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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전정신경초종(vestibular schwannoma)은 소뇌교각부 종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종양으로 주로 내이도에서 발생하며 서서히 내이도를 확장하면서 주변 골조직을 괴사시키고 소뇌교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정신경초종이 외측으로 진행하여 일부 내이를 침범하거나 중이 내의 종양으로 발견된 경우가 소수 보고된 적이 있으나,1) 외이도 내의 종물로 발견된 경우는 1987년 Tran 등2)이 보고한 이후로 보고된 적이 없다. Kennedy 등3)과 Grayeli 등4)은 신경초종이 내이에서 발생한 증례들을 보고하면서 이를 미로내 신경초종(intralabyrithine schwannoma) 혹은 와우내 신경초종(intracochlear schwannoma)이라 하였고, 이들이 소개한 증례들 28예와 19예 중 각각 1예에서 소뇌교각부터 중이까지 진행된 신경초종이 있었다. Kennedy 등3)은 이러한 신경초종을 경이 신경초종(transotic schwannoma)이라고 분류하고 내이에서 기시된 신경초종이 내측과 외측으로 진행된 것으로 설명하였다. 최근 저자들은 소뇌교각부터 외이도에 걸친 매우 드문 신경초종을 경이적 접근방법(transotic approach)으로 치험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3세 여자 환자가 내원 1주일 전부터 시작된 우측 이통 및 이개의 피부발진으로 내원하였다. 우측 난청이 13년 전부터 있었으며 타병원에서 돌발성 난청으로 치료받은 병력이 있었으나 호전은 되지 않았고,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한 적은 없다고 하였다. 난청이 발생하기 전 2개월간 변동성의 난청 및 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고 돌발성 난청 이후에도 1~2개월에 한번씩 수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되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경험하였다고 하였다. 신체검진에서 우측 외이도를 채우고 있는 종물과 전반적인 외이도의 부종이 관찰되었고 이개에 소수포성 피부발진이 관찰되었으나 안면신경마비 소견은 없었으며 기타 신경학적인 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순음청력검사에서는 우측 농, 좌측 정상 소견을 보였다. 스테로이드제의 경구 복용 및 국소적인 치료 후 이통은 소실되었고 외이도의 부종 및 이개의 피부발진은 사라졌으나 외이도 내의 종물(Fig. 1)은 변화 없이 관찰되었다.
전산화단층촬영(Fig. 2) 시행 결과 중이 내를 채우고 있는 연부조직 음영은 외이도까지 연결되었고 와우 침습 및 경동맥관 골벽의 결손이 관찰되었으며 우측 내이도가 확장되어 있었다. 외이도 종물에 대한 조직 생검을 시행하고, 자기공명영상(Fig. 3)을 시행하였다. T2 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를 보이고, T1 강조영상에서는 비교적 균일한 고신호강도 및 조영 증강을 보이는 2.8×1.9 cm의 종괴가 우측 소뇌교각에서 관찰되었으며 이 종괴는 내이도를 거쳐 와우 및 전정을 지나 중이를 가득 채우고 외이도의 근위부까지 진행되어 있는 양상이었다. 조직검사 결과 S-100 단백 염색에 양성반응을 보이고 Antoni type A와 B가 산재되어 있어 신경초종으로 진단되었고(Fig. 4), 수술적인 치료를 계획하였다.
수술은 경이적 접근법(transotic approach)으로 시행하였다. 외이도에서 관찰된 종괴는 중이 내의 종괴와 연결되었으며 중이에서는 상고실에서 하고실까지 가득 채우고 있었으나 유양동으로는 진행하지 않았다. 중이의 내측벽에서 고실갑각(promontory)을 통해 종괴가 와우 내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등골은 유지되어 있었으나 추골과 침골은 변형되어 있었다. 안면신경의 고실분절은 종괴와 유착되어 골결손이 있었고 경동맥과도 유착되어 있었으나 종괴와 잘 분리되었으며 안면신경과 경동맥의 손상은 없었다. 와우 및 전정, 모든 반규관은 종괴로 채워져 있었다(Fig. 5). 내이도를 열고 신경외과에서 소뇌교각의 종괴를 제거하였으며 안면신경과의 유착이 심하여 아전절제(subtotal resection)를 시행하였다. 종양을 제거한 후 복부지방으로 수술부위를 폐쇄하고 외이도를 결찰하였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외이도, 중이, 내이, 소뇌교각에서 모두 신경초종으로 진단되었다(Fig. 4).
수술 직후 우측에 House-Brackmann Grade III의 안면신경마비가 있었으나 뇌척수액 유출 등 특별한 문제 없이 수술 후 2주째에 퇴원하였다. 우측 안면신경마비는 수술 후 1개월 째 House-Brackmann Grade II로 회복되었고 현재 수술 후 1년이 경과한 상태로 같은 양상이다. 수술 후 1년에 시행한 자기공명영상(Fig. 6)에서 안면신경의 내이도 분절 주변으로 잔존 병변이 관찰되어 정기적인 자기공명영상 추적관찰과 방사선수술(radiosurgery)을 이용한 치료를 설명하였고, 환자가 원하여 향후 정기적인 자기공명영상 추적관찰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고 찰
조직학적으로 전정신경초종은 내이도 내에 존재하는 8번 뇌신경의 수초-교세포 접합부(myelin-glial junction)의 신경초세포(Schwann cell)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드물게 와우 및 전정 내에서도 신경초종이 발생할 수 있다. 내이에서 발생한 신경초종이 과거에는 난치성 메니에르병에서 시행된 수술 중 우연히 발견되거나 사후 생검에서 확인되어 미로내 신경초종(intralabyrinthine schwannoma) 또는 와우내 신경초종(intracochlear schwannoma) 등의 병명으로 매우 드물게 보고되었으나,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검사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과거에 비해 많은 증례가 보고되고 있다. 미로 내에서 발생한 신경초종(intralabyrinthine schwannoma)은 제2형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 type 2)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까지 신경섬유종증과 관련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한 80예 내외의 증례가 보고되고 있다.4)
문헌고찰을 통해 살펴볼 때 전정신경초종이 외측으로 진행되어 중이까지 침범된 경우는 1974년 Storrs5)가 보고한 이후로 몇 예가 있으나 외이도까지 침범하여 외이도 종괴로 발견된 경우는 1987년 Tran 등2)이 최초로 보고한 이후로 보고된 적이 없다. 이러한 증례에서 종양의 기시부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6) 전정신경초종이 흔히 발생되는 내이도 내에서 발생한 종양이 내측으로 소뇌교각으로 진행하고 외측으로 내이 및 중이로 진행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미로 내에서 발생된 종양이 내측으로 내이도와 소뇌교각으로 진행하고 외측으로 중이로 진행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후자로 설명하는 보고들은 와우신경의 경우 신경초세포가 나선신경절의 근위부까지 존재하므로 와우 축 혹은 내이도의 원위부에서 신경초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서 발생한 종양이 내측과 외측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3,4) 전자로 설명하는 보고들은 내이를 관통하는 신경초종들이 흔히 미로내 신경초종에서 보이는 변동성의 난청과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증 등 메니에르병과 유사한 소견을 보이는 대신 돌발성 난청이나 진행성의 난청을 보이고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보이지 않는 등 임상적인 병력이 전정신경초종과 같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1) 또한, 내이를 침범하는 신경초종이 모두 와우를 침범하는 것을 제시하면서 내이도 기저부에서 내이도와 와우 사이의 cribriform 부위가 가장 약하므로 이러한 소견을 보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7) 만약, 와우 내에서 발생한 종양이라면 내이도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더 약한 와우벽을 통하여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Amoils 등7)은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중이내 종괴로 발견된 7예의 증례를 분석하여 내이와 중이에만 국한된 종양만이 미로 기원의 신경초종이며, 내이와 중이를 포함하여 내이도, 소뇌교각까지 침범한 신경초종은 내이도 기원의 신경초종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 증례에서는 메니에르병과 유사한 증상이 반복되었으며 수술 소견에서 와우갑각이 파괴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미로 내에서 기원한 신경초종을 의심할 수 있으나 내이도에서 발생한 전정신경초종이 내이를 침범한 후 진행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본 증례의 신경초종이 미로에서 기원하였는지 내이도에서 기원하였는지를 확실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외이도 종양으로 발견되었으며 소뇌교각에서 외이까지 넓은 범위에 걸친 매우 드문 청신경종에 대해서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였고 경이적 접근법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시행되었다. 내이도 근위부에서의 안면신경주변에 종괴의 유착이 심하여 무리한 종괴 제거시 안면신경 손상이 예상되었고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하여 종괴의 아전절제를 시행하였다. 향후 정기적인 자기공명영상검사로 크기변화를 관찰하여 크기의 증가가 관찰되었을 때 방사선수술(radiosurgery)을 시행할 예정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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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ils CP, Lanser MJ, Jackler 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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