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미각은 음식을 섭취를 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에 중요한 감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몸 내부 환경으로의 관문의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맛의 특성들과 그것에 의해 유발된 행동들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적당한 전해질 및 산도를 유지시켜주며 독소를 회피하도록 도와주어 생물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할 뿐 만아니라, 삶의 질을 위해서도 중요한 감각이지만, 다른 감각에 비해 아직 연구가 저조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신경생물학자들은 후각이나 체지각 같은 다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미각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네 가지 기본적인 맛 특성(taste quality)이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초창기의 전기생리학적 연구(electophysiologic study)이래로 미각 전달 경로에 있는 말초 및 중추의 개개의 미각 신경섬유는 4가지 맛 특성 가운데 하나 이상의 자극에 비특이적으로 광범위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미각 신경의 코딩에 있어서 주된 이슈는 어떻게 이렇게 광범위하게 반응하는 신경들이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같은 뚜렷한 감각으로 구분해 낼 수 있는지 규명하는 것이었다.
본 원고에서는 미각계의 특징과 기본적인 해부학적 구조를 정리하고, 입 속에 들어온 맛 자극을 어떻게 뇌가 무슨 맛인지 알아내는지에 관한 미각의 코딩(sensory coding) 과정에 대해 최근까지 밝혀진 결과들과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각 수용체
맛의 인지는 맛을 내는 물질이 미각 수용체에 결합했을 때 시작하며, 통상 짠맛과 신맛은 이온 채널에 의해 변환되고, 나머지는 G-단백 연결 수용체에 의해 변환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연쇄증폭반응(signaling cascade)을 유발하고 맛봉오리의 기저부에 접합하고 있는 구심성 미각 신경 섬유를 따라 뇌로 신호가 전달된다.
미각 수용체는 구강, 인두, 후두의 점막에 분포하고 있는 맛봉오리(taste bud)내에 위치한다. 혀에 있는 맛봉오리는 유두(papilla)내에 포함되어있고, 다른 부위에서는 상피표면에 분포한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적어도 두 종류의 세포가 맛봉오리 내에서 구분되고, 초미세구조와 면역세포화학적 특성에 의해 어둠 세포(dark cell)와 밝은 세포(light cell)로 불리운다. 맛봉오리 내의 세포들은 원주형으로 생겼으며 양파모양으로 배열하여 있고 첨단부의 미세융모(microvilli)들은 구강의 상피 사이에 있는 구멍을 향하여 돌출해 있다(Fig. 1).1)2)
혀에는 4가지 형태의 유두가 있고 혀의 다른 지역에 위치하며 대체로 각각 다른 맛에 관여한다. 버섯 유두(fungiform papilla)는 혀의 앞쪽 2/3에 분포하며 약
200~300개가 있으며, 개인차가 크지만 약 1600개의 맛봉오리를 포함하고, 제 7 뇌신경의 분지인 고삭신경(CT, chorda tympani)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성곽유두(vallate papilla)는 혀의 전방 2/3와 후방 1/3사이에 V자형으로 분포하며,
8~12개의 유두로 구성이 되고 각각 약 250개의 맛봉오리들이 있어 평균 3000개가 있고, 제 9 뇌신경(glossopharyngeal)에 의해 지배받는다. 잎새유두(foliate papilla)는 혀의 양 가장자리에 있는 주름과 틈새에 있으며 약 1280개의 맛봉오리가 있다. 실유두(filiform papilla)에는 맛봉오리가 없어 미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지만, 음식물을 혀에 오래 머무르도록 하여 맛 성분이 맛봉오리에 전달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1)3)4)
미각 수용체 세포들은 약 10일의 평균 수명을 가지고 있고 후각 수용체 세포처럼 기저 세포 층으로부터 계속적으로 재생된다. 신경계가 새로 생긴 세포들과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죽어가는 세포들과는 연결을 끊으면서, 어떻게 단맛은 단맛으로, 짠맛은 짠맛으로 똑같이 느끼도록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는 상태이다. 하나의 신경 섬유는 하나 이상의 맛봉오리를 지배하고 각각의 맛봉오리들도 몇개의 다른 구심성 신경에 의해 지배받는다.1)2)4)
미각 신경섬유에 의한 신경지배가 맛봉오리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하며 신경공급이 없어지면 퇴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Oakley(1967)5)는 맛봉오리의 신경지배의 변화가 맛봉오리 반응 특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Rat에서 고삭신경과 설인신경을 자른 후 서로 교차하여 문합을 하여 버섯유두는 설인신경에, 성곽유두는 고삭신경에 의해 지배를 받도록 하였다. 전기생리학적 기록을 해보았을 때 혀의 전방에 연결된 설인신경은 정상 고삭신경에서처럼 quinine보다는 sodium chloride에 더 잘 반응을 하였고, 혀 후방에 연결된 고삭 신경 또한 정상 설인 신경과 같이 sodium chloride보다는 quinine에 더 잘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실험은 수용체의 표현형은 지배 신경보다는 표적상피의 특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경지배는 맛봉오리의 분화와 유지에는 필요하지만 미각세포내의 수용체 발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미각 세포들은 변형된 상피세포이지만 신경세포의 많은 특징을 가진다. 최근 연구결과들은 포유류 맛봉오리의 세포에서 다양한 세포표면 분자와 신경항원들을 증명하였다. NCAM(neural cell adhesion molecule)은 rat와 mouse의 성곽유두와 설인신경에서 발현되는데, 신경이 잘리면 맛봉오리가 퇴화함에 따라 NCAM 발현이 사라지고, 성곽유두에 신경재분포가 이루어지게 되면 먼저 신경에서 NCAM 표현이 동반되고, 이어 표피의 분화와 함께 분화된 미각세포에서 NCAM 표현이 뒤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의 혈액형 항원(A,B, H, Lewis), α-gustducin, serotonin, vasoactive intestinal polypeptide(VIP), 몇몇 cytokeratin, neuron-specific enolase(NSE) 등도 미각 세포에서 발현된다. 일부 미각 표식자들은 밝은세포(light cell)에만 발현되고(e.g., α-gustducin, NCAM, serotonin, Lewis, A형 혈액형항원), 반면 일부는 어둠세포(dark cell)에서 주로 발현된다(H형과 B형 혈액형 항원, 2B8 carbohydrate epitope).2)6)
미각의 중추 신경 경로
버섯유두(fungiform papilla)와 잎새유두(foliate papilla)중 앞쪽에 위치한 맛봉오리들은 고삭신경(CT, chorda tympani)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안면신경 분지인 방사대천추체신경(GSPN, greater superficial petrosal nerve)은 소구개신경(lesser palatine nerve)을 통해 연구개의 맛봉오리에, 비구개신경(nasopalatine nerve)을 통해 비절치관(nasoincisor duct)에 있는 맛봉오리를 지배한다. CT와 GSPN 두 분지는 슬신경절(geniculate ganglion)을 거쳐 미각 정보를 고립로핵(NST, Nucleus of Solitary Tract)의 입쪽 극(rostral pole)의 핵에 전달한다. 혀 후방에 위치한 잎새유두와 성곽유두에 있는 맛봉오리들은 제 9 뇌신경의 설편도(lingual-tonsillar) 분지에 의해 지배받으며, 추체신경절(petrosal ganglion)을 거쳐 연수로 가서 제 7 뇌신경 종말의 꼬리(caudal) 쪽에 얼마간 겹쳐서 종말한다. 후두개의 후두쪽 면과 피열후두개주름(aryepiglottic fold), 식도 상부에 위치한 맛봉오리들은 제 10 뇌신경의 분지인 상후두신경(SLN, superior laryngeal nerve)의 내분지에 의해 지배를 받으며, 결절신경절(nodose ganglion)을 거쳐 제 7, 9 뇌신경보다 꼬리쪽의 NST로 들어간다. 그 외에, 삼차신경의 말단이 혀에 분포하여 강하고 불유쾌하거나 자극적인 감각을 감지한다.1)2)
Rat에서 양측성으로 고삭신경 단독, 혹은 설인신경과 같이 절단하였을 때 NaCl과 KCl간, KCl과 QHCl 간의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설인신경만 절단하였을 때는 아무 영향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제 7 뇌신경을 통한 입력은 미각의 구분에 필수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제 9 뇌신경은 맛의 구분보다는 뇌간의 미각 기전에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후두의 화학 수용체를 지배하는 상후두신경도 맛을 구분하는 데는 관여하지 않고, 대신 정상 산도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막고 후두의 이온균형에 관여함으로써 기도 보호에 주된 역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7)
제 7, 9, 10 번 뇌신경의 구심성 섬유는 미각 정보를 연수에 있는 1차 미각 중추인 NST로 전달하고, 2차 미각 중추인 팔곁핵(PbN, parabrachial nuclei)으로 상행 섬유가 투사한다.8) PbN에서 시상피질투사(thalamocortical projection)가 미각 정보를 담고 시상(VPMpc, parvicellular portion of the ventroposteromedial nucleus of the thalamus)과 미각 신피질(GN, gustatory neocortex)로 정보를 전달한다. 시상피질투사와 평행하게 섭식과 자율신경조절에 관여하는 변연계인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 편도 중간핵(central nucleus of the amygdala), bed nucleus of the stria terminalis 등으로 미각의 구심성 정보를 나르는 제 2의 투사경로가 있다(Fig. 2).
미각계 내로의 하행 축삭(descending axon)들이 뇌섬엽(insular cortex)과 몇몇 배측 전뇌부(ventral forebrain area)로부터 내려오고 PbN과 NST로 투사한다. 또한 NST내의 신경세포들과 구강, 안면, 인두의 운동핵(V, VII, ambiguus, XII)의 세포들간에 직접 또는 그물체(reticular formaion)내의 사이신경세포(interneuron)를 통한 많은 국소연결이 있다. 이러한 후뇌계(hindbrain system)들은 섭취한 음식물의 섭취나 거부와 관련된 미각관련 반응들을 형성한다.
미각의 특성(Quality), 강도(Intensity), 쾌락도(Hedonic Value)
미각계는 화학자극으로부터 맛의 특성, 강도, 쾌락도의 3가지 형태의 정보를 추출한다. 대부분의 신경생물학자들은 후각이나 체지각적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맛 경험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네 가지 기본적인 맛 특성이 있다는데 동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맛있는 맛(umami, monosodium glutamate), 금속성 맛(iron salt), 덤덤한 맛(calcium salts) 등도 첨가되어야 한다든가, 또는 어떤 맛이든지 다 독특한 카테고리라든가 하는 논란이 있다.4)9) 강도는 유발된 감각의 크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모든 감각계에 공통되는 차원이며, 쾌락도는 맛이 있다 없다, 또는 맛 감각이 유쾌하다 불유쾌하다 등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자극의 특성 뿐 만 아니라 유전적, 생리적, 경험적 요소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들 3가지는 각각 따로 평가될 수도 있지만 서로 독립적인 것은 아니어서, 감지되는 맛의 특성은 자극강도에 따라 바뀔 수도 있고, 맛의 쾌락도는 주로 맛 특성과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
미각계는 주로 유전과 발달 요소에 의해 조직화되지만, 경험과 생리적 상태도 미각 신경의 일련의 작용과 인지에 영향을 끼친다. 종에 따라 어떤 자극의 쾌락도를 향한 특이 경향이 있는데(species-specific predisposition) 이것은 후천적으로 바뀔 수 있고, 신진대사나 약리학적 조작에 의해서도 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미각 구심성 신경은 복잡하게 서로 연관된 적어도 3가지 종류의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맛의 특성, 강도, 쾌락도 등이 어떻게 신경계 내에서 분명히 나타내어질 수 있는지가 미각 신경의 코딩에 관한 연구의 주된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다.
미각 코딩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각계의 두가지 양상이 있다. 첫째, 말초와 중추 미각 신경은 전형적으로 짠맛, 단맛, 신맛, 쓴맛을 나타내는 자극 중 하나 이상에 대해 반응하고(broad tuning), 종종 온도자극이나 촉각에 대해서도 반응을 나타낸다. Smith 등10)은 rat의 120개의 미각 수용체 세포들에서 6가지 맛 자극을 주면서 각각의 수용체 세포들의 화학 감수성을 비교하였더니, 약 75%의 세포에서 하나 이상의 맛에 반응하였다고 하였다. 수학적 계산을 통해, 모든 맛 특성에 반응하는 세포를 엔트로피 값(entropy measure) 1이라하고, 한가지에만 반응하는 세포를 엔트로피 값 0으로 하여 동조영역을 정량화하였을 때, rat에서 미각 수용체 세포는 0.46, 고삭 신경은 0.56, 1차 미각 중추인 NST는 0.79이었다. 쉽게 말해 뇌에 있는 하나의 세포는 salt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과 sucrose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으로부터 각각 유입되는 정보를 동시에 받음으로써 점점 뇌로 올라갈수록 더 여러 가지 맛 특성에 넓게 동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떻게 감각 정보가 미각계에 코딩 되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할 때 전달경로내의 모든 세포들은 맛의 특성이 다른 여러 자극에 넓게 반응하고, 낮은 강도 보다는 높은 강도에서 더 넓게 반응하며, 종종 온도나 접촉 같은 다른 자극에도 반응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미각계의 다른 중요한 특징은, 다른 대부분의 감각계와는 달리 중추 신경계 조직에서 뚜렷한 지정학적 배열(topographic arrangement)이 없다는 것이다.11) NST에 종말하는 말초신경의 말단부가 공간적으로 어느 정도 서로 분리된 모습을 보이고, 이들 신경에 의해 지배받는 맛봉오리 소집단들도 화학 자극에 대한 예민도에 따라 다소 공간적인 분리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NST내에서의 반응도에서 개략적인 지정학적 차이점이 생기며, 이것은 미각 전달경로를 따라 계속되어 피질에는 제 7과 제 9 뇌신경 입력에 대한 분리된 종말 영역이 있어, 과거에 이러한 공간적인 분리가 맛 특성의 코딩에 중요하다고 제기되어져 왔다. 그러나 모든 레벨의 중추 미각 신경들은 여러 가지 맛 특성에 반응하는 특징이 있고, 다수에서 2개 이상의 수용체 집단에서 수용 영역을 가지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현재는 맛 특성이 지정학적 코드에 의해 표현된다는 증거는 희박하다.
미각 자극의 강도는 신경 자극의 빈도와 반응하는 신경의 수에 의해 코딩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정군의 세포만이 아닌 미각 자극에 반응하는 모든 신경들은 자극 농도에 의해 조절되는 것을 볼 수 있고, 자극 농도에 대한 역치가 매우 다양하다.
맛 특성이나 강도와는 달리 쾌락도의 코딩에 대해서는 신경생물학적 연구에서 체계적으로 언급된 바가 없는 실정이다. 아마도 쾌락도는 맛 특성과 강도와 독립적이지 않으며 경험이나 생리적 상태에 따라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편도(amygdala)같은 배측 전뇌부(ventral forebrain area)에 있는 몇몇 미각 신경들은 맛 특성보다는 자극의 쾌락도에 동조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쾌락도는 음식물 섭취와 거부에 관계된 많은 미각 관련 반응들의 조절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2)
맛 특성의 코딩 기전
본질적으로 신경 코딩의 문제는 수용체에 주어진 특정 맛 자극이 개개의 미각신경의 활성으로 분명히 표현될 수 있는지, 혹은 다른 구심성 신경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만 의미가 있는지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두가지 가설이 있는데 하나는 맛의 특성이 특이 신경 채널의 활동성에 의해 표현된다는 것이고(labeled line code), 다른 하나는 여러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의 상대적인 활동성에 의해 표현되는 것이라는(population code, across neuron pattern) 주장으로 수십 년에 걸쳐 심한 논쟁이 있어왔다.
전기생리학적 기록 방법이 발달하기 전에는 각각 특정 한가지 맛을 코딩하는 몇 가지 종류의 신경 유형이 있어서 어떤 맛 자극이 들어왔을 때 이중 해당하는 한 신경이 흥분함으로써 특정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labeled line code). 즉 뚜렷이 구분될 수 있는 맛의 종류와 같은 숫자의 labeled line이 있어서, 어떤 맛이 감지되면 각 맛에 해당하는 독립된 구심성 채널에 의해 신호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구심성 미각신경의 활동을 전기생리학적으로 최초로 기록한 사람은 Pfaffmann(1955)인데, 인간의 기본 되는 맛 특성인 짠맛, 단맛, 신맛, 쓴맛의 각각의 자극에 대해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독립적인 신경섬유를 찾기를 기대하면서 rat등 실험동물에서 고삭신경섬유 한가닥씩의 활동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부분의 고삭신경섬유들은 한가지 이상, 때로는 서너가지의 맛 자극에 반응하였다. 이 실험으로 그는 맛 특성은 수많은 구심성 신경에 걸친 상대적인 활성도에 의해 표현된다는
"across fiber pattern theory"라는 가설을 제시하였다.12)13)
일부 학파는 미각 신경이 여러 가지 맛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하긴 하지만, 어떤 신경들은 특정 맛에 대해서 다른 신경들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labeled line 가설의 변형안을 주장하였다. 즉, 미각 특성은 기본적인 미각 특성 물질 중 하나에 대해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가장 잘 반응하는 신경들에 의해(by neurons that respond best, but not specifically) 코딩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단맛은 단맛을 가장 잘 느끼는 신경(sucrose-best neuron)에 의해, 짠맛은 짠맛을 가장 잘 느끼는 신경(NaCl-best neuron)에 의해 코딩되며, 주어진 신경세포 유형에서의 활성도는 자극의 특성에 관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동안 축적된 증거들을 보면 신경 세포들은 하나의 자극에 특이적으로 반응하진 않지만 전형적으로 4가지 기본 맛 특성을 나타내는 자극 중 하나에 가장 잘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어 이에 따라 신경 유형을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같은 유형의 신경세포들이 labeled line을 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또한 단독으로 맛을 분간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즉, 각각의 신경 유형은 특정 맛 특성을 표현하는데 필수적이긴 하지만 labeled line으로서 독립적으로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10)14)15)
Population code는 신경 집단에 대한 접근으로, 어떤 하나의 세포는 자극의 특성이나 강도를 독립적으로 분명히 나타낼 수 없다. 미각 신경의 다중 감수성이 기본개념이며, 맛을 코딩 하는데 세포 집단 전체의 반응을 강조하며 개개의 신경의 역할은 무시한다.16) 만약 어떤 맛 자극이 한 집단의 미각 세포와 신경에 주어지면, 그중 일부가 활성화되어 뇌에서 어떤 형태의 활동 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만약 다른 맛 자극이 같은 집단에 주어지면, 다른 조합의 세포들이 활성화 되어 이전 자극 때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활동 패턴을 만들어낸다. 뇌는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아닌 신경들의 집단이 만들어 내는 전체 활성 패턴의 차이를 인식하여 맛을 식별하게 된다는 것이다.
Smith 등은 햄스터의 혀 전방에 18가지 자극을 주면서 얻어진 PbN 신경들의 반응 양식에 있어서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3차원적인‘미각 공간(taste space)’을 통해 보여주었다. 공간 내에 가깝게 위치한 것은 신경 집단의 반응이 유사한 것을 나타내는데,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자극이 이 공간 내에서 분명하게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비록 PbN 내의 어떤 하나의 신경세포는 한 가지 이상의 자극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할 지라도, PbN 신경 집단들에 걸친 반응 패턴은 맛 자극이 유사한 것은 유사하게, 다른 것은 다르게 나타나므로 4가지 그룹의 자극 사이에 충분히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Fig. 3).2)
하행로(descending pathway)에 의한 조절
미각 자극에 대한 뇌간 세포들의 반응은 몇 가지 조절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대뇌를 제거한 rat에서 전기생리학적 연구를 한 결과 전뇌(forebrain)로부터의 하행로가 뇌간의 미각 세포들의 조절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최초로 증명되었는데, 배측 전뇌(ventral forebrain)의 미각영역으로부터 PbN과 NST로 바로 내려오는 신경경로가 있으며, 미각피질,17) 편도 중간핵(central nucleus of the amygdala),18)19)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18)20) bed nucleus of stria tereminalis21)로 부터의 입력은 rostral NST의 세포 활동을 자극하거나 억제하며,22) 이 중 피질 흥분에 의해 유발되는 억제반응은 GABAA 수용체 길항제인 bicuculline에 의해 차단된다.
NST의 미각영역 내에서 시냅스 전달의 기전을 밝히기 위한 연구들이 시작되어,23) NST의 내장부(visceral portion)에서 호흡, 순환기 등의 정보를 처리 하는데 중요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던 억제 신경전달물질인 GABA가, 미각부(gustatory NST)내의 많은 작은 난형 사이신경세포들에서도 발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Rat과 hamster의 in vitro 상태의 rostral NST의 세포들을 전기생리학적으로 기록하면 GABA가 이들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것은 주로 GABAA 수용체에 의해 매개되며,
in vivo에서도 같은 작용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NST를 통한 미각 정보의 처리에 GABA의 억제 기전이 중요하게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24)
NST의 미각 영역의 세포들의 반응은 glutamate 길항제에 의해 차단될 수 있다.25) 신경세포 유형이 다르다고(예를 들어, sucrose-best와 NaCl-best간에) 신경전달물질이 다르다는 증거는 없고, 맛 자극에 반응하는 모든 세포들이 CNQX(AMPA-kainate glutamate 길항제)에 의해 차단되는 것을 관찰 할 수 있어, glutamate가 구심성 미각 신경과 NST의 미각 반응 세포간의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는 것이 확실할 것으로 생각된다.
NST의 미각 반응 세포들은 substance P에 의해 흥분되고 opioid인 met-enkephalin26)에 의해 억제된다. 면역 세포화학적 연구들은 SP-와 enkephalin-함유 뉴우런들이 NST의 미각 영역 내에 존재하는 것과 뇌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이들 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여준다(Fig. 4).
요 약
미각 수용체들은 다양한 화학 혼합물들에 반응하여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등의 몇 가지로 제한된 감각을 유발한다. 맛 자극에 대한 신호전달은 수용체 세포들에서 말초신경으로 전달 되고 연수의 NST로 투사되어 뇌교의 PbN, 시상, 미각 신피질로 연결된다. 이와 별도로 미각 정보를 배측 전뇌(ventral forebrain)로 전달하여 자율신경 조절과 연관된 지역으로 전달하는 경로도 있다. 안면신경은 주로 단맛과 짠맛에 반응하는 반면, 설인신경은 쓴맛과 신맛 같은 혐오자극에 반응한다. 미각계는 맛의 특성, 강도, 쾌락도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미각 신경은 한 가지 이상의 맛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하며, 종종 촉각이나 온도 자극에도 반응한다. 맛의 특성이 어떻게 코딩되느냐 하는 데에 아직 이견이 있긴 하나 여러 증거들로 미루어 볼 때 말초 및 중추신경계에는 몇 가지 유형의 신경들이 있으며, 이들 신경들의 상대적인 활동 패턴에 의해 표현되어지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미각 정보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섭취와 경험의 결과들은 흥분 또는 억제 기전을 통하여 미각계에 피드백으로 작용하여 미각의 감수성을 변형시키게 된다.
미각에 대한 기초 연구는 이제는 "미각 공학(Taste
engineering)"이라 하여 여러 산업 분야 및 의학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식료품이나 음료에 첨가할 더 좋은 인공 감미료 개발, 맥주에 첨가될 새로운 쓴맛을 내는 물질 개발, 쓰지 않아 먹기 편한 소아용 약 개발, 각종 성인병 증가로 인해 저염 식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짠맛 강화제(salt enhancer) 개발, 농업 분야에서 곤충들이 어떻게 맛을 느낄 수 있는지 연구함으로써 곤충들이 싫어하는 맛을 가졌지만 인체에 독성이 없는 물질을 만드는데 등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REFERENCES
-
Hadley K, Orlandi RR, Fong KJ.
Basic anatomy and physiology of olfaction and taste. Otolaryngol Clin North Am 2004;37:1115-26.
-
Smith DV, Shepherd GM.
Chemical senses: Taste and olfaction. In: McConnell SK, Roberts JL, Spitzer NC, Zigmond M, Squire LR, Bloom FE, editors. Fundamental neuroscience. 2nd ed. San Diego: Elsevier science;2003. p.631-66.
-
Adler E, Hoon MA, Mueller KL, Chandrashekar J, Ryba NJ, Zuker CS. A novel family of mammalian taste receptors. Cell 2000;100:693-702.
-
Smith DV. Taste and smell dysfunction. In: paparella MM, Shumrick DA, Gluckman JL, Meyerhoff WL, editors.
Otolaryngology. 3rd ed. Philadelphia: WB Saunders Co;1991 .p.1911-34.
-
Oakley B.
Altered temperature and taste responses from cross-regenerated sensory nerves in the rat's tongue. J Physiol 1967;188:353-71.
-
Smith DV, Som J, Boughter JD Jr, St John SJ, Yu C, Christy RC.
Cellular expression of alpha-gustducin and the A blood group antigen in rat fungiform taste buds cross-reinnervated by the IXth nerve. J Comp Neurol 1999;409:118-30.
-
Grill HJ, Norgren R.
The taste reactivity test. I. Mimetic responses to gustatory stimuli in neurologically normal rats. Brain Res 1978;143:263-79.
-
Cho YK, Li CS, Smith DV. Gustatory projections from the nucleus of the solitary tract to the parabrachial nuclei in the hamster. Chem Senses 2002;27:81-90.
-
Kawamura Y, Kare MR. Umami: A basic taste. New York: Marcel Dekker;1987. p.365-85.
-
Smith DV, John SJ, Boughter JD. Neuronal cell types and taste quality coding. Physiol Behav 2000;69:77-85.
-
Scott TR, Plata-Salaman CR.
Taste in the monkey cortex. Physiol Behav 1999;67:489-511.
-
Pfaffmann C.
Gustatory nerve impulses in rat, cat and rabbit. J Neurophysiol 1955;18:429-40.
-
Nowlis GH, Frank ME, Pfaffmann C.
Specificity of acquired aversions to taste qualities in hamsters and rats. J Comp Physiol Psychol 1980;94:932-42.
-
Smith DV, Van Buskirk RL, Travers JB, Bieber SL. Gustatory neuron types in hamster brain stem. J Neurophysiol 1983;50:522-40.
-
Smith DV, St John SJ. Neural coding of gustatory information. Curr Opin Neurobiol 1999;9:427-35.
-
Erickson RP. Stimulus coding in topographic and nontopographic afferent modalities: On the significance of the activity of individual sensory neurons. Psychol Rev 1968;75:447-65.
-
Smith DV, Li CS, Cho YK. Forebrain Modulation of Brainstem Gustatory Processing. Chem Senses 2005;30(suppl_1):i176-7.
-
Cho YK, Li CS, Smith DV.
Descending influences from the lateral hypothalamus and amygdala converge onto medullary taste neurons. Chem Senses 2003;28:155-71.
-
Li CS, Cho YK, Smith DV. Taste responses of neurons in the hamster solitary nucleus are modulated by the central nucleus of the amygdala. J Neurophysiol 2002;88:2979-92.
-
Cho YK, Li CS, Smith DV. Taste responses of neurons of the hamster solitary nucleus are enhanced by lateral hypothalamic stimulation. J Neurophysiol 2002;87:1981-92.
-
Smith DV, Ye MK, Li CS.
Medullary taste responses are modulated by the bed nucleus of the stria terminalis. Chem Senses 2005;30:421-34.
-
Smith DV, Li CS, Davis BJ.
Excitatory and inhibitory modulation of taste responses in the hamster brainstem. Ann N Y Acad Sci 1998;855:450-6.
-
Bradley RM, King MS, Wang L, Shu X.
Neurotransmitter and neuromodulator activity in the gustatory zone of the nucleus tractus solitarius. Chem Senses 1996;21:377-85.
-
Smith DV, Li CS.
GABA-mediated corticofugal inhibition of taste-responsive neurons in the nucleus of the solitary tract. Brain Res 2000;858:408-15.
-
Chaudhari N, Landin AM, Roper SD.
A 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variant functions as a taste receptor. Nat Neurosci 2000;3:113-9.
-
Li CS, Davis BJ, Smith DV. Opioid modulation of taste responses in the nucleus of the solitary tract. Brain Res 2003;965:2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