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장선오, 110-744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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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미로누공은 진주종의 합병증으로, 진주종으로 인한 미로누공의 발생빈도는
8.3~9.5%로 알려져 있다. 수평반고리관, 팽대부, 후반고리관, 고실갑각은 누공이 흔히 발생하는 부위이다.1) 그러나 와우와 내이도를 동시에 침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2) 진주종의 누공 발생부위에 따라 증상은 다를 수 있다. 진주종의 내이로의 직접 침범이나 누공을 통한 염증반응은 청력과 평형기능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3)
저자들은 미로누공을 통해 와우와 내이도를 침범한 진주종을 경험하고 이를 경이접근법을 통해 치료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20세 남자 환자가 8년 전부터 시작된 좌측 귀의 청력 감소와 이루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2002년 11월 타병원에 방문 당시 좌측 고막은 정상적인 소견을 보였으나 고실내 백색 종물이 관찰되어 좌측 고실개방술을 시행받았다. 수술은 외이도 내 절개를 통해 고실 내를 관찰하였고 이관 주위, 상고실 및 고실후방부에 있는 백색 종물을 발견하고 제거하였다. 술 후 조직검사 결과 진주종으로 최종 진단받았다. 수술 후에도 좌측 청력 감소와 이루가 지속되었으며,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상 좌측 내이의 진주종으로 의심되는 종괴의 크기가 증가하여 본원으로 의뢰되었다. 지속되는 이통을 호소하였으나 어지럼은 호소하지 않았다.
과거력상 두부외상의 기왕력은 없었으며, 유소아기에 잦은 중이염의 병력은 없었다. 전신 소견상 특이 사항은 없었고, 이학적 검사상 좌측 외이도의 상고실 파괴 및 고실상부 돌출이 관찰되었다(Fig. 1).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상 최대 1.8×0.8 cm 크기의 난원형의 균질한 종괴가 상고실, 내이도, 상반규관, 와우를 침범한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2). 술 전 순음청력검사상 우측은 정상이었으며 좌측은 전농상태였다. 술 전 시행한 평형검사상 자발안진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온도안진검사상 우측은 정상반응이 관찰되었으나, 좌측은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 술 전 안면신경 마비는 없었다.
전신마취하에 경이접근법으로 진주종 제거를 시행하였다. 후이개 절개를 시행 후 유양동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중두개뇌경막을 따라 골벽을 상고실부터 후두개와까지 제거하였다. 중두개와 경막으로의 진주종의 직접적인 침범은 관찰되지 않았다. 고실동을 채우고 있는 진주종으로 인해 안면신경은 측후면으로 밀려 있었으며 안면신경을 감싸고 있는 진주종을 제거한 후 미로분절부터 유양동분절까지 안면신경감압술을 시행하였다. 반고리관과 와우는 진주종이 침범하고 있어 제거하였다. 와우를 통해 내이도를 침범하고 있는 진주종을 제거하였고, 제거 직후 뇌척수액 누출이 관찰되었다. 내경동맥의 침범은 관찰되지 않았다. 복부지방을 삽입 후 glue를 이용하여 뇌척수액 누출을 막고 이관을 폐쇄하였다. 유양동 공간을 지방으로 폐쇄 후 외이도를 결찰하고 수술을 종료하였다.
술 후 어지럼은 호소하지 않았으며 안진 또한 관찰되지 않았고 뇌척수액 누출의 증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술 후 House-Brackmann grade III의 좌측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하여 dexamethasone 4 mg을 1일 3회로 시작하여 10일간 용량을 감소시키면서 정맥주사하였으나 퇴원시까지 안면신경 마비는 호전되지 않았다.
외래 추적관찰 중 술 후 14일째 이개 후 상처 감염이 발생하여 항생제 치료 위해 입원하였다. 입원 후 cefotaxime과 clindamycin으로 치료 후 감염 호전되어 술 후 23일째 퇴원하였으며, 뇌막염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수술 중 삽입한 복부 지방의 감염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외래 추적관찰 2개월 후 안면마비는 House-Brackmann grade II로 호전되었다.
고 찰
추체골 진주종은 추체골에 위치한 표피양 낭종으로 정의된다. 이는 Sanna 등에 의해서 상부미로형, 하부미로형, 광범위 미로형, 하부첨부 미로형, 첨부미로형 다섯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고,4) 이번 증례의 경우 추체골 진주종 상부미로형에 해당한다. 이 경우 Sanna 등은 청력 보존이 필요한 작은 상부미로형 진주종의 경우에만 중두개와 접근법을 사용하고 미로 누공이 있을 때에는 경이접근법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였다.4) 저자들 또한 환자의 환측 청력이 전농이고 반대측 청력이 정상이었으며 환측에 미로 누공이 있었기 때문에 중두개와 접근법을 사용하지 않고 경이접근법을 사용하여 진주종을 제거하였다.
진주종으로 인한 미로누공의 약 40% 환자에서 누공 증상이 관찰된다.5) 이 환자의 경우 서서히 진행된 병변으로 인해 진행하는 청력 감소를 호소하였다. 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아 중추신경에 의한 보상으로 인해 어지럼을 호소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병변 측의 전정기능이 수술 전부터 완전 소실되어 있었기 때문에 술 후 와우와 반고리관을 완전 절제한 후에도 환자는 어지럼을 호소하지 않았고 안진도 관찰되지 않았다.
안면신경 주위를 진주종이 감싸고 있는 경우, 진주종이 안면신경을 직접적으로 침범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진주종을 박리하고 안면신경을 감압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4) 본 증례의 경우 진주종이 안면신경을 직접적으로 침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의깊게 감압을 시행하여 안면신경을 보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 직후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한 것은 감압 중에 발생한 미세적인 기계적 손상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수술 후 외래 추적 관찰상 점진적인 회복이 관찰된 소견은, 수술 중 안면신경에 가해진 손상이 미세한 가역적 손상되었음을 시사한다. 만약 진주종이 안면신경을 침범한 경우에는 안면신경을 절제 후 단단문합을 시행하거나 설하-안면신경 문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4)
진주종이 선택적으로 내이와 내이도를 침범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보고는 없다. 하지만 진주종의 팽창으로 인한 압력 침식(pressure erosion)과 염증으로 인한 침식성 골염(inflammatory resorptive osteitis)이 내이 내측 골벽의 소실을 초래할 수 있다.1) 또한 전방 상고실을 침범한 진주종은 내측으로 상부미로를 따라 슬신경절, 미로, 와우, 추체골 첨부 전방까지 진행할 수 있다.6,7) 본 증례에서도 전방 상고실을 침범한 진주종이 내측으로 확장되어 내이도를 침범한 것으로 사료된다.
수술 후 재발에 대해서는 병변이 광범위한 것에 비해 드문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나, 술 후 6년째에서도 발생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어 장기간 추적 관찰이 요구된다.8)
본 증례의 경우 일반적인 진주종과 달리 유양동으로 침범하지 않고 고실상부 및 내측으로 진행하여 와우와 내이도까지 침범한 경우로 유양동의 침범 없이도 심하게 진행한 진주종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본 증례의 경우와 같이 진주종 수술 후 추적 관찰 시에 진주종 재발 또는 변화에 대해서 미흡하게 대처했을 경우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다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특히 경이적 접근법으로 수술을 시행하여 고막을 제거하고 외이도를 폐쇄한 본 증례의 경우에는 이후 재발 관찰을 위해 CT나 MRI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한 추적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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