이 보고되었다.9)10)11)12)13)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은 극히 드물어 한 문헌에 의하면 하비갑개내 스테로이드 주사 후 시력상실의 발생률을 약
1~2만명당 1명(0.006%)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6) 또 다른 문헌에서는 6만명의 시술예에서 시력상실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2)
비강내 조직에 스테로이드 주사 후 발생하는 시력상실은 주로 스테로이드 침전물에 의한 종말동맥인 망막동맥과 그 분지들의 색전증 혹은 반사에 의한 혈관경련(reflex vasospasm)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증례 보고에서 안저검사나 형광안저촬영 등을 통해 망막동맥의 색전증을 증명하였다. 한 동물실험에서는 스테로이드와 에피네프린을 섞어 경동맥에 직접 주사하였을 때 망막동맥에 색전증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망막동맥의 조직소견을 통해 색전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스테로이드 침전물임을 확인하였다.14) 본 증례에서는 안저검사 소견이나 형광안저촬영 소견에서 모양체동맥의 분지인 모양체망막동맥에 색전증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원인물질은 스테로이드 침전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로이드 색전증이 발생하는 기전은 스테로이드가 혈관 내로 직접 주사되어 그 침전물이 주사압력에 의해 역류하여 안동맥까지 이르게 되고, 여기서 종말동맥인 망막동맥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 혹은 후사골동맥으로 주사 되었을 경우 안동맥으로 곧바로 역류할 수 있으며 접형구개동맥의 분지나 두경부 부위의 다른 동맥의 분지들로 주사 되었을 경우에도 서로 연결된 혈관들(anastomosis)을 통해 역류하여 망막동맥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14)15) 일측 비강에 스테로이드 주사 후 양측성으로 망막동맥 색전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두경부 부위의 수많은 혈관연결에 의한 역류가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6) 본 증례의 경우 스테로이드가 혈관에 직접 주사 되지 않도록 역류검사(regurgitation test)를 시행한 후 주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색전증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과도한 주사압력에 의해
스테로이드가 조직 내에서 모세혈관을 타고 세동맥과 동맥으로 역류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망막동맥 색전증을 일으키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스테로이드의 입자크기(particle size)이다. 15 μm 정도의 미세구(microsphere)가 망막동맥의 분지에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원숭이 실험에서 밝혀졌고,17) methylprednisolone acetate의 경우 99%가 20 μm 이하이고 75%가 10 μm 이하로써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이다.15) Triamcinolone acetate, triamcinolone diacetate, prednisolone tebutate 등은 입자의 90% 이상이 10 μm 이하로써 methylprednisolone acetate 보다 가능성은 작으나 역시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더군다나 조직 내 주사 후 스테로이드는 침전물을 형성하여 원래의 크기보다 더 커질 수 있으며 특히 주사 전 스테로이드 주사액을 잘 흔들어 혼합하지 않고 주사할 경우 침전물이 바로 주사 되기 때문에 색전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또한 국소마취제나 혈관수축제 등의 다른 물질과 혼합하여 주사할 경우 침전물 형성이 더욱 촉진된다.15)16)
이러한 스테로이드 색전증의 기전을 감안하여 비강 내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때 이 합병증의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적절한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1):첫째, 국소 혈관 수축제를 사용하여 주사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혈관 내로 스테로이드가 직접 주사 되는 것을 피한다. 둘째, 비내 주사시 하비갑개의 앞쪽 끝에 주사를 시행하고 가능하면 전, 후 사골동맥과 가까운 부위에는 주사를 피한다. 셋째, 25게이지 주사바늘을 사용하여 주사하고 과도한 압력을 주지 않는다. 넷째, 바늘을 움직이며 주사하여 한번에 많은 양이 한곳에 주사 되는 것을 피한다. 다섯째, 주사 직전 주사기를 흔들어 침전을 없앤 후 주사한다. 여섯째, 국소마취제나 혈관 수축제 등 다른 약물과 혼합하여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에 비추어 본 증례에서의 문제점을 살펴 보면 첫째, 국소 혈관 수축제를 이용해 수술 전 충분한 혈관수축을 유도하기는 하였으나 수술이 끝날 무렵, 즉 약 2시간 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시행하여 아마도 혈관 수축이 이미 풀린 상태였을 것이다. 둘째, 만성 염증의 조절을 위한 시술이기는 하였으나 전사골동맥과 가까운 부위인 중비갑개와 인접 비중격에 주사를 시행하였다. 셋째, 과도한 주사압력에 의해 스테로이드가 혈관 내로 역류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병증의 증상은 빛의 감지가 되지 않는 완전한 시력상실(total blindness)에서부터 경미한 시야흐려짐(visual blurring)까지 다양하며 흑내장(amaurosis)이나 시야암점(scotoma) 등도 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통과 동공의 반사이상도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며 그 외 색전증이 뇌혈관을 침범한 경우는 두통, 혼동(mental confusion)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색전증이 발생한 즉시 안구맛사지, 10% 이산화탄소 흡입, mannitol 정맥주사, carbonic anhydrase inhibitor 정맥주사, 안구전방천자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치료방법의 효과는 미지수이며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11)15)18) 조기진단과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예후는 예측하기 힘들며 일시적으로 시야흐려짐이 발생한 후 정상으로 회복되기도 하고, 손가락세기를 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되기도 하며, 영구적으로 시력상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12) 한 보고에 의하면 초기 시력상실이 심할수록 비가역적 시력상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2) 본 증례의 경우는 초기에 완전한 시력의 상실이 나타나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시력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발견 즉시 안구맛사지를 시행하였고, 증상이 발생한 당일 dexamethasone을 정맥주사 하였으며, 3개월간 혈류개선제를 투여하였는데 이러한 것이 환자의 증상회복에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결 론
비강 내 조직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후 매우 드문 합병증으로 모양체망막동맥 색전증으로 인한 시력상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시술을 시행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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